사람들은 누구나 외로움을 느끼지요.
어른들은 그 감정을 알기에 자신의 감정을 달리 조절하고 또 표현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이런 감정이 무엇인지 아직은 정확히 알지 못하기 때문에 감정을 나타내는 것이 참으로 서툴로 어렵기만 합니다. 이런 아이들에게 감정을 알려주는 것은 말로 하는 것보다 아이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로 전달해 주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 책 처럼 말이죠.
이 책 속의 두더지는 혼자입니다. 시력도 나쁘고 성격도 소심해서 누구와 함께 지내기 보다는 늘 혼자예요. 나쁜 시력과 소심한 성격으로 할 일도 많지않았고 세상 누구도 두더지에게 관심이 없어요. 결국 두더지는 세상 밖으로 나오지 못하고 자신만의 공간을 만들게 됩니다. 가끔 거울 앞에서 세상 밖으로 나갈 용기를 내보지만 엄두가 나지 않는 두더지는 책을 읽고 자신만의 공간을 멋지게 꾸며볼 생각을 하게 됩니다. 욕실과 거실도 만들고, 아름다운 꽃도 가꾸고 맛있는 음식도 준비하지만 혼자서는 행복하지 않아요.
그런 두더지에게 하나 둘 친구들이 찾아옵니다. 잘 곳이 없는 곰, 집을 잃은 개구리, 먹을 것이 없는 토끼와 구렁이… 이들에게 자신이 꾸민 공간을 내어주고 두더지는 행복함을 느끼게 됩니다.
이 책을 보고 있으면 두더지는 결국 우리의 모습이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자신만의 공간에 갇혀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지 못하는 아이들을 가끔 보게 됩니다. 그들의 대부분은 다른 사람이 싫어서가 아니라 두려워서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어요.
이 책또한 자신만의 공간을 혼자 즐기는 것이 아니라 다른 친구들과 함께 할 것을 이야기 하네요.
외로움이라는 감정은 누군가 함께 있어줄 때 사라지니 말이예요.
두더지 또한 친구들에게 자신의 공간을 내어주면서 행복함을 느끼게 됩니다. 행복이란 받을 때 보다 나누어 줄 때 더 커지는 법인가봐요.
이 책을 보면서 엄마는 몇번을 반복해서 보았는지 모르겠어요. 볼수록 참 멋진 책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재미있게 읽으면서도 감정에 대해 생각하게 하고 나눔을 이야기 하게 하고 더불어 살아가는 것도 함께 이야기 할 수 있는 책.
이런 것들은 우리 아이에게 꼭 알려주고 싶은 것들이랍니다.
짧은 글들은 시를 읽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하고 그림또한 판화 작품을 보는 듯 기분 좋은 만남을 허락하는 책입니다. 아이들의 책이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책으로 자꾸만 보게 되는 책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