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는 잠잔다
주인공과 도모아키, 나스와 자가마루는 여름철마다 친척 형 아키라네 별장에 놀러 간다. 그러나 그곳에서 아키라 형의 잔소리와 잘난 척은 끊일 줄 모르고, 아이들이 모두 지루해하는 클래식 사랑도 멈출 줄 모른다. 어느새부턴가 자가마루를 제외한 아이들은 아키라 몰래 모여 아키라 형의 뒷담화를 하기 시작했고, 아키라 형에게서 멀어지기 시작한다. 그러나 뜻밖에도 곧 고등학생이 된 아키라는 더 이상 별장에 올 수 없다는 소식을 전하고, 아이들은 뒤늦게 형에 대한 자신들의 태도를 반성한다. 주인공 역시 형이 들려주는 클래식을 졸리지만 끝까지 참고 듣고, 형이 들려주는 클래식 음악들이 정말 좋은 곡이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이번 여름 한 층 더 성장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누구나 자신에게 지겹도록 잔소리를 늘어놓는 사람은 있을 것이다. 그들은 막상 잔소리를 할 때는 짜증나게 하지만, 막상 또 없어지게 된다면 서운하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인간이란 꼭 주변에 언제나 존재하던 것들이 없어지고 나서야 그리워하기 마련이다. 이 책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주인공과 도모아키, 나스와 자가마루는 다음 해 여름부터 이 텅 빈 별장에서 아키라 형을 뼈에 사무치게 그리워할 것이다. 더불어 아키라 형이 틀어주던 지루한 클래식 음악까지도…
-그녀의 아리아
주인공은 왠지 도망치고 싶은 구기대회 날, 자신의 테마곡이라고 할 수 있는 ‘골드베르크 변주곡’을 피아노로 연주하던 후지타니와 마주친다. 너무나 재밌는 이야기와 함께 아름다운 피아노 선율도 들려주는 후지타니에게 그는 점점 빠져들게 되고, 불면증이라고 서로의 공통점으로 인해 가까워지던 차에 주인공은 후지타니가 결코 자신에게만 친절히 대해 준 것도 아니었고, 그 동안 자신에게 해주었던 이야기가 모두 거짓말이었다는 사실도 알게 된다. 그러나 이미 후지타니를 멀리하기에 주인공은 그녀에게 너무 빠져들어 버렸고, 후지타니의 사과로 인해 둘은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며 학교를 졸업하게 된다.
사람들이 거짓말을 하는 이유 중 상당한 부분이 ‘관심받고 싶기 때문에’ 라고 한다. 필자처럼 겉으로나 속으로나 특별할 것 없는 사람들은 사람들이 종종 자신을 바라보는 신기한 시선 따위가 그리워서 거짓말을 술술 지어내기도 한다. 그럼 그 순간에나마 주목받을 수 있으니까. 슬픈 일이라면 슬프고 재밌다면 재밌는 얘기다. 그러나 그러한 거짓말들이 모두 들통나고, 그런 모습에까지 서로가 반해 연인으로 발전하는 것이 바로 이 이야기이다. 나는 이 이야기를 읽으며 남자를 매혹하기 위해선(?) 피아노를 배워 둘 걸 하는 마음도 없지 않아 있었다. ㅋㅋ 어쨌거나 처음에 주인공의 발걸음을 움직이게 한 건 바로 ‘그녀의 아리아’ 였으니깐.
-아몬드 초콜릿 왈츠
아몬드 향기가 폴폴 나는 줄거리. 직접 읽어보기 바람^^
먹는 것을 참으로 좋아하는 나에겐 참으로 흥미로운 책 제목이었다. 나는 그래서 이 이야기에 초콜릿과 쿠키, 코코아가 난무할 줄 알았다. 그러나 예상과는 달리 너무나 특이한 세 사람과, 누구보다 진지한 한 아이가 만나 만들어가는 특별한 이야기였다.
평범한 사람들이 모이면 평범한 일상이 완성되고, 특이한 사람들이 모이면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을 정도로 특이한 일상이 눈앞에 펼쳐진다. 이 이야기는 특이할 땐 미친 듯이 특이하고, 진지하고 감동적일 땐 또 나무랄 데 없이 그러하다. 진지한 역할 담당은 역시나 주인공 남자아이다. 필자는 혼자서만 특이하고 싶은지라, 사티처럼 특이한, 게다가 외국인이 주변에 있는 것은 거절하지만, 그러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는 것은 매우 좋아한다. 그래서 이 이야기는 아주 재미있게 읽었다. 읽는 내내 입가에서 잔잔한 미소가 떠날 수 없었다. 그리고 글자에서 비록 쿠키와 초콜릿이 자주 나오진 않았지만, 스토리 전개 자체에서 초콜릿 냄새가 폴폴 나는 것이 아주 기분 좋았다. 그러므로 스포일러는 패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