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래동화는 옛날부터 구전으로 내려온 작가미상의 옛이야기이기에
어떻게 표현하고, 전개하느냐에 따라 세세한 느낌이 많이 달라짐을 느끼곤 합니다.
그래서 같은 전래동화라도 출판된 다양한 도서를 살펴보면 또 다른 재미를
느끼게 되곤 하지요. 그런 의미도 있어 이번에 비룡소에서 새롭게 출판된 전래동화
<이야기 귀신>이 궁금했습니다.
겉표지는 군청색을 바탕으로 하여 커다란 복주머니가 그려져 있고,
그 안에는 뱀, 무서운 얼굴, 화가난듯한 눈매 등등이 가득 들어 있습니다.
이야기 속에는 복주머니와 관련된 내용이 담겨 있을 것이며,
제목과 연결하면 복주머니 속의 것들은 아마도 귀신일 것임을 짐작하며 책읽기에 들어갑니다.
줄거리를 살펴보면,
옛날 어느 집 막내 딸이 이야기를 무척 좋아하여, 이곳 저곳에 가서 이야기를 많이 많이 듣고,
들은 이야기를 종이에 적어 주머니에 보관하지요. 이야기가 잔뜩 담겨있어도 다른 곳에 가서
이야기를 하는 경우는 없었어요.
그렇게 시간이 흘러 막내딸 아이가 혼례를 치루게 되었을 쯤,
주머니 속에 담겨 있던 이야기 귀신들은 혼례치루는 막내딸을 죽이기로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자신들이 주머니에 갇혀서 밖으로 나올 수 없으니
독이 든 딸기로, 독이 있는 모란꽃으로, 구렁이로 변신하여 막내딸을 죽이기로 하지요.
그러나 막내딸의 몸종이 이를 듣고 그녀의 도움으로 막내딸과 사위는
무시무시한 음모에서 벗어날 수 있었답니다.
구어체로 되어 있는 그림책은 글을 그대로 읽으면 할아버지, 할머니가 그저 이야기 해주시는
것과 같은 느낌을 받으며 책을 읽게 됩니다.
<따박따박 써서 주먹니에 넣고, 따박따박 써서~ / 항아리도 들으라고 종알종알, 솥뚜껑도
들으라고 ~>와 같이 적절하게 반복된 구절을 통해 전래동화 특유의 리듬감을 느낄 수가 있고
<따박따박, 살래살래, 종알종알, 부스럭부스럭, 재재발재재발, 눈을 끔벅, 워꾹워꾹,
쉬쉬쉭~> 등등의 다양한 의성어, 의태어가 특색있게 사용되어 이야기가 생동감이 있고
흥미롭게 읽을 수 있습니다.
또, 오라비, 몸종아이, 주인어른, 혼례복, 벽장 등의 옛이야기에서 등장하는 단어를 그대로
사용하여 어휘력 습득에도 도움이 되겠어요.
전래동화 그림책은 그림의 역할도 많은 무게감을 가지고 있지요.
그린이 이승원 선생님은 그림 속에 옛사람의 삶과 숨결이 담긴 소박한 민화의 느낌으로
그림을 장식하였다고 합니다. 그 설명에서 처럼 그림의 곳곳에는 옛날의 삶이 고스란히
담겨있음을 볼 수 있지요.
고전의 느낌을 느낄 수 있는 민화의 느낌을 색감으로도 많이 표현되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림책 맨 뒤에선 <알고 보면 더욱 재미난 옛이야기>라는 코너를 통해
글쓴이, 그린이의 생각을 전해 받으며 그림책의 내용, 전달방식, 고려되었던 점 등을
이해함으로써 좀더 재미있고 의미있게 볼 수 있네요.
가치기준이 명확히 정립되지 않은 우리 아이들에게
올바른 전래동화 그림책을 자주 접하게 하는 것은 참 가치로운 일이라 생각합니다.
<이야기 귀신> 그림책을 자주 펼치며 읽은 우리 아이에게도 좋은 교육적 의미를 전달해
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