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여름방학… 이 계절에 딱 어울리는 책을 만났다.
어린시절 tv에서 본 납량특집 ‘전설의 고향’을 보며 무서움에 떨던 그때의 나로 돌아가는 기분이랄까?
작가의 나이를 가늠해 보면서 문체가 요즘 아이들이 쓰는 말보다는 옛스러움을 다시한번 실감했다.
그래서일까? 신식 할아버지가 방학을 맞이해 시골 당신네 집에 놀러 온 손자에게 옛날 얘기 해 주듯 글을 읽어가는 내내 정겨웠다.
또한 요즘처럼 자극적인 묘사 위주인 글에 비해 이 책은 글을 통해 시골 집, 시골마을의 전경들을 나열함으로써
읽는 내내 마을을 마음으로 그리고 또 그 속에서 주인공 종민이와 같이 물고기도 잡고, 두꺼비 뿔도 먹고, 무서운 삼촌 방에서도
잠들며, 지네동굴도 가보았다. 내 할머니 집에 놀러 간 듯이 말이다.
서울에서 살고 있는 종민이네가 여름 방학을 맞아 엄마아빠는 휴가를 종민이는 할머니 댁에서 휴가를 보내기로 한다.
삼촌과 함께 물고기를 잡고 돌아오는 길에 우연히 듣게 된 두꺼비 뿔 이야기, 두꺼비 뿔만 먹으면 무서움도 이길 수 있고
귀신과도 놀 수 있다는 말에 두꺼비 뿔이 궁금해진다. 할머니가 끓여주시는 된장찌개 속에 있는 팽이버섯과 비슷하게 생긴
두꺼비 뿔을 먹은 종민이는혼자서 무시무시한 삼촌 방에서 불을 끄고 자고 난 후 자신도 이제 아이에서 조금은 성장 함을 느낀다.
휴가를 마치고 돌아오는 엄마의 차 안에서 무지개빛으로 빛나는 새치를 보며 이제 자신도 머리에 뿔이 생겨 웃음 짓는다.
이 책이 초등 3,4학년을 겨냥했다면 어쩌면 클라이막스가 좀 아쉬웠다고 해야할까?
뭔가 좀더 무섭다거나, 주인공이 좀더 위험에 쳐해있다거나 하는 사건이 적어서, 마음의 때가 묻은 나로서는 반전을 기대했었는데
마지막 장을 넘기면서 ‘아… 뭔가 좀….이대로 끝내기엔 좀…허전한 느낌?’
그래도 이제 막 혼자 책읽기 단계에 접어드는 남자아이라면 그리 길지 않은 분량이라 열대아에 시달리는 이 밤
무더위를 날려 줄 수 있는 즐거운 책이라 생각이 든다.
엄마가, 혹은 아빠가 목소리에 생동감을 담아 좀더 리얼하게 읽어 준다면 훨씬 으스스하지 않을까?
6살 딸아이가 얼른 커서 9살이 되면 꼭 내가 읽어주고 싶다. 나의 으스스한 목소리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