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연의 <삼국유사>에 나오는 <연오랑과 세오녀>이야기 가 <내 이름은 나답게>의 작가 김향이 작가의 글과 더불어 멋진 그림책으로 나왔다.
그림작가는 수채물감에다 먹는 카라멜을 섞어 표현을 하였다고 한다. 어떻게 그럴 수가 있나 싶다. 물감에다 계란을 섞는다는 이야기는 들어봤는데 카랴멜을 섞다니… 그래서 벌이 꼬이기도 했다는 이야기가 작가 후기가 써져 있다. 어떤 부분이 카라멜로 그려진 부분일까 자세히 들여다 보지만 원화를 본 적이 없어서 잘 모르겠다. 나중에 직접 실험을 해 봐야지.
때는 바야흐로 신라 시대. 낚시를 하고 있는 이 멋진 남자가 바로 연오랑이다. 세오녀에게 고기를 한 바구니 가득 잡아 오겠다고 약속하고 나왔건만 멸치 한 마리 안 잡힌다.
베틀에 앉아 있는 예쁜 여자가 바로 세오녀다. 세오녀는 간밤에 꾼 태몽 같은 꿈 때문에 연오랑이 빨리 돌아오길 기다리고 있다.
그림책은 이렇게 연오랑과 세오녀의 일상을 교대로 배치하여 이 금슬 좋은 부부에게 일어나는 일들을 흥민진진하게 이끌어 가고 있다.
고기가 한 마리도 잡히지 않아 낙담하던 연오랑은 갑자기 바위 자체가 움직여 둥둥 떠내려 가는 것을 알게 된다. 도대체 어디로 가는 건가?
” 가네 가네 나는 가네
당신을 두고 나는 가네
원수 같은 바람에 부부 이별 웬 말인가
갈매기야 널랑은 부디 날아가서
이내 몸 떠나가도 마음만은 두고 간다 전해 주오. ” (본문 내용)
연오랑은 바위에 올라탄 채 동쪽 섬나라에 도착하게 되고,그 곳 주민들은 연오랑을 왕으로 세운다. 연오랑이 도착한 섬은 지금으로 말하면 일본이 되겠다.
연오랑이 도착한 섬이 일본이란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연오랑과 세오녀 이야기 속에는 신라가 일본에게 전해진 문화가 숨겨져 있다. 연오랑과 세오녀가 동쪽 섬나라에 도착하여 베 짜는 법과 고기 잡는 법을 알려 주었단다. 그리고 그들은 그 곳의 왕과 왕비가 되었다. 이야기는 거기서 끝나는 게 아니라 다시 본국 신라로 넘어가 연오랑과 세오녀가 사라진 직후 신라의 해와 달의 정기가 그들을 따라가 신라는 깜깜한 나날을 보내게 된다. 그리하여 아달라왕은 사신을 보내 연오랑과 세오녀를 다시 데려오라고 하지만 연오랑과 세오녀는 사신을 따라가는 대신 세오녀가 만든 황금 비단을 보내고 그 비단으로 정성껏 제를 지내자 다시 신라 땅에 해와 달이 나오게 되었다는 이야기이다.
아이들에게 자칫 지루할 수 있는 있는 역사 이야기가 이렇게 아름다운 그림과 함께 그림책으로 재탄생하니 아이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을 것 같다. 예전에도 <연오랑과 세오녀>이야기를 읽은 적이 있는데 이렇게 그림책으로 다시 만나니 이야기가 쏙쏙 잘 들어온다.
더불어 중간에 나오는 연오랑과 세오녀가 님을 향해 부르는 노래 또한 찬바람이 불기 시작한 요즘과 잘 어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