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의 학교를 읽고……
나는 지금 나이가 지긋한 삼심대 중반의 아줌마라, 세상에 별로 무서울 게 없지만, 내가 어릴 때 부터 자라온 과정을 쭉 돌이켜보면
아무것도 아니지만 공포의 대상이었던 것들이 있었던 것 같다. 달리기 출발하기 전에 총소리, 예방주사 맞기 전의 공포, 밤에 혼자 푸세식 화장실에 가는 것, 먹기 싫은 콩나물을 억지로 먹어야 하는 것, 세수할 때 눈에 비누가 들어가는 것 등…….
지금 생각하면 아무것도 아니지만, 그 당시에는 그런 사소한 공포들이 나를 위축되게 만들고, 밤마다 꿈에 나와 나를 힘들게 하고 그랬던 것 같다. 그런 공포들이 매일매일의 일상을 겪으며, 자연스레 사라지고, 나도 모르게 그러한 공포에서 자유로워지게 된 것 같다.
이 책은 초등학교 고학년 아이들이 겪을 수 있는 공포를 가진 네 명의 주인공들이 나온다. 책에서는 그런 공포의 대상들이 다소 과장되어 나오기도 하지만, 그러한 과장된 부분들이 아이들에게 충분히 공감을 줄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나만 그런 공포를 가진 것이 아니라 이 친구들도 그렇구나 하는 안도감도 주는 것 같다.
이렇게 과장되면서도 우스꽝스럽게 묘사된 공포를 가진 네 명의 친구들이 공포의 학교에 입학하게 되면서 흥미는 점점 더 해간다. 과연 이렇게 심각한 친구들의 공포심이 과연 해결될 것인가? 이 학교에서는 어떤 방법으로 이 문제를 해결해 줄 것인가?
이 학교는 모든 것이 특이하고 괴기스럽다. 교장인 웰링턴부인, 학교의 위치, 모습, 소품들까지도 으스스하고 괴기스럽게 묘사되어있다.
아이들은 그 속에서 주어진 미션 하나를 해결하게 되며, 그것을 해결하는 과정 가운데 자연스레 자신이 가진 공포에 도전하게 된다. 그래서 결국엔 자신들이 가진 공포를 극복하게 된다. 이 과정들이 너무나도 재미있고 흥미진진하게 묘사되어 책은 두껍지만 책을 손에 놓지 못하고
단숨에 읽어내려가게 만든다.
공포가 없는 아이들은 없다. 공포가 없는 사람은 없다. 인간은 연약하기에 누구나 공포를 가지고 살아가지만, 그것을 매일매일의 삶 속에서 부딪혀 해결해나가고 이겨내는 것이 곧 삶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의 친구들도 나와 비슷한 공포를 가지고 있다는 안도감과 그것을 극복해 나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안겨주는 책, 재미와 흥미진진함을 선사해주는 책……바로 이 ‘공포의 학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