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마 발명가 앤드류의 모험이라고 해서 어떤 내용인지 궁금하더라구요.
그런데 책장을 넘기니 흑백의 펜으로만 그려진 그림이 먼저 눈에 들어오고.
칼라가 아닌 흑백의 그림이지만 왠지 모르게 시선을 끌더라구요.
형제자매들과 노는것보다는 혼자 이것저것 만드는걸 좋아하는 앤드루.
부엌에 매달아 놓은 헬리콥터를 엄마는 별로 좋아하지 않았고 거실에 독수리 새장도
누나들 방에 재봉틀에 연결해놓은 장난감, 동생들 방에 만들어 놓은 도르래를 싫어했어요.
모두 당장 치우라는 소리만 할 뿐.
그런데 내가 만약 앤드루 엄마였다고해도 당장 치우지 못하겠냐고 소리쳤을거 같단 생각이 들어요.
만들기를 좋아하는 앤드루를 생각하지는 못하고.
나 또한 아이가 이것저것 만들면서 어지러놓으면 당장 치우라는 소리부터 하게 되니.
재혀기는 책속에 나온 앤드루가 만든 것들이 멋진가봐요.
멋지다면서 앤드루가 만든건 무얼 닮았고 어떻게 사용하면 좋겠다는 이야기까지 하면서.
그런 앤드루는 조용히 여러가지 도구들을 챙겨서 짐을 싸고 집을 떠나 깊은 산속으로 들어가요.
그리곤 그곳에 진흙과 돌과 나무 기둥으로 벽을 세우고 전나무 가지를 엮어서 지붕을 얹은 멋진 집을 만들어요.
한동안 혼자 지내지만 곧 친구가 생기고 그 친구를 위해서 멋진 집도 지어주고.
나만의 집을 찾아 길을 떠난 아이들에게 그들이 원하는 집을 지어주기 시작해요.
어쩌면 아이들이 필요한 집을 뚝딱뚝딱 잘 만들어내는지.
건축을 전공한 나지만 앤드루보다는 못 만들지 싶더라구요.
나는 아이들의 마음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서 그러지 않을까 싶기도하고.
아이들이 원하는 집이 하나둘씩 늘어날때마다 재혀기도 재미있어하고.
자기만의 집도 있었음 좋겠다는 이야기를 해요.
어느덧 멋진 집 아홉 채가 풀밭위에 세워지고 작은 마을처럼 보여요.
앤드루 가족을 포함한 아이들 가족은 사라진 아이들을 찾으러 다니기 시작하고
깊은 숲을 지나 앤드루의 풀밭에 도착하니 그곳에 아이들이 있었지요.
이렇게 기쁠수가!!!!
사라졌던 아이들 아홉명과 수많은 엄마 아빠, 누나와 언니, 오빠와 형, 남동생과 여동생들
모두 기쁨에 겨워 소리치고 서로 얼싸안고 신나게 웃었지요. 모두 행복했어요.
집으로 돌아온 앤드루는 신기한 물건을 마음껏 만들수 있는 작업실이 생기고 가족을 위해 하나둘식 만들어줘요.
아이들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이해를 했더라면 앤드루처럼 아이들이 숲으로 가지는 않았을텐데.
하긴 나부터 재혀기를 숲으로 보내는건 아닌가 싶기도 해요.
책을 다 읽고나더니 재혀기가 갑자기 베란다로 나가요.
베란다에는 재혀기가 좋아하는 장난감들이 있는 곳이기도 한데.
상자에 이것저것 자동차며 물건을 담더니 자기도 앤드루처럼 나가서 자기만의 집을 만들겠다고.
한권의 책이 재혀기에게는 크게 다가왔나봐요.
엄마가 이것저것 못하게 하는게 마음에 걸렸던건지..
그래서 약속했네요.
앞으로는 재혀기가 원하는 것 몇가지를 들어주겠다고.
재혀기가 원하는 집을 블록으로 만들어보게 했어요.
집에서 블록놀이도 마음껏 하고 자동차도 가지고 놀았음 하고
치우지 않아도 되는 그런 집이 있었음 좋겠다네요.
그러면서 여러개의 방을 가진 집을 만들었어요.
또 자기가 살고 싶은 집의 내부 모습까지 꼼꼼하게 그려주네요 ㅎㅎ
얼마나 책속에 나오는 앤드루가 부러웠을까요.
그렇다고 설마 책속에 나온 앤드루와 친구들처럼 나만의 집을 떠나지는 않겠죠.
나만의 집을 찾아서 떠난 앤드루도 나중에는 가족의 소중함을 알게 되고
가족 상호간에 서로 배려하고 존중하는 법을 배우게 된거 같아요.
좀 더 아이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조금 여유로운 마음을 가지도록 저부터 노력해야지 싶긴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