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파랑치타가 달려간다를 흥미롭게 읽었던 터에 같은 블루픽션상을 받은 원더랜드 대모험을 읽게 되어 기대감이 컸다. 특히 표지의 화려한 놀이 동산 그림이 책에 대한 호기심을 더욱 불러 일으켰다.
승협이네 부모님은 공장에서 일을 하시고 재개발 지역에 살고 있다. 승협이의 동생은 심장병 때문에 학교도 다니지 못하고 집에서 책을 읽고 혼자서 공부를 하며 지냈다. 승협이는 주먹이 세긴하지만 주변에 있을법한 평범함 아이이기도 하다. 이런 승협이는 새로생긴 원더랜드의 소식을 듣고 꼭 가고 싶어했고 운이 좋게 당첨이 되어 원더랜드에 드디어 가게 된다. 기대에 부풀어 원더랜드에 도착하니 특별한 경기에 참가하게 되었다고 한다. 3등까지는 대단한 상품을 준다는 설명까지 덧붙여 말이다. 승협은 우연히 그 상품이 이백만원이라는 소리를 듣고 아주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하지만 우승을 하기엔 쉽지 않은 관문들이 남아 있다. 첫번째 관문은 해적선에서 종이접기, 두번째는 회전원반 타고 난 후 달리기, 고공 자유 낙하에서 소리 지르지 않기, 블루 드래곤에서 사탕물고있기 등 쉽지 않은 과제들이었다. 각 관문마다 놀이 동산의 놀이 기구와 아이들의 과제 해결 모습이 자세히 그려져서 내가 가 보았던 잠심의 놀이 동산을 떠 올리고 있었다. 네번째 관문을 통과한 승협이는 나머지 세명의 친구들과 함께 다시 경쟁을 시작한다. 말과는 다르게 겁이 많은 1번과 비열한 13번, 비슷한 처지의 35번을 제치고 우승을 차지하게 된다.
상금 이백만원을 위해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던 승협이의 상품 공개의 시간 그 상품은 바로 사장님이 고른 백화점 물건들 중 3등은 2개, 2등은 세개, 1등은 다섯개를 고르는 것이었다. 장학금 이백만원을 기대했던 승협이는 상품 무더기를 뒤지고….결국 하나도 고르지 못한다.
승협이네 집엔 재믹스를 연결한 텔레비전이 없다. 텔레비전은 너무 커 식구 중 한명은 밖에서 자야하고, 라디오가 없으니 어학 테이프도 필요가 없고, 휴가가 없는 부모님으로 인해 제주도 여행권도 안되고 살을 찌워야 하는 우리 식구에게 살 빼는 기구는 쓸 필요가 없는 것이다.
매 경기마다 얼마나 승협이가 고생을 하고 참아왔는지 알기에 승협이에게 감정 이입이 되어 맥이 탁 풀렸다 이런 승협이가 고른 것은 동생을 위한 백과사전과 풍선이었다.
승협이 말한다. 난 도대체 뭘 위해서 그토록 악에 받쳐 광대놀음 같은 경기에 몸을 던졌던 걸까
30년전의 이야기를 읽으며 지금의 현실과 다르지 않음에 조금은 슬펐다.
지친 몸으로 집에 도착했을 때 생각치 못한 반가운 소식..
-꿈과 환상이라는 건 내 손이 닿지 않는 곳, 내 세상 바깥에서 흘러가는 일들을 뜻하는지도 모른다. 세상 밖에서 흘러, 세상안으로 들어와, 전혀 가늠할 수 없는 방향으로 변해 간다. 어디로 어떻게 움직일지 종잡을 수 없는 원더랜드의 놀이 기구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