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어 크로니클 – ‘시원의 책’ 그 두 번째 이야기가 펼쳐진다

연령 12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3년 3월 4일 | 정가 15,000원

“이런 예언이 있었대. 세 아이가 그 세권의 책을 찾아서 한곳에 모을 거라고.  문제는 모두가 그 아이들이 바로 우리라고 생각한다는 거야.” (p.24)

 

 예언 속 아이들이 돌아왔다.  가슴 두근거리면서 <에메랄드 아틀라스>라는 이름에 두꺼운 책을 읽으면서도 책장이 줄어드는 것이 너무나 아쉬었을 정도로 멋진 책을 읽었었다.  이야기가 끝나고 어찌나 허했는지 모른다.  그 다음이야기를 만나기 위해 1년을 기다렸다. 그리고 이제 케이트, 마이클, 엠마를 따라서 그들이 살고 있는 세계로 들어가 또 다른 이야기를 만날 준비는 이미 끝내놓았다.  드디어 세 아이들이<파이어 크로니클>을 들고 나타났다. 예능 프로그램중에 ‘시간을 지배하는 자’라는 구호를 쓰는 것이 있다.  아이들이 무척 재미있게 따라하는 내용인데, 프로그램에 이런 내용이 나오기 전에 <에메랄드 아틀라스>에서 케이트가 먼저 시간을 지배하기 시작했다는 것을 알고 있을까?   

 

 

 

 <파이어 크로니클>을 이야기 하려면 시원의 책부터 이야기 해야 할것이다. 마법이 공존하던 시대, 마법사들은 세 권의 위대한 책을 집대성했고, <시원의 책>이라 이름을 붙였단다. 그중 한 권이 ‘시간의 아틀라스’. 그 안에는 있을 수 있는 모든 과거와 현재, 미래의 지도가 들어 있단다. 1권을 통해서 ‘시간의 아틀라스’의 주인을 우리는 알고 있다. 엄청난 사건을 겪은 후에 현실의 세계로 넘어와서 핌박사의 지시에 따라 다시 고아원으로 돌아간 아이들은 자신의 의지인지, 아틀라스의 의지인지 알 수 없는 힘에 의해서 또다시 헤어지게 되면서 <파이어 크로니클>은 케이트가 있는 세계와 마이클, 엠마와 가브리엘이 있는 세계를 교차해서 보여주기 시작한다.  아이들이 바라는 것은 단 하나. 부모님과 가족이 모여 사는 것. 우선은 케이트를 만나야 한다.  이렇게 떨어져 있는 것을 아이들은 용인 할수가 없는 일이니까 말이다.

 

 ‘아틀란스’가 케이트를 데리고 간곳은 1899년 이었다.  언젠가 핌박사는 1900년 전까지 세상엔 마법이 공존을 했다고 이야기를 했었고, 아틀란스를 통해서 케이트는 마법이 공존하는 바로 전 세상에 와 버렸다.  케이티를 구해낸 제이크와 비틀즈는 케이트가 일상적으로 알고 있는 고아처럼 보이지는 않았고, 그 아이들과 함께 만난 라피는 그녀를 혼란스럽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마법과 일반 세상이 결별하는 시기. 마법사들을 무서워하는 사람들과 사람들을 무서워하는 약한 마법사들.  같은 사람들임에도 그들은 서로에게 없는 힘이 무서웠나 보다.  마법으로 아이들을 교회에 숨겨두고 거두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마법을 쓰는 아이들이라는 이유로 노동을 강요하고, 돌을 던질 준비를 하는 이들도 있는 곳. 그것이 1899년에 존재하는 현실이었다.

 

 케이트에 이어서 보여지는 마이클과 엠마의 세계는 어떤곳일까?  부모님이 거쳐갔을 곳을 따라가기 시작한 곳은 마이클에 꿈속에 계속보여지고 있는 곳이었다. ‘아틀란스’가 케이트를 찾은 것처럼, 다른 무엇이 마이클을 불러 들이고 있었다. 수호단의 전사가 지키고 있는 곳. 현실세계에선 당연히 불가능해야하는데 얼음대륙 속에 있는 녹지대. 그곳에 있는 드레곤과 엘프들.  이게 말이 된단 말인가는 접어두자.  마이클을 ‘토끼’라고 부르는 드레곤이 엠마를 잡아가고, 엠마가 움직이지 못하게 되면서, 마이클은 급해지기 시작했다. 이곳에 있는 ‘크로니클’이 강하게 마이클을 잡아당기고 있으니까 말이다.  마이클 손에 ‘크로니클’이 들어오면서 드레곤으로 변했던 엘프 공주, 윌라메나가 돌아온다. 

 

“클로니클은 그 책에 이름이 적힌 사람과 너 사이에 연관 관계를 형성하지. 그 사람의 삶이 아무리 끔찍하고 괴롭고 고통스럽더라도, 그 삶이 곧 너의 삶이 되는 거다.  그 사람이 느끼는 것을 너도 그대로 느끼게 돼. 그게 바로 크로니클의 원리다.” (p.404)

 

 어떤것이든 그냥 얻어지는 것은 없다. 생명의 책, ‘크로니클’.  <에메랄드 아틀라스>에서 케이트가 ‘아틀라스’의 주인이 되며 시간 속에 얽힌 아픔을 겪게 되었듯, 마이클은 ‘크로니클’을 찾아 그 속에 담긴 마법의 힘을 사용하게 되면서 뼈아픈 성장통을 경험하게 된다.  엠마를 살려내면서 엠마가 느꼈던 두려움을 알게 되고, 수호단의 전사와  윌라메나 공주를 구해내는 과정에서도 그 긴 세월동안의 삶의 기쁨과 고통을 맞보게 된다. 어린 소년이 겪기에는 끔찍하리만치 무서운 경험이었을 것이다. 자신의 손가락을 찔러 피를 내고 그피로 살리고자 하는 이름을 쓰면서 느껴지는 공포. 그 사람이 어떤 경험을 했는지 알아야만 하는 고통이 얼마나 컸을까?  ‘크로니클’은 생명의 책이다.  삶에 관한 책이다.  원래 삶은 고통스럽다. 가끔씩 오는 기쁨이 그 고통을 이겨낼 지라도 고통스럽다.  10대의 어린소년이 아직 겪어보지 않아도 될 고통을 ‘크로니클’을 얻게되면서 마이클은 겪게된다.  수호단 기사의 말처럼, 다른이의 삶을 만나게 되면서 자신의 의지가 사라져 버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겨내야만 한다.

 

 케이트가 있는 세상과 마이클이 있는 세상이 하나로 연결되어 지기 시작하는 지점에 다이어 매그너스가 있으리라고는 두 아이다 모르고 있었다.  다이너 매그너스와 라피의 관계가 밝혀지면서 3부에서는 이들이 어떤 모습으로 나타나게 될지 기대되어 진다.  ‘크로니클’로 인해서 마이클 역시 다이너 매그너스의 모든것을 알게 되었으니 말이다.  누군가는 너무나 뻔한 내용이라고 <시원의 책>을 이야기 한다.  저자, 존 스티븐스이 방송작가 이기 때문에 재미만을 위주로 하고 있다고 말이다.  그래서 뻔한 이야기와 어디선가 본듯한 이야기들이 나온다고들 이야기를 하고 있다.  분명 어디선가 이런 장면은 나오지 않았던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재미있다.  그것도 굉장히 재미있다.  뻔하다고는 하지만, 그 뻔한것을 이렇게 적절하게 배치하면서 만들어 내는 것은 작가의 역량이다.  케이트의 세계를 보면서, 마이클과 엠마의 세계를 만나면서 난 이 아이들에게 빠져 버렸다.  끝까지 가브리엘이 이 아이들을 지켜주었으면 좋겠고, 아이들이 부모님을 만나 행복했으면 좋겠다.

 

 <파이어 크로니클>을 통해서 <시원의 책>속 가장 강한 힘을 가진, 다이너 매그너스에 대한 모든 것은 밝혀졌다.  어떻게 수천년의 세월을 살아왔고, 그 거대한 조직을 이끌어 가고 있는지 말이다.  이제 엠마의 이야기가 남아있다.  <파이어 크로니클>은 어떤 면에서는 <해리포터>시리즈와 닮아있지만, 이 시리즈의 근간은 무엇보다도 ‘가족애’다.  자식들을 살리기 위해 떠난 부모와 동생들을 지키기 위해 애써오던 소녀와 두 동생. 가족은 함께 할때 가장 큰 힘을 낼 수 있다. 그리고 이들처럼 함께 하는 행복을 느껴보지 못한 사람들에게 가족은 모든 것일 수도 있을 것이다.  예언 속의 세 아이들의 이야기 중 마지막 이야기에선 ‘죽음’을 이야기할 것이라고 작가는 핌박사를 통해서 이야기를 해주고 있다.  아이들이 책을 이용할때 마다, 아이들을 둘러싼 세상은 조금씩 변했다.  무의식 중에 말이다.  누군가가 세상을 진정으로 변화시키고 싶어하고, 다이어 매그너스가 이 책을 마음대로 통제하게 되면, 세상은 어떻게 될까?  이 어린 친구들이 맞서싸워야 하는 존재가 강해질 수록 아이들 또한 강해진다.  아이들을 응원하고 있는 이들이 점점 많아지니까 말이다. 누가 뭐라고 해도 3권이 기대되어지는 이유는 난 이 아이들의 열렬한 지지자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