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싹 인물전> 시리즈는 자신에게 철저하고 진실했던 인물들을 줌심으로,
아이들이 꿈을 키우고 이루어 가는 과정에서 배우고 경험할 수 있는
가치가 담긴 인물전이지요.
그림책이 주를 이룬 위인전을 주로 읽은 똘똘이에게
이처럼 글밥이 많은 인물전을 읽는 경우는 처음이랍니다.
똘똘이에게 주기 전에 제가 먼저 읽어 보았었요.
여성 변호사 ‘이태영’을 많은 분들이 골고루 아는 위인은 아닌 듯 싶어요.
그래도 여성 인권에 대해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어렴풋하게라도 귀에 익은 분이지요.
많은 글밥과 함께 그림이 있어 지루하지 않겠어요.
글밥이 많구나….느끼며 읽기 시작했는데
이태영의 성격, 가족의 배려들을 느낄수 있게 하면서도
잘 짜여진 에피소드와 이야기 진행의 스피드감이
강약 조절이 잘 되어 있어 책 읽기가 재미있었습니다.
엄마인 저는 짧은 시간에 맛있게 읽은 책이었어요.
이제 똘똘이에게는 어떻게 접해 줄까 고민했습니다.
변호사에 대해 온전하게 이해한 7세도 아니고,
여성이야기보다는 남성적인 이야기를 좋아하고,
인문적인 내용보다 과학적인 내용을 선호하는 똘똘이거든요.
나란히 앉아 읽어줄까?
우선 대략적으로 그림을 보며 함께 이야기 나누어
호기심을 유발하고 함께 읽을까?
이렇게 저렇게 생각하다가,
태권도에 다녀온 똘똘이가 손 닦고 오기에
“우리나라에서 여자로서는 처음으로 변호사가 된 분이 이야기래~”라며
가벼운 말투로 똘똘이에게 책을 건네니
“그래?”라며 의례적인 대답을 하고 똘똘이는 쇼파에 걸터 앉습니다.
A5 정도의 책의 크기는 똘똘이가 쇼파에 앉아 편안하게 펼쳐 들기에 좋아 보였습니다.
그리고, 저는 주방으로 갔고 똘똘이는 너무나 조용했습니다.
슬쩍 똘똘이를 살펴보니 앉았던 자세 그대로 책장만 넘기더니
앉은 자리에서 책을 다 읽고 일어나네요.
엄마의 우려와는 달리는 아이는 아주 재미있게 책읽기를 마쳤습니다.
그러더니 :엄마, 맹꽁이가 뭐야?”
“이태영은 소원을 이루지 못했데~”
“엄마, 호주제가 뭐야?”
“호주제가 없어지는 것을 못봤데~”
읽고 난 후, 종알종알 엄마에게 할 말이 많습니다.
황당하다고 할 수도 있는 비범한 출생과
엄청한 어린시절은 보내 위인들과는 다르게 접할 수 있는
훌륭한 분들의 일생을 똘똘이를 나름의 이해력으로 받아 들인 듯 싶어요.
낯선 분의 이야기를 똘똘이에게는 많은 글밥임에도 불구하고,
한자리에 앉아 재미있게 보고, 보고 난 후 그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했던 것은 무엇일까요?
그는 재미있고, 스피드감있게 그리고 이야기가 단단하게 전개되어
이야기의 맥락을 잘 따라갈 수 있도록 구성되었고,
표현된 것이 큰 역할을 한 듯 싶어요.
아이에게 어려울 수 있는 내용이 담겨 있지만
이야기를 따라 가다보면 전체적인 내용을 이해하는데 어렵지 않아
아이의 책읽기 맥이 끊어지지 않았던 것이지요.
처음 후에도 똘똘이 스스로 책꽂이에서 꺼내어 펼쳐보는 모습을 보니
이 책을 읽으며 똘똘이 책읽기가 한단계 높아져 가는 기분이 드네요.
엄마도 똘똘이도 즐거운 책읽기 시간이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