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내 거야! – 정지혜
“다 내 거야!”라고 외치는 아이가 있네요.
지용이도 따라서 “다.내.거.야!” 외치고 책을 펼쳐봤어요.
친구가 갖고 노는 트럭을 뺏겠다고 친구를 앙~ 물고
“엄마, 앙 물었어. 나빠.” “그러게 아프겠다.” “응. 아프겠다.”
울고 있는 친구는 모른척~ 다른 아이의 블럭을 뺏기 위해 괴롭히고 있어요.
“안돼겠다. 혼나야겠다!” 제가 요즘 혼나야겠다고 몇번 말했더니 -ㅁ- 바로 따라하네요 ㅎㅎ
이렇게 친구들에게 뺏은 장난감이 한 가득! 장난감에 둘러싸인 이 아이는 행복할까요?
“장난감 많다. 좋겠다.” 29개월 아들은 ㅋㅋ 뺏은 장난감인 것은 잊고, 많은 장난감이 부러워졌나 보네요.
장난감 없이도 친구들은 너무나 즐겁게 놀고 있는데, 장난감에 둘러싸인 친구의 표정은 이상하네요.
“엄마, 그림 그려.” “쟤는 뭐해?” 29개월 지용이는 장난감 속에서 홀로 심심한 친구의 마음을 아직 잘 이해 못하는 거 같아요.
그렇지만 그 친구에는 관심이 없고 즐겁게 노는 친구들을 하나하나 짚어가며 무엇을 하는 걸까 궁금해 하네요.
이런… 이 친구는 우리 아들에게도 소외받고 있군요.
모두 내 거인데 왜 즐겁지가 않을까요? 왜 친구들이 더 즐거워 보일까요?
장난감 너머의 세상은 너무나 즐거워 보입니다. 장난감을 독차지 한다고 행복해지는 것은 아닌가봐요.
아이는 “미안해”라는 말 대신에 “너희들도 다 내 거야!”라고 외칩니다.
어른들은 사과대신 억지를 부리는 친구에게 화를 낼지도 모르겠어요.
그렇지만 아이들은 이 서투른 표현을 그냥 “같이 놀자”라고 받아주네요.
다툼따윈 없었다는듯이 즐겁게 어울려 노는 아이들~
아이도 친구의 장난감을 뺏는 것보다
친구들과 사이좋게 어울려 노는 것이 행복하다는 것을 깨달았겠지요?
“엄마, 기차다.” “응. 기차네.” “칙칙폭폭 땡 칙칙폭폭 땡.” 지용이도 저 아이가 앙 물어서 혼내주려던 사실을 잊은듯 하네요 ㅎㅎ
유아기를 자기중심적 시기라고 하지요. 제 멋대로~ 세상의 중심은 나! 라는듯한 아이들^^
그런데 그건 아이들이 나빠서!가 아니라, 나를 중심으로 사고할 줄밖에 몰라서라고 해요.
그렇지만 무조건 이해하고 기다려주기는 쉽지 않지요. 타인과 어울려 살기 위해서는 더욱이요.
“너 누가 친구 꺼 뺏으랬어! 이리와! 맴매!!”라고 하기보다는 같이 책 한 권 읽어보는 것은 어떨까요?
아이와 즐겁게 대화하며 책을 읽다보면, 자연스럽게 친구들을 배려하는 마음을 배워가지 않을까요?
이 책은 글이 거의 없는 그림책이예요. 어떻게 읽어야 할지 부담스러울 수도 있어요.
저희 남편은 -ㅁ-;; 당황스러워 하더라구요. “책이 이상해~ 이게 뭐야~”
제 생각에 이 책은 3세에서 5세정도가 읽으면 좋을듯 싶은데요.
말이 서투른 3세 아이에게는 그림을 짚어가며 “이런 친구가 앙~ 물었네. 아프겠다. 그치?” 이렇게 이야기 해주면 좋을듯 싶구요.
표현이 서투른 4세 아이에게는 “친구가 울고 있네. 기분이 어떨 거 같아?” “얘는 뭐하는 거야?” 간단히 대답할 수 있게,
5세 아이라면 “장난감에 둘러쌓인 친구는 무슨 생각을 하는 거 같아?” 생각을 말할 수 있게 유도해주면 좋을듯해요.
정답이 어디 있겠어요^^ 상황 자체가 아이가 겪어보았음직한 일이니 그림을 보며 여러가지 대화를 한다고 생각하심 될 듯해요.
다만 그림책읽기에서 질문은 대화의 방법일뿐 사실확인이나 정답찾기가 되어선 안된다는 점 유의하기!!
저도 가끔 그 선을 넘을락말락하게 되더라구요~ 지시나 확인이 아닌 공감의 책읽기가 되도록 주의해야 해요^^
사실 저희 아들은 뺏기보다는 뺏기는 편이예요. 그래서 책의 아이같은 행동을 하는 경우는 거의 없어요.
그래서 대신 “지용이도 친구가 장난감 뺏은적 있어?” 했더니 “…가 지용이 퍼즐 가져갔어. 혼자 했어.”
“정말? 속상했겠다.” “응.속상했어.” “친구가 지용이 퍼즐이 너무 부러웠나보다. 지용이는 좋은 퍼즐 있어서 좋겠다.”
“지용이 꺼야.” “그럼 다음에는 내 꺼야라고 확실히 말해봐. 근데 지용이도 친구꺼 갖고 놀고 싶을 때 있지?
같이 갖고 놀면 더 재미있어.” 이야기 했네요^^
개인적으로는 표현방법이 참 맘에 들더라구요.
너무 원색적이지 않은 색감에 정감어린 그림체, 마치 우리 아이들을 그대로 옮겨놓은듯한 표정과 행동들이 마음에 쏙 들어요.
그리고 장난감을 잔뜩 뺏어 장난감에 파묻힌 모습을 가운데가 뻥 뚫린 그림으로 입체적으로 보여주는데요
점점 구멍이 작아지면서 아이들 사이에 담이 높아져가는 듯한 생각이 들더라구요.
또 넘겨보면 장난감의 뒷면은 흑백이라 그 안으로 보이는 컬러풀한 아이들의 모습이 대비되어 보였구요.
우리 아들이 작가님의 의도를 이해할지는 모르겠지만 ㅎㅎ 저는 마음에 드는 표현방법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