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의 꽃
블루픽션 73
정연철 지음
비룡소
대학 입시를 하루 앞둔 날에 가슴 속 깊이 감춘 아버지에 대한 기억이 쏟아져 나오고, 공황 상태에 빠진 기범은 결국 시험을 망쳐버린다. 기범은 그토록 오고 싶지 않았던 고향집에 돌아오고, 우연히 자신의 비밀 일기장을 보게 되면서 가끔은 햇살 가득한 날도 있었던 과거를 회상한다…….
가난한 집안 살림에 술주정뱅이 아버지까지 가진 기범은 아버지를 그 누구보다도 증옹하고 두려워한다. 그는 그러한 아버지가 술주정도 모자라서 정님이 엄마와 바람까지 피는 장면을 목격하고 엄마는 정님이 엄마와 한바탕하지만, 아버지는 더 뻔뻔한 모습을 보인다. 때때로 아버지는 술을 마시지 않고 정상의 모습을 보이기도 하지만, 그러한 경우는 흔치 않았다.
추석날, 오랜만에 고향에 찾아온 큰 형은 아버지와 한바탕 싸움을 벌이고, 또 운동회에서 아버지는 상품을 달라며 추태를 부린다. 아버지에 대한 원망이 절정에 다달았을 때, 아버지는 술에 취해 경운기에서 떨어져서 다리를 다친다. 그러나 얼마 못가서 아버지는 엄마를 낫으로 위협하고, 결국 기범은 엄마를 감싼 채 낫으로 팔꿈치를 찍혀서 피가 철철 나고 만다. 아버지는 위암 말기 판정을 받은 채 점점 죽어가고, 기범은 고향을 떠난다…….
고향집에 머무르던 기범은 아버지가 사줬던 중고 책상과 일기장을 태우면서 아버지에 대한 원망과 증오를 모두 다 태워버린다.
책 표지가 산뜻해서 선택한 책이다. 처음에 이 책을 봤을 때는 흔해빠진 청소년 소설일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래도 그 생각보다는 흥미로웠던 작품이였다. 특히 초반부가 강렬한 탓에 독특한 청소년 소설이 될 수도 있겠구나 하고 기대했는데, 뒷부분은 막상 책을 읽으면서 가졌던 기대보다는 다소 평범한 편이라서 약간은 아쉬웠다. 작가의 표현대로 터널같이 어둡고 불안했던 시간이나 마법과 같은 그 시간을 딛고 꽃을 피운 소년의 성장 일기라서 그런지 몰라도 완전하게 공감할 수 없었던 것 같다.
2014.2.9.(일) 이지우(중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