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이 원피스를 입다니..그것도 분홍색으로…
제목의 의도는 무얼까?
혹시 남자는 원피스 입는거 아니다, 분홍색은 여자들이나 좋아하는 색이다…
하는 식의 우리의 고정관념이 잘못되었음을 일깨우는 책일까?
왜 주인공 빌은 자고 일어났더니 여자아이가 되어있는 것일까?
가족도 학교 친구들도 아무도 빌이 남자라는 것을 깨닫지 못했고
원래 여자아이였다는 것을 의심없이 받아들이는 상황에서
아마 이 책의 끝부분엔 엄청난 반전이 있지 않을까? 하는 약간의 조바심으로 책을 다 읽었다.
싱겁게도 그런 반전이나 깜짝 놀랄만한 새로운 사실의 발견은 없었다.
아마 이 책의 작가는 옮긴이의 말처럼
빌이 여자와 남자의 인생(?)이 어떻게 다를 수 있는지를 깨닫게 하는데 초점을 두었나 보다.
우리도 하루쯤 남녀가 뒤바뀌면 어떻게 될까?
그 하루는 아마 뒤죽박죽 엉망이 될 것이다.
어릴수록 별로 생활의 차이를 못느끼겠지만
서로의 생활이 명확히 달라진 어른들의 성별이 바뀐 상황이라면…ㅋㅋ
드라마나 영화에선 그런 설정이 종종 있긴하다.
하지만 내게도 그런일이 벌어진다고 상상하면 끔찍하다.
그래도 뒤엉킨 하루가 지나고 녹초가 된 후엔
어쩜 서로를 조금이나마 더 이해해 줄 수 있을지도 모른다.
내 남편이 얼마나 힘들게 사회생활을 하는지
내 아내가 얼마나 힘들게 집안일과 육아에 힘쓰는지…
다양한 상상력의 결과가 글쓰기이니까
분홍 원피스를 입은 소년을 맘 편히 만나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