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성장소설을 오랜만에 읽게 되었어요.
제가 청소년 시절에도 청소년 소설을 참 많이 읽었던 기억이 나요.
그때는 우리 나라의 작가가 아닌, 일본 작가의 책이 주류를 이루고 있을 당시였는데,
저희 아이가 청소년이 된 지금은 우리나라에 청소년 소설을 쓰시는 분들이 참 많아져서
반가운 마음이 드네요.
책을 읽으며, 사춘기 아이들이 겪는 고민을 공유하면서 나도 이때는 이랬는데..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이를 먹은 지금은 별일이 아닌 일들이 사춘기 청소년 시절엔 인생을 송두리째 뺏았을 정도로
큰 사건이었던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서 이때에 좋은 책을 읽으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을 하네요.
이옥수 작가의 <개 같은 날은 없다> <키싱 마이 라이프> <푸른 사다리> 책을 모두 읽었네요.
뒤돌아 보니까 제가 이옥수 작가의 책을 의외로 많이 읽은걸 알게 됐어요.
청소년들의 영원한 멘토라고 불리우는 작가의 신작이 바로 <피라나>입니다.
제목 <피라나>를 보면서 무슨 뜻이지??
한참을 생각하다가 결국은 스마트폰을 들고 검색을 하게 됐어요.
피라나 : 마음이 푸르러서 언제나 싱싱한 기운을 느끼게 하는 아이!!
피라나의 뜻을 보고서 책표지를 보니, 왜 푸르름의 상징인 파란색으로 표지를 했는지
느낌이 파박 오네요~!!
고등학교 1학년 학생인 백정호는 장애를 가진 부모밑에서 자라게 되면서,
주변인들에게 아무 이유도 없이 ‘착한아이’ ‘착한학생’이라는 말을 듣는게 너무도 싫다고 하네요.
하지만, 자신의 생각을 말로 표현을 못하고 안으로만 쌓고 있기 때문에 어느 순간에
폭발할것 같아서 불안불안해 보이는 아이입니다.
그냥 자신을 백정호라는 이름으로 불리길 바라는데,
자꾸만 ‘착한학생’이라는 꼬리표가 따라 붙는게 몹시 어린나이에 벅차 보입니다.
어린나이에 장애를 지닌 부모와 함께 손을 잡고 동네를 다니던 아이는 점점 성장을 하면서
착한 아이라는 말속에 갇쳐버리는 자기 자신을 답답해 하는걸 느끼게 됩니다.
본인은 착한 학생이 아닌데..
왜 자꾸 착한학생이라고 하는지..
심청이가 공양미 삼백석에 인당수에 빠진것처럼 본인에게 그런 효행을 바라는것 같은 마음에
힘들어 하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부모님이 장애인이라는 사실을 감추고 그냥 백정호로 살고 싶은 마음에
집에서 먼 고등학교를 버스를 타고 다니는 정호였는데,
어느날 부모님이 학교로 오면서 다시금 감추고 싶은 비밀을 모조리 학교에 들키게 됩니다.
이때 정호의 마음이 어떨지, 충분히 공감이 되는 부분이었습니다.
자신의 생각보다, 남들의 시선이 더욱 신경이 쓰이는 사춘기때라
더더욱 힘들거라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
결국 정호는 아버지에게 하면 안되는 말까지 하게 됩니다.
“누가 낳아 달라고 했느냐고!”
그동안 속으로 억눌러 왔던 말을 하게되는 정호의 안타까운 마음을 보게 됩니다.
아들의 그런말을 들은 장애인 부모의 입장 또한 공감을 하기에 마음이 참 아픈 부분이었습니다.
책속엔 정호와는 반대로 어려운 환경에서 살지만,
정호처럼 안으로 삭히는게 아니라, 밖으로 표출하며 밝은 모습을 지닌 효은이 나옵니다.
사고로 인해 아빠가 다리를 자르게 되는 수술을 통해서 장애인으로 살아가게 되지만,
아빠와의 대화를 통해서 아빠가 부끄러운게 아니라,
장애를 입은 아빠를 이해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정호는 그런 효은이 있어서 자신의 마음을 조금씩 열게 되는 계기가 되는것 같습니다.
안으로 자꾸만 숨으려는게 아니라, 당당히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백정호가 되기로요~
그래서 학교에서 준 효행상을 다시 되돌려주는 용기를 보여줍니다.
본인은 모든 사람이 생각하는 착한 학생이 아니라고 당당히 밝히며,
심청이가 착한 마음에 인당수에 빠진것처럼은 살지 않겠다는 다짐을 하게 됩니다.
효행상을 받을 만큼 부모님께 효도를 한것이 없다고 말을 하게 됩니다.
정호의 행동에 어른들은 의아해 하지만,
정호는 전갈과 같이 당당하게 자존심을 지키며 살기를 바랍니다.
장애를 입은 부모를 정호가 선택한게 아니듯이,
지켜보는 우리 또한 그점을 크게 생각하지 않을텐데,
아마도 어린 나이의 사춘기라서 남들의 시선을 많이 의식하는것 같습니다.
작가가 책의 마지막 부분에 이런글을 적은걸 봤습니다.
어릴때 아버지가 젊은 나이에 돌아가셔서 집이 경제적으로 어려웠을때,
학교에서 불우이웃 돕기로 공책을 나누어 줬다고 합니다.
반아이들이 돈을 걷어서 공책을 나누어 주고 박수를 치고 하는 행사를 통해서 자존심이
많이 상하게 되는 경험을 들려줍니다.
그러게, 제가 초등학교에 다닐때는 방위성금을 낼때도 있었고,
쌀도 걷었고, 불우이웃돕기성금을 내기도 했던 기억이 나요.
우리반에서도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공책과 연필을 사서 어떤 근거인지는 모르고
반 아이중에 한명에게 선물을 전달했던 기억이 나네요.
나는 어릴때 공책 받아서 좋겠다~라는 그정도의 생각을 했을뿐인데..
작가의 말을 들어보니, 자존심을 많이 다쳤다고 합니다.
그래서 받아온 공책을 동네 아이들에게 모두 나누어줬다고 하네요.
글쎄, 이것도 약간의 자격지심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난 어려우면 당당히 도움의 손길을 받을 줄 아는 효은이와 같은 타입이라서 그런것 같아요.
이렇게 청소년 성장 소설을 읽고나면 왠지 나도 한뼘 자란것 같은 느낌을 받게 되네요.
청소년도 아닌데.~
파라나는 자존감을 찾는 청소년 성장소설이면서 감동이 밀려오는 소설이기도 합니다.
어른과 아이 모두 함께 읽어도 공감할 수 있는 책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파라나”라는 제목처럼 늘 푸른 마음을 갖고 건강하게 성장하는 아이들이 되길 바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