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충과 외계인 버전의 프로메테우스?

연령 5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4년 4월 3일 | 정가 13,000원
수상/추천 뉴욕 타임스 선정 외 6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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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위즈너 Mr. Wuffles!
이봐요, 까망씨!
 
 
 
 
“또 읽어주세요.” 하루에도 몇 번씩 아이들이 코 밑으로 들이밉니다. 데이비드 위즈너의 <이봐요, 까망씨! (원제: Mr. Wuffles!)>를. 그림을 순서대로 외울 지경으로 보았는데도 잠자리에 책을 들고 오다니, 초록눈 고양이 워플의 모험에 아이들이 대단히 매료되었나봅니다. ‘읽어 주긴? 이 책엔 글자 거의 없다니까! 마음 속으로 중얼대지만, 흐뭇해서 함께 책장을 넘깁니다. 
고양이 워플은 눈빛은 표범의 것인양 형형하지만, 세상만사에 시큰둥한 듯 보입니다. 주인이 사온 물고기 장난감에도, 쥐인형에도 눈길 한 번 주지 않습니다. 미처 떼지도 않은 장난감 가격표가 워플의 무료함을 보여주네요.
 

 
 하지만 워플에게 흥미로운 탐구거리가 생겼습니다. 바로 외계인의 우주선. 초록색 여치를 연상시키는 작은 외계인들은 갑작스런 고양이의 습격에 마구 휘둘립니다. 우주 유영이라도 하듯 사정없이 상하좌우 흔들리며 내동댕이 처진답니다. 데비비드 위즈너는 우주선 안, 외계인의 관점에서 본 고양이의 모습을 그린 다음 페이지에는 역으로 고양이의 눈에서 본 우주선을  그렸네요. 고양이는 이 딱딱한 금속 물질을 어떻게 해서든 열어보고 싶었나봅니다. 물고 던지고 굴리고, 우주선 안의 외계인들이 두통을 호소할 만 합니다. 고양이의 난동으로 우주선의 주요 부품, 통신 장비들도 고장 나버렸어요. 외계인들은 우주선 밖으로 나갈 계획을 세웁니다. 
 
 
데이비드 위즈너 (동영상 참조: http://www.youtube.com/watch?v=HjNSxn3MVaM)는  <이봐요, 까망씨! (원제: Mr. Wuffles!)>를 그리기 위해, 자신의 고양이 중 검은 고양이의 움직임을 긴 막대에 달린 소형 카메라로 촬영하고 분석하였다. 덕분에 미스터 워플,까망씨는 때론 무당벌레를 잡기 위해 드러눕고, 네발 점프로 껑충 뛰어오르는 등 유연하고도 역동적인 움직임으로 글자 없는 그림책에 생기를 불어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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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당 벌레의 도움으로 외계인들은 고양이의 발톱을 피할 수 있었습니다.  라지에이터 뒤로 도망가보니 그곳에는 서그림으로 옮긴 거대한 서사시가 있었지요. 바로 곤충과 고양이와의 싸움을 형상화한.  벽화는 생물 종과 시간을 뛰어넘는 보편의 의사소통 수단이었나요? 외계인들은 집안 곤충들의 오랜 투쟁사와 공공의 적을 알게 됩니다. 곧 곤충들과 손을 잡고 함께 고양이와 맞서기로 결의하고요. 물론 데이비즈 위즈너의 신작 역시 글자가 없기 때문에, 이 모든 대사들은 독자의 공감능력으로 채워져야 해요.
9세 아이는 <이봐요, 까망씨!>의 책장 사이에서 외계인들의 대화를 해독해놓은 쪽지가 있었는데, 누군가가 가져갔다는 황당한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지요. 한술 더 떠서, 외계문자를 자기는 다 안다면서 통역사를 자청하네요.
 
위풍당당해보였던 워플씨, 까망씨는 닭 쫒던 개 지붕 처다보는 꼴이 되어 버리고 말았어요. 외계인들과 곤충의 팀워크가 너무나 좋았거든요. 외계인들은 우주선을 타고 집 밖 하늘로 날아가 버렸고, 곤충들은 다시 라지에이터 뒤에 모여서 승리를 축하하고 있지요. 데이비드 위즈너는 꼼짝 않고 곤충들을 염탐하는 까망씨의 모습을 여러개의 꼬리로 표현했어요. 그만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까망씨는 곤충들의 삶에 불청객으로 끼어들 궁리를 하고 있었나보지요?
 
<이봐요, 까망씨! (원제: Mr. Wuffles!)>의 마지막 페이지는 영화 <프로메테우스 (Prometheus)>를 연상시키네요. 외계인들은 비록 떠났지만, 그들이 남긴 깃발과 옷과 장비들을 받은 곤충들은 벽화에 자신과 외계인의 조우 내용을 그림으로 새겨 놓습니다. 2014 칼데콧 명예상 수상작품인만큼 보고 나서도, 자꾸 펴보며 그 환상의 세계에 빠져들게 됩니다. 윌리엄 조이스의 가 영화 <에픽>으로 재탄생해서 많은 이들을 즐겁게 해주었듯이 <이봐요, 까망씨! (원제: Mr. Wuffles!)>도 영화화되기를 희망해봅니다. 이왕이면, 외계인 언어를 해독할 수 있다 주장하는 9세 아이를 특별 협찬자로 제작진에 참여시키면 좋겠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