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고 있자니 지난 해에 아이들에게 역사를 가르친다고 정말 열심히 공부(?)를 하던 때가 생각났다. 역사는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 아이들이 참 좋아하면서 참 어려워하는 앙면성. 좋아하는 이유는 다른 과목과는 다르게 스토리(이야기)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옛이야기를 듣는 것처럼 등장인물과 사건들로 구성된 흥미진진한 이야기말이다. 하지만 그 양이 많고 알아야 하는 흐름들이 광범위해서 아이들이 무척 어려워하기도 한다. (물론 그래서 나도 어려워하고)
그래서 아이들에게 역사가 어렵지 않게 다가가려면 ‘이야기’로 다가가야 한다. 이 책은 그런 요소들을 잘 가지고 있다. 거기에 보태어서 아이들이(아니 어른들도) 좋아할만한 ‘시간여행’까지 더해졌으니 재미있지 않을 수 없다. 그 때 그 순간으로 돌아가서 직접 볼 수 있다는 것은 정말 독자에게 큰 호기심을 준다.
책의 큰 흐름은 역사학자인 아버지를 따라 경주로 간 준호와 민호가 마법의 두루마리를 통해 과거로의 여행을 시작하고 거기에 이웃에 사는 수진이가 함께 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아이들이 떠나는 과거의 상황에 따라 우리는 역사 속 사건들을 직접 만나게 된다. 동화모임으로 유명한 햇살과 나무꾼의 작품으로 계속 나오고 있는 시리즈물이다. 이번 16권은 신라가 삼국을 통일로 가는 유명한 사건인 바로 ‘황산벌전투’이다. 그 곳에서 계백장군, 관창, 관창의 아버지인 김품일장군, 김유신장군 등을 통해 황산벌에서 백제와 신라의 상황을 잘 보여준다. 어리지만 나이에 맞지않게 기개가 있던 어린 관창의 모습과 그런 관창을 놓아줄 수 있는 널리 볼 줄 아는 명장 계백의 모습. 기세가 꺾이는 신라군을 일으키기 위해 전장으로 아들을 떠밀 수 밖에 없는 관창의 아버지, 이를 지켜보는 김유신까지. 전투만을 다루기 보다는 그 안에서 그들이 나눈 대화나 이야기를 통해 독자들에게 사건에 더 몰입할 수 있게 해준다. 거기에 곤경에 빠진 준호와 민호 수진이가 긴장감을 더하고 때마침 나타난 할아버지가 그들을 구해주면서 또다른 재미도 준다.
단순히 이야기로만 끌고 가지 않고 중간중간 그 시대의 역사적인 사실이나 용어들을 자세히 설명해주고, 맨 뒤에 책의 내용과 관련된 역사적 사건들을 정리하면서 역사책으로서의 정보도 놓치지 않는다. 중,고학년 아이들에게 추천해줄만하고 역사책을 처음 시작하는 아이들도 편안하게 읽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