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를 먹은 탓에, 큰 변화가 없는 평범한 일상에 감사할 때가 많지만
그래도 가끔은 좀 특별한 하루를 보내고 싶을 때가 있어요.
힘들고 지치게 하는 일이 아닌, 소소하지만 작은 즐거움과 감동을 느낄 수
있는 일들 말입니다. 최근엔 너무 바쁘기만 해서 그런 기회조차 갖지 못했는데
이제는 여유가 생겼으니 좀 더 특별한 하루하루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봐야겠어요.
오늘은 특별한 하루에 관한 이야기, ‘오늘 떠든 사람 누구야?’를
소개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비룡소 문학상을 수상한 작품이에요.
그래서인지 이야기 소재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게 되고,
한 문장 한 문장 정성껏 읽게 되더라고요.~
누군가에겐 그저 무심히 흘러갔을 하루의 시간.
하지만 이 책 속의 세 주인공들에게는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하루일 것입니다.
책 속에는 세 어린이의 잊지 못할 하루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갑작스런 선생님의 지시로, 하루 동안 반 친구들을 지켜보며
떠든 사람 이름을 적어 내야 하는 영광이.
아무 생각없이 던진 돌멩이에 맞아, 힘없이 죽게 된 새를 바라보는 봉구.
교통사고로 어린 동생을 잃고 실어증을 앓다가 꿈 속에서 자신의 과거와
마주한 후 말문이 트인 하운이.
첫 번째 이야기에서는 수시로 변하는 영광이의 심리 묘사를 무척
생생하고 재밌게 그려내었고, 봉구와 하운이 이야기는 힘겨운 상황과
마주한 두 아이가 가족의 도움을 받아 극복하는 과정을 감동적으로
그려내었답니다.
마냥 밝고 우스운 이야기가 아니라서
아니, 읽다가 마음이 무거워지기도 하는 이야기라서
잠시 생각에 젖게도 하지만, 분명 아이의 마음을
성장시키는데 큰 몫을 해줄거란 기대감이 드는 이야기들입니다.
세상 그 어떤 부모도 내 아이가 상처 받거나 슬퍼하는 것을
원치 않을 거예요. 하지만 인생이 매순간 밝고 행복할 수만도
없으니까요…진짜 힘든 일이 있을 때, 당당하게 마주설 수 있는
용기와 대범함을 길러주는 것도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시시각각 변하는 아이들의 심리와 감정을 이토록 섬세하고 사실적으로
그려낼 수 있다는 것에 정말 놀라웠습니다.
첫 번째 영광이의 이야기에서는 자꾸 웃음이 났고,
봉구와 하운이의 하루 이야기는 가슴 찡한 감동과 눈물, 그리고
많은 생각들을 하게 했답니다.
누구에게나 잊지 못할 어린시절의 하루 이야기가 있을 거예요.
좋은 기억이 오래 간직되면 힘들 때마다 떠올려볼 수 있어 좋을텐데
이상하게도 아팠던 기억, 힘들었던 기억이 오래 남으니 참 아쉬워요.
저도 이 책을 읽는동안 어릴적 특별했던 하루를 떠올려보며
조용히 미소짓곤 했네요.~ 지금은 이렇게 웃으며 떠올릴 수 있지만
그 당시엔 참 힘들었을 것 같습니다.
마지막 하운이의 이야기를 읽다가 울컥 눈물이 나더라고요.
그래서 아이한테 하운이 이야기부터 읽어보라 권해주었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