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스한 봄볕과 초여름의 싱그러움이 동시에 느껴지는 그림책이 있어요.
그림책의 배경은 봄이지만, 첫 페이지를 넘기는 순간 싱그러움이 담뿍 느껴져요.
동그란 물방울들이 나뭇잎에서 똑똑 떨어지는 것만 같거든요.
이 책의 작가 ‘케빈 헹크스’는 아이들의 세계를 누구보다 따스하게 보여주기에 책을 선택할 때 고민하지 않아요.
글과 그림 모두가 매우 좋아서 망설이지 않고, 믿고 보는 작가 중 한 명이죠.
35개월에 접어든 멜로디군은 말문이 트였지만, 아직 분명하게 하는 표현은 적어요.
특히, 책을 함께 볼 때면 그림을 유심히 보다가 뭐라고 계속 중얼중얼 혼잣말을 해요.
‘무슨 소리인가’하고 온 정신을 집중해서 귀를 기울여 보지만 도통 알아들을 수가 없죠.
아마도 글을 모르는 멜로디군은 그림을 보며,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 있는 듯해요.
그래서 책을 고를 때, 글보다는 그림이 우선일 때가 많죠.
이 책의 주인공인 아기토끼 ‘하양이’는 호기심이 아주 많아요.
그래서 세상에 궁금한 것들이 널렸지요.
‘몸이 초록색이면 어떨지, 나무처럼 키가 크면 어떨지, 나비처럼 하늘을 날면 어떨까’하는 상상을 하죠.
그러다 사나운 고양이를 만나고, 너무 무서워 도망쳐 집으로 돌아와요.
이렇게나 궁금한 게 많은 하양이에게 하나도 궁금하지 않은 것이 있어요.
바로 누가 가장 하양이를 사랑하는지는 궁금하지 않아요.
하양이는 엄마의 무한한 사랑을 이미 알고 있기에 두려움 없이 세상 밖으로 나갈 수 있었어요.
책을 다 보고 나서, 멜로디군에게 “엄마는 멜로디를 아주 많이 사랑해”하고 꼭 안아 주었어요.
그러자 멜로디군도 “사랑해”하며, 머리 위로 하트를 만들어 주었죠.
사랑스러운 아기토끼 하양이는 꼭 호기심 많은 서너 살 아이 같아요.
아이들이 하양이를 보며, 마음껏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어요.
이 그림책이 따스하게 느껴지는 건, 배경의 덕을 톡톡히 보고 있죠.
연두와 노랑, 하늘색 배경은 볼수록 마음이 평온해지거든요.
볼수록 읽을수록 따스함과 사랑스러움이 잔잔히 번지는 그림책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