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나한테 물어봐 – 우리의 소소한 일상이 만든 사랑스러운 그림책 하나

연령 4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5년 10월 1일 | 정가 14,000원
수상/추천 뉴욕 타임스 선정 외 3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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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룡소에서 연못지기에게

또 예쁜 책을 보내주었습니다!

 

이 가을과 5살 꼬마에게 아주 잘 어울리는,

그런 책이었습니다!

 

바로 <아빠, 나한테 물어봐>

 

이 책은 책의 첫 페이지에 글쓴이와 옮긴이, 그린이를 소개하면서

바로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이 그림책은

마치 영화의 시작처럼

나갈 준비를 하고 있는

‘나’와 ‘아빠’ 나의 모습에서 출발합니다.

그리고 바로 다음 페이지에 화자인 ‘나’가

계단을 껑충 뛰어 내려가는 모습,

5-6살 말괄량이의 모습 그대로가 그려집니다…

 

요즘 5살 우리집 꼬마도 높은 데서 뛰어내리는 걸 좋아하는데

이 동화책의 시작을 보면서 우리의 일상을 잘 담아냈겠구나

한 눈에 척 알았답니다~^^

이 책에는 따로 서술자가 없습니다~

 

나와 아빠의 대화가 이야기를 이끌어가죠~

 

그리고 그 대화는 우리가 언젠가 본 듯한,

아니 4세 이상의 아이를 키워본 아빠나 엄마라면 누구나

기시감을 느낄 수 있는

아주 너무나 일상적인 것들이죠~^^

 

—-

 

아빠 내가 좋아하는 게 뭔지 한번 물어봐.

 

넌 뭘 좋아하니?

 

나는 개를 좋아해.

고양이도 좋아하고,

거북이도 좋아해.

 

.

.

.

 

또 또 물어봐

 

또 또 뭐가 좋아?

 

나는 비가 좋아.

비가 핑피링, 퐁포롱, 팡파랑 내리는 게 좋아.

 

핑피링, 퐁포롱, 팡파랑.

난 이 말이 좋아.

 

빗소리로 만들었어. 내가 만들었어.

 

그래, 그런 것 같았어.

 

—-

 

우리집 꼬마와 역할놀이를 하다보면

“엄마, 이렇게 말해봐봐~”라든가

노래를 하다보면

“엄마, 그 부분 틀려봐. 내가 알려줄게~ 그건 말이야~”

이런 대화를 자주하게 되는데요,

그림책의 ‘나’와 ‘아빠’는

‘내’가 시키는 말을 그대로 받아

아빠가 아이에게 묻고

아이는 대답하는 방식으로 서술됩니다.​

 

그런데 단순히 대화만 하는 것이 아니라

지나가면서 부딪히는 사람들, 동물들, 사물들, 배경들이

모두 이야기의 소재가 되면서

어느덧 우리도 두 부녀의 대화를 유심히 경청하고

책의 그림들을 열심히 보게 된답니다~^^

 

그러다가

머릿속은 어느덧

저와 우리집 꼬마가 주인공인 동화책을 상상하게 됩니다.

우리 꼬마와 손잡고 길을 걸으며

“엄마 저건 뭐야?”

“엄마 저긴 내가 넘어졌던 곳이잖아~”

“엄마 난 저게 너무 좋아~” 등등

이렇게 나눴었던 순간들이 오버랩 되면서

우리의 일상도

‘이 책처럼 한 권의 동화가 될 수도 있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 책을 보다보면 두 부녀의 모습이 너무 사랑스러운데요,

우리의 일상도 이처럼 사랑스러운데 모르고 지나치는구나 싶었어요~ㅜㅜ

 

아이스크림과 모래놀이를 사랑하지 않는 꼬마가 있을까요?

 

이 책의 꼬마도 아이스크림을 너무나 사랑하고 모래놀이를 좋아하는…..

그쵸? 우리 아이도 딱 그런데 말이죠~ㅎㅎ

 

 

이 책이 너무 좋은 책이다 싶었던 건 바로 그거였어요.

 

책을 읽고 아, 좋다 거기서 끝나는 게 아니라

우리 꼬마와의 소소한 일상이

참 예쁜 순간이라는,

그래서​

그 순간을 그리든, 사진으로 찍든 다 모아내면

이 책처럼 멋진 그림책이 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거죠. ​

 

삶을 메타인지적으로 바라보게 된다고 할까요…

 

그리고 아무 생각없이 지나쳤던 꼬마와의 순간들이

실은 매우 평화롭고 행복한 순간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더라고요~ ㅎㅎ

그림책의 꼬마는 아빠와의 외출에서 돌아와서도

쉼없이 자신을 표현하고 아빠에게 물어보라는 요구를 한답니다~

 

그런데 아빠는 단 한번도

“이제 그만해”, “아.. 또?”

그런 말을 하지 않아요~

 

아이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공감해주고

아이가 요청한 대로 해주죠~

 

 

아빠는 아이와

아이스크림을 먹고,

나비를 보고, 운동화 끈을 묶고,

칫솔질을 하고, 곰인형을 찾아주고, 굿나잇 뽀뽀를 해 줍니다…

 

아이가 온전히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할 수 있도록

조용히 곁을 지켜주고 도와주는 거예요.

 

그런 모습을 보며

저 스스로를 좀 반성하게 되었어요. ​

5살이 되니 주변에서 공부도 시작해야 한다고 하고,

뭐는 이 정도는 할 줄 알아야 한다고 하고,

저도 꼬마에게

다른 친구들은 이만큼 한다는데 너도 하고 싶지 않아?

이런 은근한 비교도 하곤 했는데,

아차, 싶더라고요…

 

 

저조차도

무한 경쟁이 우리에게 준 피로감의 무게가 그리도 싫었고

사회적 기준으로 개인을 평가하거나

그것이 관계의 기본이 된다는 게 늘 씁쓸했으면서

 

우리 아이는 좀 더

행복하게 키워야지 했던​

초심을 잃고

그 아이의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으면서

엄마인 내가 먼저 주입하고 강요하고 있었던 건 아닐까…

 

아이의 마음이 던지는 그 수많은 이야기들과 질문들은

바쁘다고 무시해놓고

엄마가 하고 싶은 말들과 행동을 받아들여야만

착한 아이가 된다고 했던 건 아닐까…

​그건 거 말이죠….​

 

앗, 좀 서평이 무거워졌네요 ㅎㅎ

 

 

여튼 이 책은 일상의 나열같지만

그 일상이 주는 따뜻함, 소중함을 돌아보게 합니다.

 

그리고 아이가 품고 있는

내면의 소리들을 외화시켜서

부모님들이 잊고 있던

내 아이의 마음을 들여다 볼 수 있게 하는

계기도 심어주고요~!!

 

 

비룡소 연못지기 하면서 진짜 비룡소 좋은 책 많이 만든다 싶었는데,

강요하지 않으면서 조용한 마음의 파문을 일으키는 이번 책도 너무 만족스러웠습니다~^^

 

내 아이가 던지는 그 많은 말들과 표현,

지금이 아니면 또 내일은 달라질 그것들이,

너무 소중한 것임에 감사하게 만들어 준

<아빠, 나한테 물어봐>였습니다~!!!​

* 이 서평은 비룡소에서 무상으로 제공된 책을 읽고 진심을 담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