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이 없는 사람이 있을까? 그건 아이들도 마찬가지여서 크든 작든(물론 이 기준은 사람마다 달라서 함부로 평가할 수 없다.) 고민이 있어 힘들어하기도 하고 씩씩하게 맞서 해결하기도 한다. 그런데도 “요즘 고민이 뭐야?”라고 물으면 “없는데요”라고 말하는 아이들도 있다. 생각하기 싫어서, 고민해 봤자 해결될 것 같지 않아서.. 등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정말로 고민이 없어서는 아니다. 어쩌면 이 고민은 자신의 속에 담아두어서 더 커진 것일 수도 있다. 때로 사람은 그저 그 고민을 입 밖으로 내어 이야기하는 것만으로도 저절로 해소가 될 때가 있기 때문이다. 아이들을 포함해 어른들도, 그 누구에게도 자신의 고민을 이야기할 수 없다면, 그것이야말로 가장 큰 고민이며 불행한 일일 것이다.
<맞아 언니 상담소>는 그렇게 이야기가 시작된다. 억울한 일, 속상한 일, 짜증나는 일 등 이 모든 일이 고민이 되는 아이들. 누가 100% 자신을 지지해주기만 해도 좀 해소될 것 같은데 내 주위 사람들은 객관적으로만 보거나 무족건 네가 잘못했다고 한다. 그래서 아이들은 더 화가 나고 속상하고 억울하다. 그럴 때 누군가 옆에서 “맞아, 맞아”라고 해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미래, 세나와 은별이는 그렇게 “맞아 언니”라는 고민 상담 카페를 만들게 된다.
“무조건 내가 맞는다고 해 주면 안 돼? 나도 안다고. 내 말이 다 옳지는 않다는 거. 그래도 그냥 그 순간만은 맞아, 라고 해 주면 얼마나 좋냐고! “…12p
처음엔 자신들처럼 고민이 있을 때 그렇게 지지해줄 수 있는 누군가가 되어주고 싶어서 만든 고민 상담 카페이지만 세 친구와 선우는 같은 또래의 고민 글을 읽고 또 답을 달아주면서 그들 자신도 함께 고민이 해소되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자신의 문제를 비슷한 고민의 또래 글을 읽으며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되고 그러면서 그들은 조금씩 성장해 나아가는 것이다.
하지만 이 글들에 무조건 “맞아 맞아”라고 답을 달아주다 보니 문제점이 생기기도 한다. 이 답글을 자기 마음대로 해석하여 자신의 감정을 우선시 하고 복수를 하게 된 아이가 생겨났기 때문이다. 맞아 언니들은 이 문제에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다. 그러면서 이 아이들은 문제아만 고민을 안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 어떤 아이든 어떤 형식으로든 고민을 안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맞아 언니는 무조건 ‘맞아’라고 하지는 않을 거야. 맞지 않을 때에는 맞지 않다고 할 거라고.”…191p
누군가가 고민을 이야기해 올 때 어떤 사람은 그 고민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기도 하고 어떤 사람들은 무조건 동조해 주기도 한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 우선시 되고 중요시 되는 것은 바로 “제대로 들어주는 것”이 아닐까? 누군가 내 말에 귀 기울여 들어준다는 사실 만으로도 사람의 마음은 풀어지게 되니 말이다.
어른도 실수를 한다. 아이들은 아직 미숙한 부분이 많으니 당연히 실수를 한다. 하지만 그 실수를 하고 나서의 행동에 따라 결과는 많이 달라진다. <맞아 언니 상담소> 속 아이들은 똑같이 실수를 하고 잘못을 하지만 자기 자신에게 무척이나 솔직하다. 그래서 반성하고 다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이런 아이들의 순수함이 직접 전해지다 보니 책을 읽으며 저절로 미소지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