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두더지
출간일 2012년 6월 12일 | ISBN 978-89-491-0170-5
패키지 변형판 158x225 · 68쪽 | 연령 5세 이상 | 가격 14,000원
시리즈 비룡소 창작 그림책 45 | 분야 그림동화, 문화/예술
수상/추천 황금도깨비상, 한국유치원총연합회 선정 도서
2012년 제18회 황금도깨비상 그림책 부문 수상작
‘행복한 내일을 준비하는 오늘도 난 행복해.’
진정한 행복의 비밀을 알려 주는, 어른과 아이가 함께 보는 그림책
2012년 황금도깨비상을 수상한 창작 그림책 『행복한 두더지』가 (주)비룡소에서 출간되었다. 황금도깨비상은 1992년 제정된 국내 최초 어린이 문학상으로, 신인 작가들의 발굴과 국내 그림책 시장 발전에 큰 역할을 해 왔다. 이번 수상작인 『행복한 두더지』는 땅속 집에 홀로 사는 외로운 두더지가 땅속 집을 친구들을 위한 공간으로 꾸미고 곰과 개구리, 토끼와 구렁이를 맞아들이면서 진정한 행복을 맛보는 과정을 간결한 글과 정교한 판화에 담아냈다. 신인작가의 작품답지 않게 정통 회화성과 전문적인 기량이 엿보이는 판화에서는 작가의 숨결과 수고가 여실히 느껴진다. 세밀하고 정교한 작업을 위해 오래도록 애쓰고 노력한 흔적이 역력하다. 요즘 같은 디지털 시대에 흔히 만나기 어려운 아날로그적 기법으로 완성한 그림이어서 의미가 더욱 크다. 판화 특유의 색감과 질감이 고스란히 드러나고 여기에 세련되고 절제된 디자인이 더해져 미감을 풍부하게 하는 감각적인 그림책이 완성되었다. 마치 시집을 보는 것처럼 여운이 느껴지는 간결한 글과 현실과 꿈, 꿈속 꿈을 넘나드는 독특한 이야기 구조는 책을 자세히 들여다보며 생각해 보게 하는 힘을 가진다. 어린이뿐 아니라 어른들도 공감할 수 있는 그림책으로, 기프트북으로도 손색이 없다.
◆ 심사평
판화 기법이라는 독자적인 조형 양식과 탁월한 색채 감각으로 두더지의 세상을 신선하게 보여 주었다. 그림 한 장면마다 완결된 예술성이 이야기의 힘을 북돋우면서 “난 정말 행복해!”라고 말하는 작가의 당당함마저 느껴진다
-최승호, 권혁수, 이호백
◆ 작가의 말
오랜 시간 동안 공을 들여야 하는 판화를 방안에서 홀로 작업하면서 외로움과 사람에 대한 그리움을 느꼈다. 어쩌면 캄캄한 굴속에 홀로 지내는 두더지는 어두운 방 안에서 스탠드에 의지한 채 밤에 일해야 했던 내 모습이기도 했다. ‘이 외로움을 어떻게 극복할까.’라는 고민에서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누구나 외로움을 안고 살아가기 때문에 우리 모두의 이야기가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했고, 자신의 외로움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을 이야기하고 싶었다. 행복한 내일을 꿈꾸며 애쓰고 노력하는 오늘은 더욱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어린이들이 이 그림책을 통해 공감과 위로를 얻음과 동시에 외로움을 극복할 수 있는 힘이 이미 자신 안에 있음을 깨닫길 바란다. 마음을 열고 노력하는 과정에서 얻은 설렘과 기쁨은 행복의 또 다른 이름으로, 건강한 성장의 밑거름이 되어 줄 것이다.
◆ 작품 설명
외로운 두더지의 행복한 집짓기
나쁜 시력과 소심한 성격을 지닌 두더지는 외톨이다. 세상 어느 누구도 두더지에게 관심 없다. 결국 두더지는 용기를 잃고 땅속 집으로 숨어 버린다. 두더지는 혼자 차를 마시고, 텔레비전을 보고, 잠이 든다. 홀로 지내는 일상에 익숙해지던 어느 날, 집을 꾸며 보기로 마음먹는다. 두더지는 욕실과 거실을 만들고 아름다운 꽃을 가꾸고 맛있는 음식도 준비하며 행복을 맛본다. 하지만 여전히 혼자인 채 잠이 든다. 똑똑똑. 누가 찾아온 걸까? 겨울잠 잘 준비를 못한 곰, 집을 잃은 개구리, 겨우내 먹을 식량을 준비하지 못한 토끼와 구렁이가 차례로 문을 두드린다. 두더지는 친구들을 위해 따뜻한 방과 욕조, 음식을 내어 주고 친구들 곁에서 행복하게 잠이 든다. 그런데, 잠에서 깨어나 보니 아무도 없다. 그때, 똑똑똑. 문 두드리는 소리가 또렷이 들려온다.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누구나 외로움을 안고 산다. 사람들로부터 소외되기도 하지만 사람들 가운데서도 스스로 마음을 열지 못하면 외롭다. 외로운 두더지는 곧 우리 모두의 모습이기도 하다. 『행복한 두더지』는 땅속 두더지처럼 마음의 집이라는 자기만의 세계에 갇힌 독자들에게 마음을 열고, 그 공간을 친구를 위한 공간으로 만들어 나갈 것을 넌지시 제안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설렘과 기쁨을 동반한 행복이 찾아올 것이라는 기대를 전한다. 간결한 글은 마치 시집을 보는 것처럼 한 문장 한 문장에서 여운이 느껴져 곱씹게 된다. 또한 현실에서 꿈을 꾸고, 꿈속 꿈을 꾸다가 똑똑똑 소리에 현실로 깨어 나오는 이야기 구조는 긴장감을 돋우며 반전의 묘미를 느끼게 한다. 따라서 여러 번 자세히 들여다보며 생각해 보게끔 하는 힘을 가진 그림책이다.
수작업 느낌이 베어난 정교하고 아름다운 판화
이 그림책의 모든 그림은 고무 판화로 완성되었다. 세밀한 밑그림대로 고무판을 파서 먹판을 찍고 마카로 색을 입혀 완성한 40여 컷의 반듯하고 정교한 판화에 작가의 숨결과 수고가 깃들어 있다. 판화 특유의 색감과 질감이 고스란히 드러나 원화를 보고 있는 듯한 감동을 전한다. 반복되는 패턴과 반듯한 먹선, 단단한 색감이 어우러진 그림은 오래도록 들여다보게 만드는 묘한 매력을 발산한다. 또한 오롯이 그림에 집중하고 음미할 수 있도록 충분한 여백을 활용해 간결한 글과 작은 아이콘을 배치했다. 그림에 이야기 장치를 숨겨 놓기도 했다. 그림을 유심히 본 독자라면 ‘현실-꿈-꿈속 꿈-꿈-현실’로 돌아오는 이야기 구조 가운데 ‘현실’인 장면에서만 빨간 사과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