셜리야, 목욕은 이제 그만!
원제 Time to get out of bath, Shirley!
출간일 2004년 5월 7일 | ISBN 978-89-491-1124-7
패키지 양장 · 변형판 · 32쪽 | 연령 4~7세 | 가격 14,000원
시리즈 비룡소의 그림동화 126 | 분야 그림동화
두 번의 케이트 그리너웨이 상, 독일의 쿠르트 마슐러 에밀 상을 받은 세계적인 그림책 작가 존 버닝햄의 새 작품
“셜리야, 이제 욕조에서 나올 시간이야!” 엄마가 부르지만 셜리는 이미 배수구 아래로 신비한 모헝을 떠났습니다. 흰 말을 탄 기사도 만나고 성 둘레 연못을 떠다니는 왕과 왕비도 만나요. 욕실에서 잔소리를 늘어놓는 엄마와 모험의 세계로 떠난 셜 리가 양면에 나란히 보이네요.
목욕 중이던 셜리 어디에 갔나?
엄마가 이이를 목욕시키려면 두 번이나 난리를 치러야 한다. 처음엔 안 하려고 떼쓰던 아이가 한 번 들어가면 나오려 하질 않는 것이다. 꼬물꼬물 장난만 치고 있는 아이가 정말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엄마는 알려고 한 적이 있을까? 『셜리야, 목욕은 이제 그만!』에서 셜리는 목욕 중이다. 셜리가 욕조 안에 있는 사이 엄마는 셜리는 목욕을 자주 해라, 옷 좀 던져 놓지 마라, 네 옷은 네가 개라 하고 잔소리를 늘어놓는다. 셜리를 보지도 않고 말이다. 첫 페이지에서 욕조에 있던 셜리는 그 다음부터 엄마와 함께 있는 장면이 하나도 없다. 엄마는 엄마대로 셜리가 벌려 놓은 일을 야단치기에 바쁘고 셜리는 셜리대로 자신만의 세계로 모험을 떠난다. 흰 말 탄 기사를 만나고 성 둘레 연못을 떠다니는 왕과 왕비와 막대기 복싱을 하기도 하고 말이다.
접점이 없는 엄마의 세계와 셜리의 세계
존 버닝햄이 세계적인 그림책 작가로 이름이 높은 것은 아이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기 때문이다. 아홉 살짜리 보다 다섯 살짜리와 말하는 게 더 편하다는 그는 아이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어른이 아니라 친구 말을 듣고 그 느낌을 공유하는 아이의 눈을 가졌다. 그래서 아이를 이해해주지 않는 어른들에게 할 말이 많다. 『지각대장 존』에서는 학생의 말을 듣지 않는 권위주의적인 교사상을, 『셜리야, 목욕은 이제 그만!』에서는 아이의 세계에 무관심한 부모상을 비판하고 있다. 이 책에서는 잔소리만 하는 엄마를 왼쪽 페이지에, 모험을 떠난 셜리는 오른쪽 페이지에 나란히 대조되게 배열해서 공감될 수 없는 서로의 세계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작가는 엄마의 페이지를 단조로운 터치와 밋밋한 색으로 표현하고 배경을 색 없이 하얗게 비워둔 반면 셜리의 페이지는 선을 여러 번 겹치거나 다채롭고 밀도 있는 색을 칠해 무게감을 줌으로써 자신이 어느 편에서 둘을 바라보고 있는지 알려준다. 또 엄마만 계속 말하고 셜리는 단 한마디도 하지 않는다. 이해하려는 시도도 하지 않고 요구만 하는 엄마에 대한 항의의 뜻도 있지만 셜리의 눈에만 비쳐지는 상상의 세계에서는 말이 글이 아닌 그림으로 표현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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