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머니라고? 나한테는 호주머니가 없잖아!”

리자와 함께 빨래방에 간 코듀로이는 자기도 호주머니를 갖고 싶어 리자 몰래 직접 호주머니 만들 만한 게 있나 찾아 나선다. 알록달록한 수건들도 찾아보고, 빨래 보따리도 뒤져 본다. 그러다 빨랫감들과 섞여 건조기에 들어갈 뻔하고, 비누 가루에 파묻히기도 한다. 하지만 코듀로이에게는 이런 모든 상황들이 위험이 아닌 모험이 된다. 빨래 보따리는 어느새 어둡고 시원한 동굴이 되고, 미끌미끌한 비누 가루는 반짝반짝 빛나는 하얀 눈이 된다. 리자가 걱정하는 것도 모르고 신나는 모험을 즐기던 코듀로이는 스르르 잠이 들고, 다음 날 리자는 코듀로이를 찾아간다. 그리고 그날 당장 코듀로이에게 보랏빛 호주머니를 만들어 준다.

아이들의 순수하고 따뜻한 마음을 잘 포착한 이 작품은 호주머니가 갖고 싶어 직접 찾아 나서는 꼬마 곰 코듀로이의 사랑스러운 모험을 그리고 있다.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꼬마 곰 코듀로이의 용기와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과 상상력, 낯선 상황에서도 모험을 즐기는 코듀로이의 모습은 아이들 모습 그대로다. 사라진 코듀로이를 걱정하며 코듀로이를 위해 호주머니를 만들어 주는 리자의 모습은 마치 아이를 사랑하고 돌보는 부모 같다. 천진난만한 아이뿐만 아니라 아이를 사랑하는 부모들의 심리까지 따뜻하게 그려진 이 책은 부모와 아이들 모두에게 잔잔한 감동을 전해 줄 것이다.

딱딱하면서도 부드러운 독특한 그림으로 전하는 사랑과 우정

선이 굵고 딱딱한 판화와 따뜻함이 묻어나는 수채화가 섞인 듯한 독특한 삽화가 코듀로이의 빨래방 모험을 더욱 생생하고 따뜻하게 전달한다. 호기심 가득한 꼬마 곰 인형의 귀여운 표정과 몸짓, 코듀로이를 걱정하는 리자의 근심 어린 표정들도 생동감 있게 표현하여 이야기에 재미를 더한다. 얼굴색이 다른 등장인물들과 아이들에게는 낯선 빨래방이라는 공간은 아이들에게 다른 문화와 더 넓은 세계를 경험할 수 있게 하고, 흥미를 돋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