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린 후 차차 갬

김선희 | 그림 김종수

출간일 2001년 3월 15일 | ISBN 978-89-491-2018-8 (89-491-2018-6)

패키지 반양장 · 신국판 152x225mm · 192쪽 | 연령 12~20세 | 가격 1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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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2001년 제7회 황금도깨비상 장편동화 부문 수상작.

열두 살 소녀의 진짜 어른 되기. 사람들은 나를 문제아라고 할지도 몰라요. 위선적인 어른들처럼 살기도 싫고요. 사는 게 힘들 때도 있어요. 하지만 진짜 어른이 되려면 키도 더 크고 나이도 더 먹어야 할 뿐만 아니라, 거친 바람과 눈, 비도 이겨 내야 한대요.

편집자 리뷰

문장의 스타일과 맛이 살아 있다. 이 글의 주인공 미소라는 아이는 주위의 세상에 대하여 능동적이고 비판적이어서 삶의 비밀을 엿보며 터득해 가는 성장소설 주인공의 자질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 – 김화영(문학 평론가)

사춘기 소녀의 비딱한 시선 속에 들어오는 이혼한 부모와 어른들의 모습은 비딱할 수밖에 없다. 고개를 45도 각도로 꺾고 세상을 삐딱하게 보는 신경질적이고 예민한 소녀의 성장 기록이 산뜻한 표현력에 잘 녹아 있다. – 하성란(소설가)

이야기를 끌고 나가는 힘이나 문장의 완성도 등 여러 가지 면에서 나은 작품이었다. – 최윤정(어린이문학 평론가)

황금도깨비상은 국내 어린이문학에 새로운 힘을 불어넣고 어린이문학의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비룡소에서 우리나라 어린이문학계 최초로 마련한 어린이문학상이다. 1992년부터 시작되어 2001년까지 모두 7회가 진행되었으며, 그 동안 임파『황룡사 방가지똥』, 김세온『이사가는 날』, 정순희『바람부는 날』, 한유민『난 북치는 게 좋아, 난 노래하는 게 좋아』등 역량 있는 많은 작가들을 발굴해왔다. 신인과 기성 작가 모두에게 문이 열려 있어 신인에게는 등단의 기회를, 기성 작가에게는 폭넓은 창작의 발판을 제공하는 어린이 문학상이다.

새 천년을 열면서 ‘2001년 제7회 황금도깨비상’은 새로운 각오와 방향성으로 ‘장편동화’ 부문과 ‘그림책 원고’ 부문으로 나뉘어 진행되었다. 장편동화 부문에 총 18편이, 그림책 원고 부문에는 총 23편이 각각 접수되었으며 장편동화 부문은 장은수, 하성란 씨가 예심을, 김화영 ,최윤정 씨가 본심을 맡았으며 그림책 원고 부문은 최승호, 김중철 씨가 예심 본심을 맡았다. 그 결과 그림책 원고 부문에는 아쉽게도 수상작이 없으며 장편동화 부문에서 김선희 씨의 「흐린 후 차차 갬」이 당선작으로는 조금 미흡한 면이 있으나 매끄러운 문장력과 아이들의 마음에 접근하려는 노력이 돋보이는 점을 감안, 가작으로 선정되었다.

『흐린 후 차차 갬』

이 글의 화자인 미소는 자존심 세고 자신만의 세계와 주관이 뚜렷한 열두 살 짜리 여자 아이다. 하지만 미소는 이름과는 달리 우울한 아이다. 어렸을 때 자신과는 상의도 없이 꿈을 찾아 떠나 버린 아빠, 말 없이 떠난 친구로 인해 미소는 사람들을 받아들이는 방법을 배우지 못했다. 미소는 바깥 세상과 타협하지 못하고 혼자 비밀일기장을 쓰고 수호산이라는 자신만의 비밀 공간을 만들어 낸다. 이러한 배경은 미소가 점점 더 큰 세상을 보는 과정에서 비판적이지만 삐딱한 시선으로 나타난다. 미소는 모범생들만 원하는 학교, 학생에 따라 대우가 달라지는 선생님, 위선적인 어른들, 유행이나 따라하고 끼리끼리 우르르 몰려다니는 반 아이들을 상대로 비판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로 인해 미소는 친구들이나 가족들에게 공격적인 태도를 취하게 된다.

자신은 왕따를 당한 것이 아니라 왕따를 시키는 거라고 생각하는 미소에게도 어느 날 친구가 생긴다. 예쁘고 모범생인데다 부잣집 딸인 부반장 현주와 아이들한테 왕따를 당하는 ‘달려라 통닭’이라는 별명을 가진 상희와 미소는 삼총사가 된다. 예기치 않은 순간에 세 아이는 자연스럽게 서로를 친구로 생각하게 되고 어렸을 때의 상처로 사람들을 믿지 않고 받아들이지 않았던 미소도 그 두 아이를 점점 친구로 받아들이게 된다. 어느 날 반에서 일어난 ‘도난 사건’으로 인해 서로의 관계가 껄끄러워지고 우정을 의심해 보기도 하지만 친구들의 도움으로 점점 친구들에 대한, 사람에 대한 신뢰감을 회복해 간다.

그리고 미소는 자신의 최대 콤플렉스였던 아빠에 대한 미움도 서서히 거둬들인다. 아빠가 그려 준 벽화를 통해 아빠의 사랑을 느끼고 나서 자신 안에 가두어 두었던 아빠에 대한 사랑을 끄집어내는 용기를 보여 준다.

미소는 이제 자신의 나이를 인정하고 현실을 받아들일 줄 알게 된다. 자연스럽게 깨닫고 인정할 수 있을 때까지 기다릴 줄 아는 이치를 깨닫는다. 온갖 사건과 정신적인 혼돈을 겪고 난 뒤, 미소는 여자가 되는 생리적인 현상을 맞이하면서 어른으로 가는 한 단계를 자연스럽게 밟아 나간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신경질적이고 예민한 사춘기 소녀 미소가 보는 세상은 삐딱하기만 하다. 하지만 미소의 이야기를 들어 보면 미소의 삐딱함이 이유 없는 반항만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미소는 이러한 상황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수호산과 비밀 일기장이라는 자신만의 비밀 공간을 만든다. 자신만의 공간 속에서 미소는 혼자서 사색을 하고 자신의 주관도 세워 나간다. 하지만 겉으로 표출되는 모습은 이유 없이 반항하고 고집만 센 문제아로 비춰질 뿐이다.

키가 크고 나이를 더 먹고 소녀들은 생리를 시작하면서 어른이 된다고 생각한다. 물로 이런 생리적인 현상들은 어른이 되어 가는 과정에서 빠질 수 없는 중요한 것들이다. 하지만 진짜 어른이 되는 데는 또 다른 중요한 성장이 필요하다.
수호산에서 만난 아저씨는 자신의 경험을 얘기하면서 미소에게 세상의 모습을 보여 준다. 50대의 아저씨가 “이제야 철이 든 것 같다.”고 말하듯이, 어른이 된다는 것은 자신을 책임지고 타인을 인정하고 포용할 줄 알게 되는 과정 속에서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
『흐린 후 차차 갬』은 어른이 되려면 키도 크고 나이도 들어야 하지만 진짜 어른이 되려면 거친 비바람과 세찬 눈보라도 꿋꿋이 이겨 내야 한다는 것을 보여 준다.

작가 소개

김선희

1964년 경기도 안성에서 태어났다. 서울예술대학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장편동화 『흐린 후 차차 갬』으로 2001년 제7회 황금도깨비상을 수상했다. 지금까지 쓴 책으로는 『열아홉 개의 새까만 눈』, 『할머니의 보릿고개』등이 있다.

김종수 그림

서울대학교 서양학과를 졸업하고 홍익대학교 산업미술대학원에서 의상디자인을 전공하고 있다. 한국 패션 일러스트레이션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했으며 『패션 일러스트레이션을 위한 재료와 기법』,『폴라리스 랩소디』, 『흐린 후 차차 갬』등에 그림을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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