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야, 늙은 5학년

조경숙, 정지혜

출간일 2009년 12월 30일 | ISBN 978-89-491-2122-2

패키지 변형판 147x210 · 236쪽 | 연령 10세 이상 | 가격 12,000원

책소개

“삐이익, 행복의 호루라기를 불어요.”

열다섯 살 탈북 소년 명우의 달콤 쌉싸래한 서울 이야기

 

동화작가 조경숙의 장편동화『나는야, 늙은 5학년』이 (주)비룡소에서 출간되었다. 조경숙의 데뷔작 『만길이의 봄』은 조선 시대의 거장 단원 김홍도와 시골 소년 만길이의 마지막 우정을 담은 역사 동화로, 한국문화예술위원히 우수문학도서로 선정되기도 했다. 데뷔작 때부터 새로운 영역의 이야기를 소재로 삼아 풀어냈던 작가의 이력답게 이번 작품에서도 국내 아동문학에서 그다지 다뤄지지 않았던 탈북 소년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주인공 명우는 조금 특별하다. 키 130센티미터, 몸무게 27킬로그램, 아직도 가지고 있는 유치. 이것이 열다섯 살 명우의 모습이다. 명우는 스무 살 형을 따라 중국을 거쳐 북에서 온 탈북자다. 먼저 서울로 건너간 형이 브로커를 통해서 명우를 데려왔고, 아직 부족한 돈 때문에 엄마와 누나는 여전히 중국에 머물고 있다. 자신을 잡으러 오는 소리에 심장이 터질 것 같은 공포를 이겨내고 도착한 서울은 배불리 먹을 수 있지만, 마음 한곳을 허기지게 하는 곳이다. 가난 때문에 정규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 명우는 초등학교 5학년부터 다시 시작하게 된다. 못 먹어서 키도 작고 낯선 서울 생활이 힘들지만, 스스로 단단해지기로 한다. 자기 이익에 따라 얼굴을 바꾸는 남한 사회의 어른들, “굶어죽는 걸 구해 줬으면 감사합니다, 하면서 엎드려 있어야지 건방지게 어디 우리랑 같아지려고 하는 거야?”, “가서 구걸이나 하고 살아!” 하고 소리치며 어른들보다 더 잔인하게 따돌리는 아이들, 굶어 죽다시피 하는 북한 주민들과는 달리 강아지 죽음조차 대접받는 남한 사회의 모습 등 작가는 너무나도 사실적으로 탈북 소년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다. 동시에 이는 자기에게 도움이 되지 않으면 무관심해지는 편견으로 똘똘 뭉친 우리 사회에 대한 비판이기도 하다.

 

작가는 오래전 우연한 기회에 서울에 있는 탈북청소년 학교를 방문한 적이 있는데 그곳 교장 선생님으로부터 학교 행사나 갖가지 이야기들을 들으며 탈북 어린이에 대한 이야기를 써야겠다고 결심했다고 한다. 자료를 모으면서 아이들이 겪은 끔찍한 상황과 경험들에 눈을 돌리고 싶었지만 이미 우리 사회에 깊숙이 들어와 있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한 번은 써야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이야기를 이어갔다. 세계화, 국제화의 이름에 걸맞게 아이들은 세계 곳곳에서 앞다투어 색다르고 다양한 경험을 하고 있지만, 정작 우리의 아주 가까운 주변을 돌아보는 데는 소홀하기도 하다. 작가는 대한민국에 탈북 아이들이 어떻게 적응해 가는지 그들이 가지는 꿈과 애환, 그리고 희망을 담백하고도 담담한 어조로 그려내고 있다.

 

“명우는 죽음을 넘어 이곳으로 왔습니다. 명우는 이제 더 이상 배가 고프지도 춥지도 않습니다. 그래도 무언가 채워지지 않는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사랑입니다. 따뜻한 겨울이 오기까지 명우는 많은 일들을 겪었습니다. 그러나 이겨왔습니다. 앞으로도 이겨나갈 것입니다. 우리의 사랑이 있다면요.”라는 작가의 말처럼, 작가는 북한을 탈출하면서 극한의 경험을 체험한 명우의 이야기를 통해서 탈북 아이들의 이야기가‘그들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 생활 곳곳에서 숨쉬는‘우리의 이야기’로 받아들여지길 바라고 있다.

편집자 리뷰

넘어져도, 쓰러져도, 결코 포기하지 않아

 

탈북자들이 교육을 받으며 생활하게 되는 하나원을 나오면서 명우는 남한 사회 내 다양한 인물들을 만난다. 무조건적이면서도 따듯한 사랑을 보여 주는 자원 봉사 선생님처럼 친근하게 명우를 도와주는 인물이 있는가 하면, 탈북자인 처지를 이용하려는 형의 애인과 같은 존재도 있고 같은 탈북자 신세지만 이득을 서로 다투는 브로커 아저씨도 만난다. 아이들 세계도 마찬가지다. 철이 없긴 하지만 해맑게 명우를 친구로 받아들여 주는 은지가 있는 반면, 못 먹고 헐벗었던 시절을 놀려대는 동진이와 같은 아이도 있다. 또 아이들에게 따돌림을 당하지 않게 도와주다가도 막상 자기에게 누를 입히게 될까 봐 몸을 사리게 되는 옆 반 담임인 비행접시 선생님과 같은 캐릭터도 있다. 명우가 다양하게 접하게 되는 사람들의 모습은 우리의 자화상이기도 하다. 명우는 때로는 사람에게 실망하고 때로는 사람에게 희망을 얻고 그런 과정 속에 넘어져도, 쓰러져도 결코 포기하지 않는 용기를 독자들에게까지 전달한다.

 

 

너희에게 아무것도 아닌 일들

 

작품 곳곳에는 주인공 명우가 남한 사회에서 겪는 온갖 어려움들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무조건적으로 영어 공부에 매달리는 아이들의 모습, 학교 급식 때 밥반찬을 투덜거리며 음식을 버려 버리는 모습, 북한에서는 사람의 죽음이 남한의 강아지의 죽음만큼도 안 되는 데서 오는 비애 등 명우는 큰 문화 차이를 경험한다. ‘너희에겐 아무것도 아닌 일들’이 명우에겐 너무나도 큰 것이다. 하지만 이런 차이가 있기에 서로에 대한 이해는 더욱 커질 수 있는 것이다. 있는 그대로의 상태에서 상대방을 인정하는 것이야말로 서로 함께하는 가장 빠른 지름길임을 반 친구들과 우정을 통해 보여 준다.

작품 내용)

중국을 거쳐 탈북한 두 형제가 서울에 정착하기까지의 이야기. 동생 명우는 먼저 탈북하여 서울에 정착한 형의 힘으로 서울에 오게 된다. 우선 하나원에서의 생활을 거쳐, 초등학교 5학년에 편입하게 된 명우는 못 먹어서 키도 작고 낯선 서울 생활이 힘들지만, 자신을 경계하는 낯선 눈동자 속에서 또 다른 우정의 힘을 느끼며 행복한 자신의 미래를 꿈꾸어간다.

작가 소개

조경숙

1962년 경기도 광주에서 태어났다. 숙명여자대학교를 졸업하고, 「돌아온 바다」로 월간 샘터의 ‘엄마가 쓴 동화상’을, 「마음으로 듣는 소리」로 계몽아동문학상을 받았다. 2006년 현재 계몽아동문학회 회원이다. 지은 책으로 「동화로 읽는 파브르 곤충기」 시리즈, 『잠이 안 와』, 「점이와 도비의 도자기 만들기」, 「초록반 키다리 선생님」, 「통통 할머니와 홀쭉 할머니」 등이 있다.

정지혜

서울에서 태어나 자랐고, 대학에서 만화 예술을 공부했다. 그림책을 만들면서 그림으로 아이들과 소통하는 다양한 방법을 찾고 있다. 그림을 그린 책으로는 『어린이집 바깥 놀이』, 『골목에서 소리가 난다』, 『연보랏빛 양산이 날아오를 때』등이 있고, 지은 책으로는 『다 내 거야!』가 있다.

독자리뷰(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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