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플 땐 매운 떡볶이
출간일 2011년 9월 10일 | ISBN 978-89-491-2135-2
패키지 반양장 · 변형판 · 196쪽 | 연령 13세 이상 | 가격 12,000원
시리즈 일공일삼 시리즈 73 | 분야 문학, 읽기책
수상/추천 서울시립어린이도서관 사서 추천 도서, 아침독서 추천 도서
한국 동화의 새로운 상상력
황금도깨비상 수상작『건방진 도도 군』의 작가
강정연이 들려주는 두 소녀의 요절복통 끈끈한 우정 이야기
“세상엔 우리 마음대로 해도 되는 일이 분명히 있다고!”
황금도깨비상 수상작가 강정연의 신작 동화 『슬플 땐 매운 떡볶이』가 비룡소에서 출간되었다. 개성적인 동물 캐릭터와 현실적인 메시지를 담은『건방진 도도 군』으로 , “빈 구석을 찾아내기 힘들 정도로 잘 만들어졌다. 우리 동물 이야기도 진화하고 있다.”(원종찬,『한국 아동문학의 쟁점』중에서)라는 평을 받았던 강정연은 국내에서 가장 주목받는 동화작가로,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이번 신작은 구 년째 서로 단짝인 선머슴 같은 산하와 장애가 있는 솔희의 알콩달콩 우정 이야기를 담아내며 발랄하고 흥미로운 캐릭터를 보여 주고 있다.
키가 삐죽 큰 산하와 자그마한 말라깽이 솔희는 유치원도 같이 다녔고, 초등학교도 같이 다니고, 집에서 공부도 같이 한다. 게다가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6학년 때까지 4년 내내 기적처럼 같은 반이기도 하다. 거기에 아래윗집에 살기까지, 구 년째 단짝이다. 서로가 서로의 환상의 짝꿍임을 얘기하며, 소녀 시절에 벌일 수 있는 갖가지 재미난 일들을 짜내 실행에 옮긴다. 때로는 성공하고, 때로는 좌절되는 둘만의 이야기들은 유쾌하고 재기발랄하다. 치렁치렁 긴 머리도 싹둑 자를 수 있고, 여자애들 괴롭히는 비겁한 남자애들에게 매운 맛도 보여 주고, ‘놀토’엔 잠옷 파티도 하고, 무지무지 슬플 땐 엄청 매운 떡볶이를 직접 만들어 실컷 먹기도 하고, 부모님 없이 몰래 떠나는 여행도 계획한다. 이렇게 신나게 노는 동안에도 잊지 않는 건 서로에 대한 배려와 신뢰다. 환상의 짝꿍이 될 수 있는 우정의 비밀은 바로 신뢰에 있다는 것을 이 동화는 유머러스한 문체로 말한다.
■ 동화는 나의 놀이터, 제대로 놀아 보자고!
아동문학평론가 김서정은 “그의 글에 ‘있는’ 어떤 것이 아니라 ‘없는’ 어떤 것 때문에 흥미를 갖게 한다”고 말한 바 있다. “강박에서의 자유로움 자체가 주는 활력이다. 삶에 주눅 들지 않는 가뿐한 상상력, 거침없이 줄달음질쳐 나가는 서사, 반사적으로 튀어나오는 듯한 대화가 강정연의 글에 생기와 속도감을 불어넣으며 그의 글에 주목하게 만든다.”고 했다. (「동화는 나의 놀이터」-강정연론, 《열린어린이》 중에서) 이러한 평은, ‘동화는 나의 놀이터’라고 하는 작가의 동화관과도 맞닿아 있다. 그만큼 교훈성과 무언가를 가르치려 하는 큰 주제 의식을 떠나 이번 동화는 조금이라도 아이들의 휴식처가 되고자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신작은 작가의 동화 신념을 가장 잘 말해 주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이미 3살만 되어도 문화센터를 비롯해서 엄마가 짜 준 꽉 찬 일정을 소화해 내야 하는 요즘의 아이들에게, ‘도대체 어떻게 놀아야 하는 건지’, ‘친구랑 노는 방법은 아는 건지’라는 질문을 던져 볼 만도 하다. 놀이터에서 초등학교 아이들이 사라진 지 오래되었고, 학원이 아이들의 기본 생활터전이 된 현실에서, 이번 작품은 아이들에게 ‘신나게 노는 건’ 어떤 건지 제대로 보여 주고 있다.
■ 환상의 짝꿍, ‘당당 공주 솔희’와 ‘선머슴 소녀 산하’가 펼치는 위풍당당 프로젝트!
솔희와 산하는 웬만한 어른도 당할 수 없을 만큼 당당하고 솔직하다. 어릴 때 겪은 병으로 솔희는 남들처럼 빨리 걷지도 못한다. 꿋꿋한 모습으로 늘 공주를 꿈꾸며 예쁘게 치마를 입고 다니는 솔희지만, 때로는 딴 친구들의 놀림감이 되기도 한다. 운동장을 지나다 넘어지자 속옷이 보이게 되고 같은 반 남자아이들이 이를 놀린다. 담임 선생님은 무심코 솔희에게 다리도 불편한데 앞으로 바지를 입는 게 어떠냐라고 얘기한다. 솔희는 조용히 수긍하기보다, “넘어질 걸 미리 걱정한다면 저뿐만 아니라 모두가 바지를 입는 게 더 좋겠지요. 제 다리는 힘이 좀 없고 좀 느릴 뿐이지 치마를 입는 데는 아무 문제없다.”라고 얘기한다. 넘어질까 봐 치마를 입지 말아야 하는 게 아니라, 친구들끼리 서로 넘어뜨리지 않도록 조심하는 게 먼저’라는 얘기도 선생님께 잊지 않는다.
꿈을 갖게 되고 키워가는 유년기의 아이들에게 가장 소중한 것을 뭘까? 바로 자신에 대한 믿음과 남앞에서 스스로를 존중할 수 있는 위풍당당한 마음일 것이다. 하루하루 신나는 일상 속에 솔희와 산하는 이런 가치를 어느덧 익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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