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랑이와 분홍이
원제 Yellow & Pink
출간일 2005년 10월 4일 | ISBN 978-89-491-6066-5
패키지 양장 · 32쪽 | 연령 7~10세 | 가격 9,000원
시리즈 난 책읽기가 좋아, 난 책읽기가 좋아 초록 단계 | 분야 읽기책
인간 존재의 허를 찌르는 유머와 풍자
윌리엄 스타이그가 던지는 존재에 대한 물음!
칼데콧 상과 뉴베리 상의 수상 작가이자 미국의 대표적인 그림책 작가 겸 화가인 윌리엄 스타이그의 그림책 『노랑이와 분홍이』가 비룡소에서 나왔다. 영화화된 그림동화 『슈렉!』의 원작자이기도 한 스타이그는 그림책에서 보기 드문, 시니컬하고 고정관념을 깨는 유머로 유명하다. 이 책에서도 특유의 예리한 유머를 구사하면서 풍자적인 색채를 드러내고 있다.
나는 어디서 온 걸까?
『노랑이와 분홍이』의 주인공 노랑이와 분홍이는 나무 인형이지만 사실 인간 군상의 모습을 대표하는 등장인물들이다.
어느 날 눈 떠 보니 자신들이 햇볕 아래 누워 있음을 깨닫게 되는 두 나무 인형은 각각의 색깔에 따라 노랑이와 분홍이라고 불린다. 둘은 눈을 뜨자마자 “나는 누구일까?”, “나는 어디서 왔을까?” 하는 존재론적인 고민에 빠지게 되고, 이때부터 자신들의 존재의 근원에 대한 논쟁이 시작된다. 분홍이는 서로의 모습이 훌륭하기 때문에 누군가 자신들을 만들었을 거라 말한다. 하지만 노랑이는 “우리처럼 복잡하고 완벽한 걸 누가 만들 수 있겠냐?”며 모두 우연히 만들어진 것이라고 주장한다. 다리는 나뭇가지가 바위에 떨어져 쪼개져서 생긴 것이고 입은 얼어서 구멍이 생긴 것이며 손가락, 발가락은 번개에 맞아 생긴 것, 귓구멍과 콧구멍은 딱따구리가 쫀 것, 색깔은 물감 위를 굴렀기 때문에 입혀진 것이라고 말이다. 이를 믿지 못하는 분홍이는 어이없어 할 뿐. 마침 그때 한 아저씨가 와서 두 인형을 들고는 “잘 말랐군.” 하며 가져간다. 하지만 두 인형은 끝내 자신들이 어떻게 생겨났으며 이 아저씨가 누구인지 알지 못한다.
자신을 만든 사람을 보고도 그 사람이 누구인지 알지 못하는 나무 인형이 자신이 얼마나 복잡하고 완벽하냐고 뽐내면서 자신의 완벽함을 맹신하는 모습은 독자들의 실소를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게다가 말도 안 되는 논리와 억지로 자신이 우연히 생겼다고 고집을 피우는 모습은 답답하기까지 하다. 하지만 스타이그는 이 우스꽝스럽고 멋모르는 두 인형의 논쟁을 통해, 특히 노랑이의 강력한 억지와 주장 속에서 인형이 아닌 바로 인간의 오류를 비꼬아 보여 주는 듯하다.
오늘날의 인간 역시 첨단의 과학을 누리며 살고 있다 해도 자신의 존재의 근원에 대한 정확한 답을 알지 못한다. 그런데도 마치 모든 것을 아는 양, 모든 것을 통제할 수 있는 양 자만심을 부리고 있다. 마치 이 책 속의 인형들이 독자들의 눈에 한심하고 우스꽝스럽게 비치는 것처럼 혹 우리의 한계를 넘어서는 존재가 있다면 우리는 이렇게 우습게 보일 것이라고 작가는 비웃고 있는 것이다.
단순한 색, 단순한 선의 그림으로 전달하는 철학적인 메시지
노랑이와 분홍이의 세상은 매우 단순하다. 다른 모든 것은 흑백이고 자신들의 색만 선명한 노랑과 분홍색이다. 스타이그는 색과 선을 매우 단순화하여 그림 속에 흐르는 중심 메시지를 더욱 분명하게 전달한다. 뿐만 아니라 모든 것을 자기중심적으로 바라보고 그 외의 것은 안중에도 없는 인간들의 이기적이고 근시안적인 시각도 효과적으로 형상화했다.??
이러한 날카로운 풍자와 비판의 메시지 속에서도, 미국의 인기 카투니스트의 그림답게 자유롭고 익살맞은 그림은 어린이 독자들에게도 웃음을 전해 줄 것이다.
도서 | 제목 | 댓글 | 작성자 | 날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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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발한 상상이 돋보이는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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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미희 | 2009.4.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