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페티

원제 Pink Patti

도그마 키돌루에 | 그림 김종수 | 옮김 유혜자

출간일 2001년 5월 4일 | ISBN 978-89-491-8013-7 (89-491-8013-8)

패키지 반양장 · 변형판 150x210 · 217쪽 | 연령 11~13세 | 절판

책소개

햇살 머리 양카가 핑크걸 페티를 만나던 날

열두 살 사춘기 소녀의 짧은 여행 속에서 겪는 우정 이야기. 엄마아빠와 함께 떠난 방학 여행. 양카는 지루하기만 하다. 그런 양카 앞에 갑자기 나타난 아이 페티. 페티는 온통 분홍색 투성이다. 옷도 신발도 머리끈도 얼굴색도. 페티와 양카는 서로 살아가는 방식이 다른 아이들이지만 둘은 서로를 이해하고 믿는다. 있는 모습 그대로를 인정해 줄 줄 아는 아이들의 우정이 신선하다.

편집자 리뷰

12살, 사춘기 소녀의 짧은 여행

이 책의 배경은 이제 막 사춘기로 접어든 아이들과 너무나 닮았다. 양카와 페티가 만나게 되는 불안정한 장소 설정(‘여행지’)이 그렇고 두 아이의 만남과 헤어짐이 다시는 되풀이 될 수 없는 짧은 순간이라는 점이 그렇다. 이러한 점들은 사춘기 시절, 두 아이가 겪는 심적 변화를 세심하게 그려내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으며 아이들에게 현재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보고, 타인(친구)을 이해하도록 도와준다.

양카는 아파서 학교에 며칠 씩 가지 않아도 그 빈자리를 알아주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평범하고 조용한 아이이다. 또 엄마가 만들어준 고무줄 치마를 입고 사방으로 뻗친 머리를 하고 다니는 촌스럽고 순진한 아이이다. 늘 학교 성적으로 부모님께 꾸지람을 듣고 행동 하나하나에 대해 간섭을 받지만 가정과 학교에 대한 불만을 터뜨리거나 반항할 용기는 없다. 마음속으로는 일탈을 꿈꾸지만 행동으로 옮기지 못한다. 그래서 그저, 그런 일상들에 적응하고 순응하면서 살아간다. 이러한 양카의 모습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12살 아이들의 모습이다.

페티는 많은 사람들 속이라도, 아무리 멀리 있어도 쉽게 눈에 띄는 아이다. 화장도 서슴지 않고 하는 페티는 옷, 신발, 머리끈 등 온통 분홍색으로 치장하고 다닌다. 속칭 불량아라고 불리는 부류이다. 페티의 강한 이미지로 느껴지는 ‘분홍색’은 많은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아이와 어른의 기로에 서 있는 어중간한 처지, 화사하고 곱게 보이지만 쓸쓸한 느낌. 단색이 아닌 혼색이라는 점에서 오는 산만한 느낌 등. 페티의 성격과 처지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페티의 가정환경은 조금 특별나다. 엄마의 직업은 연예인이고 아빠는 누구인지도 모른다. 페티의 엄마는 페티에게 관심조차 없고 때때로 구타까지 한다. 마음 붙일 곳이 없는 페티는 여기저기 떠돌아다니는 것에 익숙하다. 잦은 가출과 방황. 이러한 일들의 반복으로 페티는 이상한 행동을 하기도 한다. 발작 같은 웃음과 기침. 도벽, 거짓말과 허풍. 남의 이목을 끌기 위한 과장된 행동은 아마 페티가 가지고 있는 최대한의 방어 도구 일지 모른다.

양카와 페티는 모든 것이 다르다. 성격, 외모, 환경. 하지만 둘은 그 누구보다도 서로를 이해하고 믿는다. 비록 여행지에서 우연히 만난 사이이고, 함께 보낸 시간은 짧지만 둘은 서로를 있는 그대로 인정할 줄 안다. 하지만 페티를 보는 어른들의 시각은 조금 다르다.

페티와 양카는 서로 살아가는 방식이 다르다는 것. 페티를 닮아서는 절대로 안 된다는 것.

페티가 아주 불량스러워 보인다는 것.

모두 다 양카를 걱정해서 하는 말이라는 것.

그러니 앞으로 말을 잘 들어야 한다는 것.

이것은 양카의 부모가 내린 지침들이다. 페티 때문에 양카가 도난사건에 휘말리게 되면서 페티와 어울리는 것을 더욱더 심하게 반대하는 것이다. 양카는 그런 부모와 페티 사이에서 갈등을 한다. 온통 페티뿐이면서도 선뜻 만나지 못하는 것이다. 결국, 이런 상황이 이어지다가 양카는 집으로 돌아간다. 페티와는 다시 못 만날 것 같은 예감이 들지만 어느 새 양카는 자신의 마음 속 깊숙이 들어선 페티를 발견한다.

영화를 보듯이 쉽게 읽혀지는 문체와 두 소녀가 겪어가는 이야기는 사춘기에 접어든 아이들에게 색다른 경험이 될 것이다. 특히 10대 아이들이 동성 또래 간에 겪을 수 있는 일들에 대한 심리 묘사가 군데군데 잘 표현되고 있어 읽는 재미가 크다. 서로 다른 모습에 대해 호기심과 동경을 갖는 두 아이. 서로를 관찰하면서 맹목적으로 서서히 빠져드는 과정. 그리고 친구에 대한 소유욕과 질투 등. 이 시기의 아이들의 특성들을 긴장감있게 풀어내고 있다.

작가 소개

도그마 키돌루에

1944년 독일 동프로이센 지방의 센스부룩에서 태어났다. 지금은 가족과 함께 타우누스 지방의 우징엔에서 살고 있으며 그간 아동문학과 청소년 문학 작품으로 좋은 평을 받았다. 독일 청소년 문학상을 포함하여 수많은 문학상을 수상한 바 있으며 지은 책으로는 『어리석은 암소』,『누가 벨을 눌렀지?』『프로라가 좋아 하는 것』,『불량 소녀』등이 있다.

김종수 그림

서울대학교 서양학과를 졸업하고 홍익대학교 산업미술대학원에서 의상디자인을 전공하고 있다. 한국 패션 일러스트레이션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했으며 『패션 일러스트레이션을 위한 재료와 기법』,『폴라리스 랩소디』, 『흐린 후 차차 갬』등에 그림을 그렸다.

유혜자 옮김

1960년 대전에서 태어났다. 스위스 취리히 대학에서 독일어와 경제학을 공부했고, 한남대학교 외국어교육원에서 독일어 강사를 역임했다. 현재 독일 문학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좀머 씨 이야기』, 『마법의 설탕 두 조각』, 『슈테판의 시간 여행』, 『단순하게 살아라』 등이 있다.

독자리뷰(2)
도서 제목 댓글 작성자 날짜
늘 학교 성적으로 부모님께
손은영 20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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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