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생 및 초등학교 저학년의 눈높이에 맞춰 쓰인 위인 동화 시리즈로, 국내를 대표하는 동화 작가들과 화가들이 대거 참여해 하늘 위에서 빛나는 신과 같은 존재가 아닌 옆자리 짝꿍처럼 친근한 새로운 위인상을 제시한다.
글로써 양반을 꾸짖은 실학자, 박지원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을 위한 위인 동화 「새싹 인물전」 시리즈의 44권 『박지원』이 (주)비룡소에서 출간되었다. 「새싹 인물전」 시리즈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동화 작가들과 만화가들이 참여한 창작 위인 동화로,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옆자리 짝꿍처럼 친근한 위인들의 면면을 알려 준다.
44권 『박지원』은 소설 「양반전」과 「호질」을 통해 ‘글로써 양반을 꾸짖은 실학자’로 널리 알려진 박지원의 일생을 담았다. 「경찰서여, 안녕」으로 문학동네 신인상을 수상하며 등단해 소설, 희곡, 청소년 소설, 어린이책 등 다방면으로 활동하는 작가 김종광이 글을 쓰고, 『심부름 말』, 『고맙습니다』 등을 통해 섬세하고 따스한 그림을 선보여 온 백보현이 그림을 그려, 실학자이자 작가로서 이름을 떨친 박지원의 삶을 다채롭게 되살려 냈다. 이 책에서는 양반의 허실을 꼬집었던 박지원의 비판적인 지식인으로서의 모습을 중점적으로 보여 주고 있다.
박지원은 1737년 조선의 이름난 양반가에서 태어났다. 장인 이보천과 처삼촌 이양천에게서 역사와 문장을 배웠으며, 스무 살 무렵부터 소설 쓰기에 열중해 「마장전」, 「예덕선생전」, 「양반전」 등을 썼다. 박지원의 소설은 백성들의 삶을 보살필 생각은 않고 제 욕심만 채우는 못된 양반들을 따끔하게 꼬집기 위한 것이었다. 박지원은 백성들을 위해 일할 관리를 뽑는 과거 시험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고 생각해서 과거 시험 치르기를 포기했다. 그 대신 백성들의 생활에 도움이 되는 학문을 연구하기로 결심하고, 뜻이 맞는 동료들과 함께 ‘북학파’를 이루었다. 상업과 공업을 발전시켜야 나라 살림이 넉넉해질 수 있다고 생각한 박지원과 북학파는 청나라의 앞선 기술을 배워 나라를 부강하게 만들자고 주장했다. 1780년 청나라 황제의 생일을 축하하는 사절단을 따라 청나라를 여행한 박지원은 여행 기록과 대화, 연구한 내용을 모아 『열하일기』를 썼다. 『열하일기』는 청나라의 새로운 문물에 대한 정보를 비롯해 재미있는 소설, 폭넓은 지식을 담은 특별한 책으로, 박지원의 연구 내용이 담겨 있는 역작이라 할 수 있다. 박지원은 1786년 쉰 살에 토목 공사를 맡아보던 선공감에 관리로 등용되었고, 평생 동안 연구해 온 실학을 활용해서 백성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방법을 시험하고 연구했다. 벼슬을 그만둔 뒤 쇠약해진 박지원은 1805년 숨을 거두었다.
부록에서는 박지원이 남긴 시, 편지글, 논설문 등 여러 가지 글을 살피고, 특히 널리 알려진 소설 작품인 「호질」과 「허생전」을 소개한다. 또한 박지원의 청나라 여행이 갖는 의미와 그 결과로 남긴 『열하일기』의 구성에 대해서 알아본다. 또 박지원과 함께 청나라의 새로운 문물을 배워 나라를 살찌우고자 했던 북학파 실학자들의 주장과 업적을 살펴본다. 마지막으로 정조의 문체반정을 통해서 박지원의 독창적인 문장이 일으킨 사회 변화를 되돌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