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하네 정말 묘해! 그림도 한 몫한다. 김진나 작가님의 글을 읽으며 전작을 보니 ‘도둑의 탄생’이라는 청소년소설이 있는데 판타지 이야기인데 세상과 다른 곳에서 도둑 교육을 받는 묘한 모험담이다. 잘난 언니와 비교되는 동생을 보면서 송미경 작가님과 비슷한 분위기를 느꼈다. (나를 잊지 말자 ‘학교가기싫은아이들이다니는학교’, 어떤 아이가, 우리 집에 놀러 오세요, 돌 씹어 먹는 아이, 바느질 아이, 복수의 여신, 일기 먹는 일기장) 뭐랄까, 평범하지 않은 약간 묘한 그런 이야기.
소풍가는 디다 가족과 기억을 잃은 디다의 2가지 모습을 담고 있다. 즐겁거나 멍하거나 완전히 상반된 모습이지만 그게 디다의 모습이구나 아니 어쩌면 우리 아이들의 모습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디다와 소풍 요정
가족 소풍을 가려고 할 때마다 일이 생겨 매번 못 갔지만 이번엔 친구 여롬의 도움으로 소풍 요정을 만난 디다는 드디어 소풍을 간다는 사실에 흥분한다. 그런데 소풍 가는 사람들을 신경쓰느라 자신은 신경쓰지 못해 지친 소풍 요정에게 디다는 도시락을 싸려고 준비한 재료들을 주면서 챙겨준다.
준비 끝. 드디어 아기다리고기다리던 소풍을 간다. 그런데 여전히 부모와는 대화가 안 된다. 아빠는 아빠대로 엄마는 엄마대로 서로의 말만 한다. 차 속 풍경도 묘하고. 그래도 소풍 요정이 있어서 디다는 괜찮아 보인다. 그리고 디다만의 멋진 소풍을 즐길 테니까. 디다는 소풍 요정과는 대화를 하는데 부모에게 말을 하는건 왠지 튕기는 느낌이 난다. 식스 센스도 아니고. 나도 그런 건 아닌가 돌아보게 된다. 그래도 난 밥먹으며 눈을 보며 말하고 등하교길에 손 잡고 가면서 ‘대화’한다고 생각하는데..
기억을 잃어버린 디다
아침에 일어난 디다는 모든 기억이 없다. 그런데 엄마와 아빠는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한다. 또? 라는 식으로. 아마도 이런 일이 종종 있었나 보다. 특히 아빠가 주는 종이 옷은 엽기적이긴 하지만 아이를 보호하는 옷이기도 하다. 그 글귀들은 글쓴이들의 객관적이면서 다분히 주관적인 문구들이다.
엄마와 병원에 가서 진료를 기다리는데 옆에 계신 보청기를 잃어버렸지만 소리가 들린다는 할머니가 종이옷의 글을 보니더 개성도 없고 말도 상당이 안 듣는 아이라면서 자신이 도와주겠다며 ‘자연을 사랑하는 아이, 평화를 사랑하는 아이, 어른을 공경하는 아이’라고 적는다. 할머니와 디다는 대화가 되고 그렇게 시간을 보낸다. 그런데 막상 진료실에서 의사 선생님은 기억을 잃은 사실에 대해서는 묻지고 않고 다른 일들만 물어보는데 할머니께도 보청기를 잃어버린 일에 대해서는 묻지도 않았다고 한다. 이 병원의 방침인지 아니면 그저 깜박했거나.
디다는 기억도 찾아야 하는데 더 중요한 일이 있다. 여롬이가 말하는 보물상자에 신경이 쓰인다. 디다의 보물상자는 어디에 있을까? 그 기억마저도 잃으면 안 되는데..
디다는 명랑하고 귀여운 소녀다. 재미있게 읽었지만 뒤끝이 좀.. 왠지 아이가 부모가 아닌 부모 인형과 대화하는 느낌이다. ‘코렐라인’이라는 영화를 보면 아이가 어떤 세계에 들어가 지금 세상과 똑같이 생겼지만 단추 눈을 가진 사람들과 만나는데 신 나는 일들만 벌어져 그 세계에 살고 싶지만 단추 엄마가 묘하게 변하며 코렐라인의 세계와 단추 눈의 세계가 어떻게 연결되어 변하는지 보면서 가족의 사랑과 대화에 대해서 생각했던 기억이 난다. 아이들과 이야기할 때 눈높이를 맞추진 못해도 눈을 보면서 이야기를 해야겠구나, 일방적인 내 말이 아닌 진정한 소통을 해야겠구나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