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수호천사 나무.. 나무의 이름은 팽나무, 엄마, 수호천사, 성황님으로 다르게 불렸지만 모두를 살펴주고 모두에게 사랑을 담아준 나무.
누구에게나 수호천사 나무가 있을것이다.
그것이 실제 나무일수도 있고 어떤 인형일수도 있고 작은 돌멩이이거나 친구나 주변사람이거나 ‘신’일수도 있지만…
나를 위로해 주고 나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나의 바램을 같이 바래주는 무언가가… 그리고 누군가가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수호천사 나무는 그냥 나무가 아닌 그들의 외로움과 걱정을 달래주는 희망이었다.
나는 큰아이가 태어날때 대추나무를 한 그루 심었다. 그것이 자라고 자라 아주 커다래지면 그곳에서 많은 대추가 열릴테고 그러면 그 대추를 털어 오독오독 깨물어 먹고 잘 말려 대추차도 끓여 먹어야 겠다 생각했었다.
하지만 이사를 몇번 다니다보니 그 나무는 어느새 잊혀졌고 지금도 잘 자라고 있는지 알수가 없다.
‘그저 잘 자란다면 누군가가 대추를 따먹겠지.’ 라고 막연히 생각만 할 뿐…
우리 아이 이름을 붙여 나무 이름을 지어주었는데.. 나는 참 무책임한 사람인것 같다.
지금 우리아이가 힘들때, 외롭다 느낄때.. 곁에 누가 있을까? 누가 그 아이의 속마음을 들어주고 위로해줄까?
요즘 사춘기가 다가오는지 부쩍 재잘댐이 줄어든 아들아이 속마음을 나는 알지 못하는 것이… 혹여 아이의 마음속으로 꼭꼭 눌러 닫아 놓아 속병이나 생기지 않았을까 걱정이 된다. 그러고 보면 수호천사 나무와 함께 했던 박새와 성준이와 현지와 고구마 아줌마는 그래도 참 행복한 사람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자신의 속마음을 털어놓고 들어줄 누군가가 있었으니..
어느 비오는 날 성준이가 나쁜일을 하였고 화를 내며 마을을 떠날 때 집어던진 우산이 날아가 나무에 꽂혔고 번개를 맞아 나무는 모든 기억을 잊게 된다. 그곳에서 엄마를 잃고 부화한 아기 박새(공주)와 심장병 수술을 하고 마을의 작은 집으로 이사 온 몸이 약한 아이 현지, 집 떠난 아들 성준이를 걱정하는 고구마 아줌마, 그리고 다시 돌아온 성준이…
모두는 나무에게 와서 자신의 고민과 외로움과 즐거움등을 이야기 하고 나무는 묵묵히 들어주고 함께 기뻐해주고 함께 걱정해준다.
한 곳에 서서 움직이지 못하는 나무를 대신해 박새는 이곳저곳에서 소식을 날아다 준다.
그리고 자신의 몸이 왜 다쳤는지 알게 되지만 성준이를 원망하지 않는 나무의 넓은 마음… 나무는 병이 들고 비가 몹시 내리는 날 몸이 꺾여 죽게 된다.
나무의 모습을 보고 나무를 사랑했던 이들은 가슴이 아팠고 나무를 신령하다 생각했던 이들은 두려움을 느꼈다.
하지만 나무는 마지막까지 그 모두를 사랑했지…
“나무”라는 말은 포근한 느낌과 상쾌한 느낌과 안락한 느낌을 준다. 그런 즐거운 느낌 때문에 많은 시와 노래와 이야기에 담겨있을 것이다.
<아낌 없이 주는 나무>라는 말이 딱 맞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속에서도 나무는 자기를 찾아오는 이들에게 아들을 주고 그늘을 주고 행복을 바래주고 소원을 들어주고 싶어한다.
아무것도 바라는 것 없이…
책을 읽고 김혜연 작가님의 감성과 기획에 감탄했다.
이렇게 탄탄하면서 세세한 점까지 신경을 써서 하나로 이어지게 글을 쓸 수 있을까?
굵은 틀은 나무를 찾아오는 주인공들을 살피는 나무의 마음이지만 그 속에 현지가 느끼는 자신만의 외로움과 동생에 대한 미안함, 고구마 아주머니의 아들을 걱정하는 마음과 나무를 향한 고마움의 표현, 똑똑한 박새의 성장 이야기, 성준이의 손에의해 다른 팽나무의 버팀목이 되어주는 나무가 되어주는 설정 등…
한조각 한조각 모두 다 손에 쥐고 놓지 않고 싶은 이야기들다. 서로 다른 주인공을 소재로 한 각기 다른 단편동화가 모여서 큰 이야기로 만들어진 것 같다.
또한 <박새가 전해준 이야기>는 대화체의 만화로 표현되어 더욱 몰입되며 또 다른 재미를 느끼게 해준다.
내용, 등장인물, 사건도 너무 좋았다. 책 표지만 봐도 바람이 실어다 주는 사랑이 느껴지는 느낌이다.
김혜연 선생님의 매력에 빠져든 나는 책 뒷페이지에 나온 김혜연 선생님의 작품 들 <나는 뻐꾸기다>, <코끼리 아줌마의 햇살 도서관>, <말하는 까만 돌>에는 어떤 이야기가 실렸을까 궁금해졌다.
비룡소의 일공일삼 시리즈가 이렇게 괜찮은 책인줄 몰랐는데 큰아이가 고학년이 되었다고 과학책, 학습서만 보여줄게 아니라 비룡소의 일공일삼 시리즈와 같은 가슴을 적셔주는 책도 찾아서 함께 읽어 보고 싶다. 엄마가 보기에도 좋은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