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이예요. 한결입니다.
정말 사는 게 정신없는 요즘입니다.
그러다보니 포스팅도 뜸하네요
오늘은 엄마의 마음을 찡하게 울린 동화 한 권을 소개해볼까 해요.
이 책을 어떻게 아이에게 보여주면 좋을까를 고민하다가 아직은 제가 품고만 있는, 그렇지만 무척 감동적인 책이랍니다.
이 책의 제목은 바로 행복을 나르는 버스, 예요.
표지는 사실 단촐해요.
버스가 보이고, 할머니가 보이고, 아이가 보이고-
사실 저는 이 표지만 보고선 할머니가 아이랑 버스를 타서, 그 속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알콩달콩 담은 책이겠거니 생각했지요!
그런데
표지에 붙은 반짝반짝 스티커들이 예사로이 보이지 않는 거에요.
칼데콧 명예상, 뉴베리상, 코레타 스콧 킹 명예상.
사실 세 번째 상은 익숙하지 않지만, 첫 번째 두 번째 상은 유명한 그림책들을 읽다보면 한 번씩은 보게 되는 것이라 신기했어요.
게다가 두 가지 상을 동시에 받은 책들을 거의 본 적이 없는터라(물론 제 경험이 짧아서 그럴지도 몰라요.) 더욱 더 신기했고요.
그래서 어쩌면 제가 상상한 그 이야기가 아닐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짧게 들기도 했어요!
여튼요.
책장을 넘기면 할머니와 소년 시제이가 보입니다.
그들의 첫 대화 중 일부를 옮겨봅니다.
때마침 친구 콜비가 자동차 뒷좌석에 타더니 시제이에게 손을 흔들었어요.
“할머니, 우린 왜 자동차가 없어요?”
“뭐 하러 자동차가 필요하니? 네가 좋아하는 불 뿜는 악어 버스가 있는데!”
아이의 질문에 대한 할머니의 답변이 “정말 환상적!”입니다.
여러분이라면 어떻게 답하셨을까요?
저라면 망설였을 것 같아요.
“음… 음… 그게 말야. 우리집은 돈이 없어서”라고 말해야할까요? 아니면
“우리에겐 필요가 없어서”라고 단답형으로 말해야할까요? 아니면
“내가 운전을 못하잖니!”라고 말해야할까요?
글쎄요. 쉽게, 편하게 답할 수 없을 것 같은 이 질문에 지혜로우신, 우리의 할머니는 저렇게나 멋지게 대답을 하십니다.
할머니는 아이가 상처받지 않게, 긍정적으로 이야기를 끌어가시는군요.
그렇게 탄 버스에서 시제이는, 맹인 아저씨를 만납니다.
“저 아저씨는 왜 보지 못할까요?”
“시제이, 꼭 눈으로 세상을 볼 수 있는 건 아니야. 어떤 사람들은 귀로 세상을 본단다.”
어찌 되었든, 상대편이 그들의 대화를 들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요.
그 상황에서 할머니는 어느 누구도 상처를 받지 않게, 멋지게 대화를 이끌어 내셔요.
이렇게 할머니와 시제이는, 목적지에 도착합니다.
목적지가 어디인지는, 비밀로 할게요!
지금까지의 장면 몇 개만으로도 추측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 말입니다.
책을 꼭 읽어보시라고 권하고픈 마음에 빈 칸으로 남겨두어요.
사실, 저는 이 구절이 참 마음에 들었어요.
아름다운 것은 어디에나 있단다. 늘 무심코 지나치다 보니 알아보지 못할 뿐이야.
이 책은 읽고 나면, 마음이 참으로 따뜻해지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중에서도 이 구절이 가장 마음에 들었고요.
그래서
이 구절을 아이와 함께 같이 깊이 음미하고 싶기도 합니다.
가능할까요?
이웃을 배려해야 한다, 내가 가진 것에 만족해야 한다, 사물의 긍정적인 것을 봐야 한다라고 우리는 종종 말합니다.
마치 구호처럼 울리는 그 말은 허공에 맴돌다가 사라지곤 하지요.
당위적으로 이야기 되다 보니, 아이들에게 다소 딱딱하게 느껴질 수도 있고요.
이 책은, 그러한 이야기들을 담담하게 아이에게 전하는 할머니의 목소리로, 그렇지만 센스있는 표현으로 담아내고 있습니다.
오랜만에 좋은 책을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