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리버 여행기

연령 12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6년 5월 20일 | 정가 2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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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적 ‘걸리버 여행기’를 세계명작으로 접했던 기억이 있다. 그 땐 ‘걸리버’가 소인국에 갔던 내용만 나왔던 기억이 있다. 그런데 ‘걸리버 여행기’는 원래 아이들을 위한 명작으로 만들어진 책이 아니고, 성인들이 볼 정도로 내용이 많은 책이라는 말을 들었다. 그 후 큰아이와 함께 볼 요량으로 ‘문고판’ 걸리버 여행기를 봤었다. 그 책에선  소인국, 거인국, 휘늠나라 세 곳의 이야기를 읽었었다. 비룡소 클래식으로 ‘걸리버 여행기’를 받자마자, 내가 생각했던 책들보다 두툼한 두께에 놀랐다. 주인공 걸리버가 항해 중 난파 된 소인국 릴리펏, 거인국 브롭딩낵, 하늘을 나는 섬나라 라퓨타, 말들이 주인인 휘늠 나라 등 생소한 용어와 내용들이 있음에 전에 봤던 책들을 떠올리게 되었다.

풍자문학의 걸작 <걸리버 여행기> 무삭제 완역본!

우리가 알고 있는 전래도 원형을 다 살린 책들이 거의 없다는 것, 우리가 알고 있는 세계 명작도 변형된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렇기에, 원형이 궁금했었다. <걸리버 여행기>는 풍자문학의 대가 ‘조너선 스위프트’ 작품이다.

 


비룡소 클래식 <걸리버 여행기>는 걸리버 선장이 사촌 심슨에게 보내는 편지가 들어 있다.

그리고, 걸리버가 여행한 곳이 4부로 나뉘어 소개가 되어 있다.

걸리버 선장이 자기 책을 멋대로 고쳐 놓았다고 불만을 토로한 부분은 지금은 고인이 된 한 사람의 판단을 신뢰하여 발행인 측에서 필요하다 싶은 대로 수정한 것이다.

-소개글 중에서-

조너선 스위프트는 ‘걸리버 선장이 사촌 심슨에게 보내는 편지’에 출판된 책의 내용이 자신이 쓴 내용이 아니라는 말을 들려 준다.

우리나라 작가들도 자신들의 생각을 가감없이 작품에 넣지 못하던 시대가 있었다. 아마 조너선 스위프트가 <걸리버 여행기>를 출판했을 때에도 자신의 생각을 온전히 작품에 표현하는데 문제가 되는 상황이 있었던 것 같다.


소인국 릴리펏, 거인국 브롭딩낵 내용은 문고판으로 미리 접했기에 생소하지 않았지만,

3부의 라퓨타, 발니바비, 러그내그, 글럽덥드립, 일본 여행기 내용은 생소하면서도 재미있었다.

스트럴드브러그는 대개 서른 살 무렵까지는 보통 인간과 똑같다가 그 뒤로는 점차 우울하고 의기소침해지는데, 그 상태가 점점 심해져서 여든 살까지 간다네.

그 나이가 되면 스트럴드브러그는 보통 노인처럼 여러 모로 어리석고 쇠약해지는 것은 물론이고, 죽지도 못한다는 절망감 때문에 더 많은 결점이 생겨나지.

-p. 347 <제10장> 중에서 –

김수현, 전지현이 주인공으로 나왔던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서 김수현은 몇 백년을 젊음을 유지한 채 살아갔다. 죽지 않는 삶을 다룬 다른 작품들 속에서도 그들은 늘 젊은 모습만을 보여 주었다. 그렇기에 죽지 않는 삶을 사는 것을 생각 할 때, 늙고, 병들고, 쇠약한 채 살아간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던 것 같다. 죽지 못해 사는 삶은 결코 축복이 아니라는 것을 생각해 보게 되었다.


스위프트가 번뜩이는 재치와 날카로운 아이러니로 풍자하는 대상은 근본적으로 인간이라는 존재로, 스위프트는 총 4부에 걸친 걸리버의 기나긴 여행을 통해 인간의 모습을 다양하게 변주한다. 인간을 손바닥만 하게 줄여 보기도 하고, 교회 첨탑만큼 키워 보기도 하고, 인간에게서 상식을 없애 보기도 하고, 아예 이성을 없애 버리기도 하면서 인간이란 어떤 존재인지 되돌아보게 한다. 그러나 작품이 탄생한 맥락을 고려하면 이 작품은 또한 스위프트가 살던 시대를 신랄하게 비판하는 것이기도 하다.

-p.489 <옮긴이의 말> 중에서-

그림책으로 ‘걸리버 여행기’를 접했을 때는 그저 걸리버의 신기한 모험담 정도로 생각을 했었다. 문고판으로 접했을 때만 해도 스위프트의 풍자 내용에 큰 감동이 일지 않았는데, 비룡소 클래식으로 접한 <걸리버 여행기>는 왜 그가 풍자문학의 대가로 불리는지 알 수 있었다. 어쩌면 이렇게 인간의 어리석음을 신랄하게 보여줄 수 있을까?

 


총 4부로 구성된 <걸리버 여행기>는 관점을 바꾸어 가며 여러 방향에서 인간을 탐구한다. 가장 잘 알려진 1부 릴리펏 여행기와 2부 브롭딩낵 여행기는 각각 걸리버보다 열두 배 작은 사람들과 열두 배 큰 사람들이 등장하여 대비를 이룬다. 릴리펏 사람들은 걸리버의 손바닥에 올려놓을 수 있을 만큼 조그맣다. 걸리버에게 릴리펏인들은 따끔거리는 화살 공격이나 할 수 있을 정도로 무해하지만, 릴리펏인에게 걸리버는 마음만 먹으면 온 나라를 쑥대밭으로 만들 수 있는 크고 강력한 존재이다. 걸리버는 상상을 초월하는 힘과 넓은 시야를 지닌 입장에서 릴리펏 사회를 여유롭게 관찰한다.

그런데 2부에 가면 상황이 역전된다.

-p 495 –

3부는 1부와 함꼐 당대의 현실을 가장 강하게 풍자하는 부분인데, 여기서 스위프트는 학문의 진보에 대한 맹목적인 믿음을 비판한다.

-p. 498 –

4부에서는 ‘인간은 정말로 이성을 지닌 존재인가? 그렇다면 그 이성이 인간을 개선시킬 수 있는가?’의 물음을 본격적으로 탐구한다.

-p. 498-

 

1부와 2부에서 보듯 걸리버는 풍자하는 사람이었다가 거꾸로 풍자의 대상이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어쩌면 스위프트는 인간이 지닌 두 가지 속성을 분리하여 극단적으로 표현한 것인지도 모른다.

-p. 500-

<걸리버 여행기>를 쓴 목적은 “세상 사람들을 즐겁게 하는 것이 아니라 성가시게 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재미있게 책장을 넘기면서도 생각할 꺼리들이 많은 책이었다. 왜 ‘고전’을 읽어야 하는지 생각해 보게 된 책이라고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