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룡소 창작 그림책 53. 벽
정진호
2016 황금도깨비상 수상작
세상을 새롭게 보는 마술 같은 그림책
이 책은 비룡소에서 출시한 신간인데,
책을 열어보는 순간 정말 특이한 그림책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별다른 그림 배경이나 그림 없이
노란색과 파란색
그리고 직선과 곡선을 이용한 그림들로 구성이 되어 있어요.
단순한 그림 같은데 많은 의미를 내표하는 그림.
궁금해서 이 책에 대해 찾아보니,
이 책을 지은 저자가 건축을 전공했다고 하네요.
그래서인지 공간적인 느낌을 선을 이용해서 잘 표현한 그림이 인상적이었어요.
이 책은 안과 밖의 이야기입니다.
모든 것들은 안팎이 있습니다.
우리가 어딜 보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중요한 것은 모든 면들을 함께 볼 수 있는 따뜻한 시선입니다.
라는 문구와 함께 책이 시작됩니다.
책의 냄새를 맡아보는 우리 딸.
저도 어릴때 책 냄새를 좋아했었는데,
우리 딸도 책 냄새가 좋은가봐요.
책을 읽기전에 냄새를 맡아보는 이상한 습관?이 생겼어요.
요새는 인쇄 기술이 좋아져서 그런지
옛날처럼 책에서 냄새가 많이 나지 않더라구요.
이 책은 한 아이가 벽을 보다가 벽에 있는 창을 발견하면서 시작됩니다.
벽에 창이 있어서 아이는 창을 들여다 보았는데,
어느 새 밖을 내다보고 있었어요.
더 다가갔더니 더 멀어지고,
안으로 들어간 건데,
밖으로 나와버립니다.
볼록한 벽이라고 생각했는데 오목한 벽이었고,
오른쪽으로 꺾었더니 왼쪽으로 가고 있고
혹시 큰게 아닐까 생각도 해봅니다.
들여다보고, 다가가고, 들어가고, 볼록하고
내다보고, 멀어지고, 나오고, 오목하고
반대개념의 상황들
같은 공간이지만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지요.
아이는 깨닫습니다.
바뀌는 건 벽이 아니라
내가 아닐까?
바뀌는 것은 벽이 아니라 자기 자신임을 깨달은 아이
다른 곳에서 보면 달리 보이는 것이니까요!
둘째가 이 책을 보더니,
이 아이도 옷을 입지 않았다면서
왜 옷을 입지 않았냐고 이야기 하네요.
요즘 덥다고 옷 입기를 거부하는 둘째 눈에는
옷을 입지 않은 캐릭터가 먼저 눈에 들어왔나봐요.
보는 관점에 따라 생각하는게 다르다는 것을 다시한번 느꼈어요.
세상은 그대로 있는데,
보는 관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관점에 대한 의미를 내포하는 책이기도 하네요.
다른 관점으로 보면 달리 보일 수 있는 많은 것들
우리가 마음 먹기에 따라 다르게 생각할 수도 있고
다르게 볼 수도 있다는 것.
단순한 선과 색을 이용해서
심오한 내용을 내포하고 있는 그림책 벽이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주인공 아이를 따라가며, 공간적 개념도 익히고
내가 다르게 보면 세상도 달라질 수 있다는
중요한 의미도 깨달아 볼 수 있는 의미있는 책이었던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