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명절 연휴가 시작되는 지난주,
<사자가 작아졌어!>를 아이들보다 먼저 읽어보았다.
“뭐지? 뭐지? 이 책이 전하려는 게 뭘까?”
어쩔 수 없는 에미라, 어른이라
있는 그대로 책을 읽지 못하고
메시지를 찾고자 하는 내 뒤에서
다섯살 둘째 녀석이 말한다
“엄마, 사슴이랑 사자가 슬퍼보인다. 눈물날 것 같으니까 읽지 마.” 라고,
둘째가 어깨너머로 쳐다보고 있던 장면은
바로 여기,
“그치, 눈빛이 슬프다. 짠하다. 얘넨 왜 이렇게 슬픈 표정을 하고 있는지 알아?”
배부르게 점심을 먹고 낮잠을 자고 있던 사자가 갑자기 작아졌지
어제처럼 개울을 첨벙첨벙 건너려뎐 사자는 개울에 빠졌어
그런 사자를 구한
가 젤
가젤은 한참 동안 사자를 바라보았어
자신이 구한 것이 사자인지, 아닌지 몰랐거든
“너 혹시 사자 아냐? 그럼 내가 사자를 구해주었단 말이야?”
가젤은 어제 사자한테 어마를 빼앗긴 일이 떠올랐어.
점심도 굶고, 저녁도 굶으면서 울던 일이 떠올랐어.
“널 당장 다시 물에 빠뜨려 버려야겠어!”
사자는 머리를 감싸쥐고 잔뜩 움츠려든다
가젤에게 얼마나 미안했을지……
사자는 이 미안함 마음을 담아
가젤에게
예쁜 꽃도 가져다 주고, 노래도 불러주고, 뿔에 그림도 그리고, 빗질도 해주지만
가젤의 무너지는 마음은 풀리지를 않는다
“다 소용없어! 그냥 우리 엄마를 돌려 달란 말이야!”
결국 사자는, 어떻게 해도 가젤의 마음이 풀리지를 않자
이렇게,
“그럼…… 날 먹어.”
한숨을 쉬며 아니라고 됐다고 말하는 가젤과
진심으로 위로하고 미안한 마음을 전하는 사자
”널 슬프게 해서 미안해.”
책의 그림을 보는 내내
용서를 구하는 사자도 짠하고
미안함을 받아들이고 용서해주는 가젤도 참 안쓰럽고
사자가 그냥 작아지는 이야기 재미있는 이야기인 줄 알았는데
이거이거 눈물유발책이로세 ㅎㅎㅎㅎ
미안하면 미안하다고 표현하는 걸로
용서하기로 마음먹었다면 사과해주어 고맙다고 말하기로
말하는대로, 표현하는대로
생각하고 또 그렇게 되기를 바라는 그런 예쁜 이야기,
<사자가 작아졌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