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적 읽은 삼국지와 수호지, 초한지, 서유기는 늘 저를 상상의 나라로 끌고가곤 했습니다. 손오공의 뒤로 넘어가게 하는 도술이며 땅을 뺏고 빼앗는 이야기에 힘이 없어 쫓겨다니던 이들이 모이니 그 누구도 함부로 못하게 된다는 이야기까지 … 하지만 그렇게 재미있게 읽었음에도 삼국지와 초한지는 늘 헷갈려 누군가에게 이야기를 해줄때 내용이 산으로 가곤 했는데요. 그 중에 제일 안 헷갈렸던게 수호지일겁니다. 영웅들의 이야기가 아닌, 물론 무술에 뛰어나다던가 너무 정의롭다던가 노 지심같이 힘이 세다던가 하는 특징은 있지만 보통 사람들이 각자의 사연이 있어 양산박에 모이게 됐다는 이야기라 유방과 항우라던가 유비,장비와 관우, 조조라는 시대를 끌고가는 이들과는 달랐으니까요.
108 호걸이라 불러야할지 어쩌면 108 마성이라 해야할지 모를 이들이 어떻게 만나게 되는지가 1편에 나오게 되는데요. 그림으로만 봐도 우락부락한 노 지심이 어쩔 수 없이 스님이 되게 된 사연. 날렵하고 정의로운 사가촌의 구문룡 사진이 쫓기게 되고, 잘못도 없이 죄를 뒤집어쓰고 목숨이 위험하게 된 임충이 만나게 되며 그들 모두가 누명으로 쫓기게 된다는 사연을 보게 됩니다. 아이들과 이야기하게 되는 부분이 지금과 그 때의 차이점 아닐까 하는데요. 법과 정의가 지켜진다는 게 어느 정도만 믿을 수 있는 곳이였다면 자신들의 사정이 어떤건지 법 앞에 말할 수 있었을테고, 그랬다면 그렇게 무작정 쫓기지 않아도 됐을 것이라는 것과 그래서 올바른 법과 누구에게나 공정한 정의가 왜 필요한지를 이야기하게 됩니다.
그들이 앞으로 누군가를 더 만나고 어떤 일을 해갈지 앞으로 기대가 되는 건 혼자는 약할 수 있지만 그런 이들이 모였을때는 달라지는 힘이 생긴다는 것, 그리고 목표를 정하고 힘들어도 이겨내는 그들의 모습이 우리를 얼마나 시원하게 하는지를 알기때문입니다. 그래서 뒷 부분의 <아는만큼 재미있는 수호지> 에 나온 것처럼 수호지가 통치자들에게 “도적이 되게 가르치는 책”이라는 누명을 쓰고 금서가 되었는지도 모릅니다. 이 문열, 신 영우라는 이름답게 만화로 된 수호지지만 원작에 충실하다는 느낌이 팍 오게되는데요. 앞으로도 그들이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나는 사건속에 속시원한 부분도 생기고, 혹은 더 가슴아픈 일도 생기며 108 호걸이 왜 하나의 목표를 가지게 되는지를 보게 될겁니다.
우리때까지는 ‘예나 지금이나’라는 말로 인기가 제일 많았던 노 지심 스님이 지금 우리 아이들에게는 어떻게 다가올지 궁금해지게 됩니다. 지금에사 보니, 정당한 이유라지만 사고를 쳐도 너무 크게 치는 노 지심 스님의 힘으로 급하게 일처리 하려는 부분은 어떤 방식으로 일을 해결하는게 좋을지 아이들과 이야기하게 만드는 훌륭한 표본이 될텐데요. 충과 의리, 용기와 지혜라는 부분도 아이들과 보게되겠지만 옳고, 그름에 대한 우선 사람의 마음이 어때야 하는지를 이야기하게 되지않을까 싶어 그 다음 이야기도 기다리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