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으로 생각하는 가족이라는 개념이 많이 약해지고 있다.
가족이라고 하면 아빠. 엄마. 형이나 동생 그리고 나.
과거에는 할아버지 할머니와 같이 사는 대가족이 일반적이라고 했다면
최근에는 꼭 혈연으로 맺어진 가족이 아니라도 가족이라고 불리고 있다.
그런 가족의 모습이 변하는것을 우리 아이들이 좀더 자연스럽게 받아들일수 있는 동화가 있다.
비룡소의 난 책읽기가 좋아 시리즈의[ 빨간 머리 마녀 미로]이다.
특히나 이 이야기는 제 5회 비룡소 문학상 수상작이기도 하다.
표지만 봐서는 도대체 무슨 가족이야기인가? 하는 의구심이 들겠지만.
가장 가운데 있는 빨간 머리인 여자아이 미로의 이야기이다.
특이하게 미로는 우리주변에서 쉽게 찾아볼수 없는 빨간 머리에 눈도 초록이다.
정말 흔치않은 외모이다.
감추고 싶어도 어디가나 튈수밖에 없는 아이인데…
부모 없이 보육원에서 생활을 한다.
내 선입견일수 있지만 보육원에서 지낸다는것만으로도 소녀의 마음에 상처일것인데. 거기다 외모까지 늘 튄다면…
미로는 정말 힘들것 같다.
주변에는 늘 미로를 놀리는 아이들만 가득하다.
빨간머리이니까 마녀일꺼라고 말이다…
미로는 얼마나 힘들까?
우리집 둘째도 미로에게 공감을 많이 했다.
아마도 나이가 비슷해서 그런것 같다.
그런 미로에게 어느날 갑자기 부모가 생겼다.
자신이 원한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모두다 뽀글머리인 독특한 집에서 같이 살게된 미로.
그집에는 뽀글머리 아저씨와 통통이 아줌마와 뽀글머리의 수리. 뽀글머리 강아지 파마.
미로의 외모도 독특하지만. 같이 살게된 식구들도 독특한 외모를 가지고 있다.
우주최고 스페셜 발명소의 발명가인 수리의 엉뚱한 발명품 덕분에 재미난 친구들도 만나게된다.
늘 필통속에만 있던 지우개가 갑자기 생명을 가지면서 고집쟁이 지우개왕자님이 되고.
아빠를 가지고싶은 미로가 만든 지점토인형이 반으로 갈라지면서 반쪽 아빠가된다.
도대체 하나로 섞이지 않던 하나하나의 사람들이 미로의 소중한 보물을 찾아주는 사건을 통해서 하나의 가족이 되어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이야기를 읽으면서 이렇게 재미난 상상을 어떻게 했을지?
작가선생님은 굉장한 개구쟁이 일것같다는 생각을 했다.
우리집 공주님은 지우개왕자가 자신에게 스스로 벌을 주는 장면이 너무 재밌다고 몇번을 다시 봤다.
하지만 나는 반쪽 아빠의 말이 참 가슴에 와 닿았다.
“함께 웃을 수 있다면 모두 친구가 될 수 있고.
가족이 될 수 있답니다. “
가족이라고 하면 혈연으로 이어져야한다는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었는데.
정작 혈연으로 맺어진 가족들도 같이 웃고 생각을 나누는 일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데.
함께 모여서 즐겁게 웃을 수 있다면 친구도 되고 가족도 될수 있다고 생각해요.
우리가 가족이라는 개념을 좁게만 볼것이 아니라, 좀더 넓은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봤다.
굳이 가족이 아니라도 친구라고 부를수 있는 사람들도 같이 웃을 수 있는 사람이라면 모두가 친구가 될 수 있다는 마음을 가진다면 더 많은 사람들이 친구도 되고 가족도 될 수 있다고 말이다.
미로와 수리가 가족이 되어가는 과정을 통해서 아이들 스스로가 가족이라는 개념을 스스로 만들어가는 멋진 책을 만나서 즐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