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초등 저학년 아이들과 마을탐험대라는 이름으로 수업을 진행한 적이 있습니다. 마을을 돌아다니며 우리가 살고 있는 고장에 대해 알아보는 프로그램이었는데, 책 만들기로 결과물을 만들고 보니 평면 작업이었던지라 아쉬움이 가득했었습니다. 그때 이 책을 알았더라면 조금 더 풍성하게 내용을 보강할 수 있었을텐데 라는 생각이 드네요. 평면으로 전시를 꾸미면 심심할 것같아서 건물 도안을 힘들게 구해서 조형물로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보니 너무 밋밋하군요. 하얀 백지의 조형물에 아이들이 각자 꾸미는 거였는데 ‘입체 종이공작 우리 동네’는 너무나 예쁘게, 아기자기한 그림들이 인쇄되어 있습니다. 다 만들면 일명 ‘뽀따구’가 나는 거지요.
존 러셀이 디지털 작업으로 만든 종이 공작책으로 ‘입체종이공작 우리 동네’는 시청, 까페, 꽃집, 과일채소가게, 사탕가게 등을 만들수 있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겉에만 그림이 그려져 있는게 아니라 입체 내부까지 되어 있습니다. 책을 받아든 아이가 소리를 지르면서 좋아라합니다. 표지를 넘기고 속지를 펼치면 가위와 풀 없이 도안을 뜯을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아이는 입체조형물을 가끔씩 만들어봤다고 아주 쉽게 만듭니다. 종이를 틈사이사이에 끼우면서 내부에 그림을 그리느라 창문과 문틈으로 싸이펜을 집어넣어 색칠하던게 생각이 난다고 하더군요. 예쁘게 색칠이 안되서 짜증이 많이 난다고 했는데. 오호…속지를 펼치면 알겠지만 그림들이 아기자기합니다.
어스본 코리아의 ‘입체종이 공작 우리동네’는 꾸며야 하는 시간을 줄이고 스토리를 만들어 역할놀이나 상활놀이 하기에는 딱~~입니다. 초등저학년인지라 금새 뚝딱거리며 만들더니 조형물의 도안을 서로 끼워서 만든 완성된 과일/채소가게와 함함께 기념사진도 찍었습니다. 한번에 만들면 웬지 아쉬운 마음에 하루에 한개씩 하기로 하고.
아, 그런데 책의 모형을 다 만들고 나서는…하드보드 책지가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른 출판사는 mg이 더 나가는 두꺼운 종이 재질로 표지를 만들던 것같은데 라는 생각이 드니 표지가 너무 튼튼해서 이대로 버리면 아깝겠더라구요. 그래서 생각해낸 게 벽지를 간단하게 발라서 우리 동네 모형의 무대 배경셋트로 사용하면 좋을 듯 싶습니다. 물론, 유아가 만들면 조만간 기억에서 잊혀질 것같긴 하지만, 초등 저학년 정도면 한편의 극을 만들수 있으니 그렇게 해도 좋을 듯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