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을 멀리저 보면 희극이지만, 가까이에서 보면 비극이다.’
우스꽝스러운 표정에 어리숙한 행동을 하면서 관객들에게 웃음을 던져준 희극인 ‘ 찰리채플린’은 이런 말을 남겼다.
타인을 웃게 만드는 일을 업으로 삼은 그가 이런 심오한 말을 남긴 것을 보면, 그 역시 인생에 대한 고뇌를 가졌음을 짐작할 수 있다.
열살 밖에 되지 않은 아이들에게 비친 이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
치위생사와 바람이 나서 집을 나간 아빠를 되찾고 싶은 레이미, 사고로 부모를 잃고 보육원에 가게 될 까봐 조마조마한 루이지애나, 그리고 겉으로는 씩씩한 척 하지만 멀리 떨어진 아빠를 그리워하는 베벌리까지 이 글에 등장하는 세 소녀의 여름나기는 그리 유쾌한 시간만은 아니었다.
주인공 레이미는 배턴 트월링 대회에 우승하여 유명해지면, 집 나간 아빠가 돌아오리라 믿고 배턴 트월링을 배우기 시작한다. 여기에서 만난 루이지애나와 베벌리와 서툴지만 진지하게 마음을 주고 받으며 상처를 보듬는 법을 서서히 터득하게 된다.
살다보면 소중한 것을 잃어버릴 때도 있고, 누군가와 헤어져야 할 때도 있다. 세상이 무너진 것 같은 상실감을 느끼지만, 그래도 세상은 여전히 아무일 없다는 듯이 흘러간다.
사랑하는 누군가가 죽어도, 아끼던 고양이와 헤어져도, 아빠가 바람나서 집을 나가는 고통을 겪어도 세상은 여전하다. 이런 비극 속에서도 하루하루를 살 수 있는 것은 마음을 주고 받으면 치유할 힘을 주는 존재가 있기 때문이다. 세상에 혼자 남겨진 기분이 들 때에도 주위를 보면 손을 잡아 줄 누군가가 하나쯤은 있다. 어리지만, 서로 의지 할 수 있고, 마음의 상처를 보듬는 세 소녀에게 살아가는 법을 배운다.
상처를 주는 것도 사람이지만, 상처를 치유하는 것도 사람이다.
우리네 삶은 희극과 비극으로 함께 하지만, 누군가를 믿고 함께하는 것으로 비극보다 희극을 키울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