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은 가깝다 ④
우리 둘레에서 자연과 사람, 자연과 자연이 어우러져 살아가는 모습을 담은 생태 그림책 꾸러미로 4번째 도서인 『도시에 저어새섬이 있어요! 』를 소개합니다.
저어새는 봄에 우리나라를 찾아와 알을 낳고 새끼를 키운 뒤 가을에 남쪽으로 떠나는 여름 철새에요.
넓적한 부리로 물을 휘휘 저으며 먹이를 잡는다고 저어새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해요. 얼굴이 검고, 부리가 숟가락 모양 이어서 영어로는 ‘Black-faced Spoonbill’이라고 해요. 천연기념물이며 멸종 위기종으로 지정되어 있어요. 저어새는 전 세계에 3,900여 마리가 남아 있다고 해요.
이 책은 인천에서 현직 교사로 근무하고 계시는 남선정 선생님이 인천 남동유수지에 저어새가 번식을 시작한 2009년부터 매일 저어새를 모니터링하면서 만든 그림책이에요. 도시에 저어새섬이 있다고 해서 자연을 담은 아름다운 그림책일 거라고만 생각했는데 짐작과는 조금 달랐어요.
비가 오면 남동유수지에 공장지대를 커쳐 흘러 들어온 물이 더러운 것들을 쌓아 놓아 지독한 냄새가 나고 수질도 매우 나쁘다고 해요.
갯벌은 매립되고, 습지는 오염되고 없어지면서 갈 곳이 없어진 새들이 오죽했으면 더러운 유수지에 들어와 살까 생각하면서 쓰게 된 책이라고 합니다.
선생님은 저어새를 보호하고 지켜주기 위해 다양한 활동들을 하고 계시다고 하니 아름다운 마음이 느껴지는 소중한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새들을 직접 눈앞에서 보고 있는 착각이 들었고, 새들의 소리가 들리는 듯한 생동감 있는 삽화가 아름다우면서도 주변 공장지대와 높은 빌딩들을 보니 마음이 아프더라고요.
저어새뿐만 아니라 책 속에는
까만 민물가마우지, 한국재갈매기, 끝검은메뚜기, 긴호랑거미, 붉은머리오목눈이 등
유수지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생물들도 등장해서 보는 재미를 더합니다.
저어새의 생존이 중요한 이유는
저어새가 사라지면 서식지인 습지도 사라지고 습지에서 살던 많은 생명도 함께 사라진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래요.
그래서 많은 학자, 시민단체, 공공기관에서 갯벌과 습지를 보호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거라고 해요. 많은 분들의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많은 새들과 작은 생명체들 그리고 인간이 함께 깨끗한 환경 안에서 공존할 수 있도록 저도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인천 송도에 갔을 때 수상택시 타며 찍은 사진인데
발달된 모습과 잘 정비된 시설로 인간의 삶은 편리해졌지만
저어새 같은 많은 생물들이 갈 곳이 없어질 거라는 생각을 하지는 못 했던 것 같아요…
새들 예쁘다며 열심히 보더니 더러운 곳에서 사는 새들이 불쌍하다며 페이지를 넘길수록 표정이 심각해져요..^^;;
생각 없이 물도 펑펑 쓰고, 세제도 마구 쓰면서 자연에 미안해하지 않았던 제 자신을 반성하며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