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짜의 이야기는 왜, 어느 시대, 어느 곳에서든 사랑받는 걸까.
세계적인 베스트셀러인 <갈매기의 꿈>의 ‘조나단 리빙스턴 시걸’ 역시 그랬고, 이 오래된 그림책의 주인공인 ‘페르디난드’도 그렇다.
어쩌면 그건 다름을 인정할 줄 아는 태도가 어느 시대든 필요한 자세이기 때문에 작가들이 다루는 것일 수도 있겠지만, 누구나 가슴에 괴짜가 살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 그리고 가끔은 그 괴짜를 꺼내고 싶음은.
페르디난드는 스페인의 한 농장에 여러 마리의 황소들과 살고 있다. 하지만 농장에 함께 살며 (투우 경기의) 기술과 힘을 연마하는 여타 싸움소(황소)와는 달리, 그저 자신이 제일 좋아하는 코르크나무 아래 앉아서 꽃을 바라보고 향기를 맡으며 일상을 보내길 즐겨한다.
그러던 어느 날 마드리드에서, 투우 경기에 나갈 소를 뽑으러 그가 있는 농장으로 사람들이 왔고, 생각지도 못한 일로 인해 페르디난드가 뽑혀 투우장으로 향하게 된다. 싸울 생각이 없는 이 소의 운명은 과연 어떻게 될까.
마침 페르디난드가 애니메이션으로 개봉했다는 소식에 아이와 함께 극장에 가보았다.
유난히 감수성이 풍부한 우리 아이는 상영 중에 페르디난드가 위험에 처하자, 나가자고 울먹거리기도 했지만 귓속말로 “조금만 기다려보자. 뽀로로와 공룡섬에서처럼 문제가 해결될거야.” 하니, 끝까지 잘 앉아서 영화관람을 무시히 마칠 수 있었다. 영화는 중간에 염소가 등장하기 전까지는 하고자 하는 얘기가 명확했으나, 염소가 등장하고 개그코드가 나오면서 (어른이 보기에는) 아쉬움이 따랐다.(아이들은 오히려 낄낄거리며 좋아했지만.)
자기중심성이 강한 아이들은 으례 다름을 틀림으로 인식하곤 한다. 어린 아이들에게 쉬운 방법으로 다름을 설명하고자 할 때, 이 책을 권해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