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다닌다는 핑계, 아이들 키운다는 핑계로 독서에 소홀하고 싶지 않아 틈틈이 고전소설 읽는걸
즐겨해요~ 주로 민음사 문학전집을 좋아하는데 최근엔 안나 카레니나 와 둘리틀박사 시리즈를 읽었어요!!
책 좋아하는 엄마들이 아이들 책육아만큼은 뒤지지 않는 경향이 강하던데 저 또한 마찬가지 엄마에요
매일 영어는 안해도 책은 하루 한권이상은 읽고 자도록 권하는 가운데 최근엔 구스범스를 안겨줬어요
저도 아이에게 그림책만 주로 보여주고 문고판은 거의 보여주지 않은 상황이라 150페이지 안팎의
동화형식의 그림책 보는걸 다소 버거워 하더라구요~~ 난책읽기가좋아 시리즈를 읽혔는데도 말이죠..
이제 초1학년이니 이제부터라도 문고판 책들을 많이 보여줘야겠어요…
이 책의 저자 스타인은 92년부터 30년넘게 구스범스 시리즈를 집필하고 있는데 이번
[공동묘지의 악령]까지 무려 31권을 출판했어요~~
전세계 100권넘게 출간되었다는데 해리포터시리즈 다음으로 가장 많이 팔린책이 바로
이 [구스범스]시리즈라네요~
초1 아들은 표지만 보고도 무섭다고 가까이 하지 않으려 하더라구요…
그래서 이책은 전세계 초등생들이 다 보며 재밌어하는 유명한 책이라고 했더니 그럼
엄마가 읽어줘야해~ 라며 혼자선 안보려 하네요…
웃긴건 이녀석이 평소 고고학자가 되고 싶다며 미라, 피라미드 이런류를 참 좋아하더라구요
요즘 감기로 컨디션 난조를 보이는 아들이 책 페이지를 펼쳐보이며 그림속 나오는 악령들에 큰(?)관심
을 보이네요…ㅎㅎ
학교에 가져가서 읽고싶다고 해서 가방속에 넣어줬더니 도서관 사서 선생님이 그 유명한 책을 어떻게
알았냐고 그랬다고 하더라구요~~~
이책은 글솜씨가 뛰어나지만 소심한 초등생 스펜서와 여자친구 오드리가 주축이 되어 동네 공동묘지에 사는 악령이 자신의 몸을 차지하면서 서로 쫓고 쫓기는 내용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는 다소 무서운 책이에요… 한여름 더위를 쫓기위해 무서운영화를 찾는것 같은 이치에요..
오싹하고 무섭지만 주인공의 발자취를 따라가다보면 스릴이 있고 성취감도 맛보는 그런 재미!!
우리가 흔히 몸집이 왜소하고 안경쓴 키작은 남자아이를 범생이라고 부르듯이 주인공 스펜서도 조용한
성격에 소심함이 한가득 들어 있는 평범한 아이에요…
프랭크와 버디로 대표되는 반에서 왁자지껄 떠들고 문제아인 친구들에게 항상 놀림받으며 주눅들어 있지만
이책을 다 읽어보니 진짜 용기있고 멋진친구는 바로 스펜서더라구요..
춤잘추고 예쁜 여자친구 오드리를 혼자 짝사랑하지만 기꺼이 위험에서 구해줄줄 아는 용기 , 사랑하는 가족을 위험에서 구하기위해 다양한 변신(?)과 고난 끝에 성공할 수 있기까지는 외유내강형 스펜서만 할 수 있는 일이었기에 가능한것 같아요~
스펜서가 살고 있는 마을 언덕 꼭대기에 오래된 공동묘지가 있는데 으레 그렇듯 여기도 오래된 전설이 있어요
밤만되면 억울하게 죽은 악령들이 나타나 어린아이들을 잡아간다는 그런 기괴한 소문들..
수업시간 스펜서는 친구들과 선생님 앞에서 이런 마을을 배경으로 글을 썼는데 선생님께 과찬을 받아요..
더불어 친구들과 함께 공동묘지로 가서 비석에 탁본을 떠오는 현장학습까지 진행되지만요.
우리나라에서 만약 현장학습 장소를 공동묘지로 간다고 하면 가만 있을 학부모가 있을까 싶어요…
아마 인터넷에 글 올라오고, 청와대 청원방에 오를 정말 우리 상식으로는 이해가지 않는 문화적 차이가 느껴지는 대목이었어요~~~
공동묘지 현장학습에 가서 비석의 글귀에 섬뜩함을 느낀 스펜서에게 이 글귀는 복선이었어요…
“우리의 휴식을 방해하면 목숨이 위태로우리라”
친구들은 느끼지 못하지만 누군가가 자신의 발목을 잡아당긴듯한 느낌을 받은 스펜서는 일반 사람들보다
확실히 남달랐던것 같아요..
동생 제이슨 가방을 놓고 온 바람에 오드리와 다시한번 공동묘지를 방문하지만 프랭크와 버디가 스펜서를
비석에 밧줄로 묶이는 봉변을 당하고 말아요..
오드리가 사람들을 부르러 간 사이 “나에게 다오 너의 몸을”이라는 악령소리에 몸서리를 치지만 200년간
땅속에 묻힌 악령의 차가운손이 스펜서의 머리를 짓누르며 악령은 스펜서의 몸을 차지하고 스펜서는 공기가
되어 영혼만 둥둥 떠오르고 말아요…ㅠㅠ
이사실을 모르는 오드리와 가족은 악령이 차지한 내 몸을 스펜서로 착각하지만 정작 스펜서는 가족과 얘기할수 없는…이 대목에서 사랑과 영혼 이라는 오래된 영화가 생각나더라구요…
결국 공동묘지 유령으로 전락한 스펜서는 이곳에서 스펜서 몸을 차지한 악령의 실체를 알게 돼요..
200년전 오스월드, 마틴 만스형제가 이 동네 불을 질러 사람들이 많이 죽고 15,13살에 죽고말죠…
이 형제들이 스펜서의 몸을 차지한거에요… 그리고 현장학습가서 탁본 뜨기 위해 지나친 어린형제의 비석글귀가 바로 이 형제들이 살아있는 사람들에게 전한 무서운 글귀라는걸 스펜서는 나중에 깨닫게 돼죠…
저도 이 부분 읽을땐 소름이 오싹이더라구요….
영혼만으로는 세상과 소통할 수 없기에 스펜서는 생쥐의 몸으로 들어갔다, 고양이 듀크가 되었다,
거미가 되었다, 나중엔 동생 제이슨의 몸을 빌려 악령과 맞서게 돼요..
책장을 넘길때마다 크고작은 반전들이 있었지만 전 여기서 놀라운게 오드리였어요…
아까 스펜서를 구하기 위해 마을로 내려간 오드리가 알고보니 나쁜악령 형제 마틴만스에게 희생당한거였더라구요..
스펜서는 친구와 가족을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 하고 있을때 오드리는 어찌해야 할 지 모르고 그냥 구해달라는
영혼의 목소리만 내고 있었던걸 오드리의 실체에 깜짝 놀라게 된거죠…
스펜서는 악령의 약점을 잡기위해 아무리 발버둥쳐도 방법을 못찾다 제이슨의 몸으로 악령을 뒤쫓던
스펜서는 동생 제이슨의 영혼의 소리에 깜짝놀란다..
제이슨이 스펜서를 밀치고 자기 몸으로 들어오려고 발버둥치고 스펜서는 그런 제이슨을 밀치면서
우연히 추게된 이상한춤에 스펜서와 오드리 몸속에 들어온 악령들이 신음하며 괴로워하는 사실을
알게된 스펜서….
“죽음을 이기는 것은 삶 뿐이로다”
우연히 악령의 약점을 알게된 스펜서…미치광이춤..그리고 스쳐지나간 글귀
내성적이고 춤엔 꽝인 스펜서가 사람들의 춤을 보면서 살아있음을 느끼고 생명력을 깨닫고 나서
악령의 힘이 점점 빠짐을 알게되면서 스펜서는 승리를 확신한다..
그리고 집중력을 최대한 발휘해 각자의 몸을 차지하게된 스펜서와 오드리…
너무 행복해 팔짝뛰고 빙그르르 돌며 행복감을 느끼면서 뭔가 이상한 느낌에 쳐다보니…스펜서가 치마를
입고 있는것 아닌가!! ㅎㅎ
그리고 스펜서 눈앞엔 스펜서가 서 있다니…. 이런 소재 영화나 드라마가 참 많던데….
딱히 생각나는 영화는 없지만… 몸이 뒤바뀐 주인공 이야기를 다룬게 재밌었어요~~
구스범스 [공동묘지의 악령]편이 무섭다면서도 다 본 아들이 32편은 꼭 스스로 읽고싶다네요..
자기가 좋아하는 미라가 나오거든요…ㅎㅎ 32편 [미라의 부활]이 기대되는 모양이에요~~
사실 이 책을 제가 먼저 읽고 아이에게 읽어줬는데 마음약하고 무서움 많이 타는 아이들은 페이지 넘기기가
쉽지 않겠어요~~
전세계 아이들에게 무서움을 주기위해 이 글을 쓴 작가 스타인은 성공했어요~~ㅎㅎ
아마도 이책의 그림작가 더미가 그린 유령 그림들이 너무 무서움을 자극한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하지만 초중학년이상이면 이정도 무서움 가득한 책은 오히려 웃으며 넘길수 있는 담력이 생길것 같아요…
어른인 제가 읽어도 중간중간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장면들에선 저도 놀랍더라구요..
아이들과 대화를 하려면 아이들 수준과 정서를 읽어야 하는데 그런면에서 아이들책을 부모가 읽어보는건
참 괜찮은 방법 같아요~~~
학교에 친구가 구스범스책을 들고 와서 읽는다면서 사달라고 하는데.. 시리즈 전권 다 사줘야할까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