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날들이 계속되던 어느날, 수학여행을 떠났던 학생들에게 큰 사고가 발생하였습니다. 햇살같이 빛나던 아이들의 얼굴은 다시는 볼 수 없게 되었고 아이들을 알고 있는주위 사람들은 깊은 슬픔속에 빠지게 됩니다. 그리고 우연한 빵집의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한적한 동네 주택가 뒷골목에 이름없는 빵집이 있습니다. 빵집 주인 이기호는 아버지가 하던 빵집을 이어서 하기 전 작가를 꿈꾸며 방황도 하지만,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난 후 아버지가 남긴 빵 만드는 비법 노트를 보며 빵을 만들기 시작합니다. 이름 없는 간판덕에 중학교 단짝 친구로 선생님이 된 영훈이도 다시 만나게 됩니다.
하경이는 오빠의 블로그를 찾아오는 캉파뉴 블로그를 통해 알게 된 이기호의 빵집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하게 됩니다. 군대에 간 하경이의 오빠에게 일어난 사고와 일련의 사건들이 오빠를 다시는 볼 수 없게 합니다. 오빠에 대한 그리움과 충격이 하경이를 방황하게 합니다.
고등학생 윤지,진아, 태환은 친구입니다. 윤지의 갑작스러운 사고로 마음을 터놓는 단짝 친구, 좋아하는 친구를 잃게 됩니다. 이제 같이 이야기도 웃지도 얼굴도 볼 수 없다는 절망은 남아있는 친구들에게 죄책감,슬픔, 화를 느끼게 합니다. 친구를 떠나보내고 남은 진아와 태환의 마음은 그 어떤 것으로도 위로가 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다시 일상생활을 시작하지만 친구의 빈자리는 항상 남아있습니다. 그러면서 같은 슬픔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서로를 위로하기 시작합니다. ‘괜찮을거야’ 말보다도 있는 그대로의 감정들을 표출하면서 자신들 마음속에 있는 슬픔들을 조금씩 걷어내기 시작합니다.
슬픔이 가득한 하경, 진아,태환,소연 선생님,윤지 엄마가 우연처럼 빵집에 오게 됩니다. 처음 그들은 이유 없이 일어난 슬픈 일들을 자신의 탓이라고 자기 자신을 혹독하게 만들기도, 슬픔에 모든 것에 손을 놓아버리기도 합니다. 하지만, 작은 빵집안에서 빵을 먹으며 혹은 빵 반죽을 하며, 빵 만들기를 배우면서 서로를 위로하기도 위로 받기도 합니다.
비룡소 김혜연 장편 소설[우연한 빵집]은 우리들 삶속의 사랑하는 이의 죽음과 슬픔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합니다.아이들을 키우는 부모의 마음에서 세월호 사건은 그 어떤 말로도 위로가 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아이를 먼저 보낸 부모의 마음, 친구를 보내고 살아남은 아이들의 마음, 동료를 잃은 선생님들의 마음, 누군가를 떠나보낸 남아있는 사람들의 마음들을 다시 한번 느끼고 생각해보게 합니다. 사랑하는 누군가를 잃은 슬픔을 가진 사람들이 인연이 되어 들려주는 이야기가 슬프면서도 담백한 위로가 함께하여 [우연한 빵집]를 읽는내내 슬프지만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