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가 주인공임을 잊지말자

연령 5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8년 9월 7일 | 정가 1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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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익하게 읽었던 ‘여덟단어’의 작가.

 ‘박웅현’의 첫 그림책이라는 문구에 이끌려 호기심 가득한 마음으로 책을 펼쳤다.

그리고 그 때만해도

어린 아이들을 위한 책인줄 알고 펼쳤다가,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든 책이다.

 

전체적으로 파란 배경에 하얀 점들로 ‘눈’이라는 글자가 만들어져 있고,

하얀 달님, 하얀 토끼가 보인다.

(여기에서 달님은 노란색이 아닌 하얀색이라는거, 토끼의 눈이 빨갛지 않다는 것을 인지한다.)

5명의 주인공이 나온다.

‘노란 토끼, 눈, 달님, 홍당무, 하얀 토끼들’

한 사건이 일어나고,

그 사건을 이 다섯 주인공들의 시각에서 바라본다.

책을 읽기 전에,

작가의 말부터 살펴보면 책을 이해하는 것에 더 도움이 되리라.

 ‘주인공과 주변 인물’ 이 말이 주는 불편함으로부터 이 책은 시작되었답니다.

지금은 성인이 된 제 딸아이가 아마 여섯 일곱 살 경이었을 겁니다. 아이가 읽는 책의 이야기들과 아이가 실제 친구들과 노는 모습 사이의 간극을 발견한 것이지요. ‘백설공주’의 주인공은 백설 공주였고, ‘신데렐라’의 주인공은 신데렐라였습니다. 나머지 등장 인물들은 모두 그 이야기의 주변 인물들이었지요. 하지만 아이가 친구들과 실제 노는 모습은 사뭇 달랐습니다. 놀이에 참가한 아이들 모두 그날 놀이의 주인공이 될 수 있었습니다. 그날 경험에 대한 각자의 해석과 각자의 관점이 있는 것이지요.

<중략>

저는 ‘자존’이라는 단어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자존은 어쩌면 ‘남의 관점으로 나를 보느냐, 나의 관점으로 나를 보느냐’의 문제 아닐까요? 남의 관점으로 나를 보면, 내가 살아가는 세상에서 나는 주변 인물이 됩니다. 나의 관점으로 보면, 내가 살아가는 세상에서 나는 주인공이 됩니다. 물론 내가 주인공이 되었다고 다른 사람이 주인공이 안 될 이유는 없겠지요

‘주인공과 주변 인물’은 없습니다. 우리는 모두 세상의 주인공이니까요.

박웅현

(책 속에서)

‘첫 번째 친구 이야기 – 노란 토끼’ 에서는 털이 노랗기 때문에 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당하는 토끼가 나온다. 노란 토끼는 자신을 따돌리는 친구들을 위해서 달님에게 부탁까지 하며 홍당무를 자신의 동네로 옮기고 결국 지쳐 쓰러진다. 노란 토끼 위로 흰눈이 쌓인다.

 

‘두 번째 친구 이야기 – 눈’ 에서는 흰눈이야기가 나온다. 자기가 최고라고 생각한 눈, 세상 모두가 자기를 좋아한다고 믿었던 눈은 “제발 눈이 멈췄으면 좋겠어!”라고 말하는 홍당무의 말과 달님의 잠깐 멈춰 달라는 부탁에 화가나서 마구 소리쳤지만 곧 깨닫는다. ‘어느 누구보다 내가 예쁘고 모두가 나만 좋아한다고 생각하는 건 잘못이야’라고.

‘세 번째 친구 이야기 – 달님’에서는 흰 달님이 나온다.  달님은 해님을 무척 부러워하며 살았다. 해님을 부러워하며 살던 달님은 하루하루가 재미없었고 얼굴은 점점 창백해졌다. 어느 날 노란토끼가 해님이 아닌 달님에게 부탁을 하고 달님은 해님도 할 수 없는 일을 하게 되었음에 아주 기뻐한다. 그리고 노란 토끼에게 함께 살자하고 그때부터 달님은 노란색이 되었다.

 

‘네 번째 친구 이야기 – 홍당무’에서는 스스로를 이 세상에서 가장 쓸모 없는 존재라고 여기는 홍당무가 나온다. 하지만 노란 토끼에 의해 마을로 옮겨진 홍당무를 보고 하얀 토끼들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고 홍당무는 기뻐서 어쩔 줄 몰라한다. 그래서 더욱 얼굴이 빨개지고 말았다.

 

‘다섯 번째 친구 이야기’에서는 하얀 토끼들이 나온다. 노란 토끼와 놀지 않았던 하얀 토끼들은 눈 덮인 숲속에서 굶고 있다가 어느 날 아침 홍당무가 잔뜩 쌓여 있는 것을 보았다. 노란 토끼가 자신들을 위해 밤새 옮겨 놓은 것을 알고 쓰러져 있는 노란 토끼를 깨웠지만 노란 토끼는 일어나지 않았다. 하얀 토끼들은 슬퍼서 하루 종일 울었고 너무 울어서 눈이 빨갛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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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한 이야기는 아니다.

아이들이 깔깔깔 거리며 읽을 수 없는.

진지하게 본인을 성찰하고 주위를 둘러보게 하는 책이다.

나는 이 주인공들 중 누구와 비슷할까?

주위를 살펴보면

흰 눈 처럼 자존감이 하늘을 찌르는 자도 있고,

달님이나 홍당무처럼 타인의 인정에 의해 자존이 왔다갔다 하는 자도 있고

하얀 토끼처럼 철없이 행동하다 후회하는 자도 있고

노란 토끼처럼 꿋꿋하지만 안타까운 결과를 가진 자도 있다.

이 책의 주인공들이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자들이기에

결코 가볍지만은 않은 책이다.

결국은 나의 적당한 자존감과. 사회 구성원들의 ‘조화’ 속에서 살아가는 것이.

우리들의 몫인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