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스범스
제목만 들어도 으스스하니, 기분이 별로 안 좋다.
기괴하고 신비로운 이야기가 가득한 책이다.
무서운 책인줄 알면서 왜 자꾸 손이 갈까…
참 이상한 일이다.
내가 구스범스를 처음 만난것은 4년정도 전이다.
지금 중학교 3학년인 큰아이가 초등6학년일때 우연히 만난 책.
처음 만났던 이야기도 목각 인형 이야기였던거 같은데…
이번 이야기도 목각 인형 이야기다.
둘째는 구스범스가 너무 무서운 이야기라서 안 보려고 했다.
큰아이가 홀릭해서 볼때도 낮에만 읽어주라고 했으니 말이다.
어두워지면 읽지 못하는 책이였다.
표지만 보고도 읽기를 거부했다.
표지가 점점 으스스해지고 있다.
초등5학년인 둘째
이제는 구스범스의 재미를 알 수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관심없는 척! 내가 소리내어서 읽었다.
무섭다고!
안 듣는다고!
하면서 다른 책을 들고 멀찍이 앉는 아이.
내가 궁금해서 읽는다고 환하게 불을 켜고 저녁시간에 읽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렇게 하루, 이틀, 삼일….
하루에 길지도 않게 십분씩정도 읽어줬다.
그랬더니, 온 식구들이 같이 듣고 있었나부다.
그렇게 무서워하던 둘째도 점점 곁으로 다가와서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예전에는 해가 있는 낮에만 읽으라고 하던 [구스범스]를 잠자리에 들기 전까지 읽어줬다.
장면이 바뀔때 “내일 읽자! “ 하고 불을 껐더니, 아쉬워하니 말이다.
중요한 장면에서 멈추고서는 책속 이야기를 하면
아이의 아빠도 목각인형이 혼자 움직이면서 이런저런 사고를 치는것 같다고 이야기를 했다.
아이도 목각인형 슬래피가 나쁘다고 했다.
그렇게 무섭다고 하던 책이였는데.
어떤 흥미로운 부분이 있길래 이렇게 집중하게 되었을까?
구스범스 33번째 이야기 – [목각 인형의 신부]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보자.
질리언은 쌍둥이 여동생이 있다.
케이티와 어맨다.
그런데 쌍둥이들은 아빠가 선물해준 커다란 인형 ‘메이 앨런’ 을 늘 데리고 다니면서, 살아있는 것처럼 행동하고 이야기도 주고 받는다.
질리언은 이상하게 생긴 메리 앨런이 마음에 안 드는데 말이다.
사춘기로 접어들기 시작한 질리언은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한데
쌍둥이 동생들이 늘 성가시게 한다.
거기에 인형 메리 앨런까지 말이다.
엄마와의 약속으로 쌍둥이들을 데리고 복화술 공연을 보러가게된 질리언.
이웃에 사는 남자친구인 해리슨도 같이 가게되었다.
복화술사인 지미와 목각인형 슬래피의 공연은 조금 이상했다.
지미가 슬래피에게 쩔쩔매는 모습을 보이니 말이다.
거기다 쌍둥이 동생들이 무대에 올라갔는데, 슬래피에게 창피를 당하고 말았다.
신나야하는 공연이 질리언과 쌍둥이들에게는 끔찍한 시간이 된 것이다.
화가 난 쌍둥이들은 공연이 끝나고 복화술사인 지미에게 사과를 받으러 무대뒤로 들어가 버린다.
동생들을 찾으러 무대뒤로 가게된 질리언.
그곳에서 이상한 광경을 목격하게 된다.
세상에나, 목각인형이 슬래피가 스스로 움직여서 지미를 때리는 모습을 본것이다.
목각인형이 어떻게 움직이지?
쌍둥이들은 어디에 간거지?
무대뒤 복잡한 길을 헤매다가 드디어 쌍둥이들을 만난 질리언.
친구인 해리슨과는 만나지 못했지만, 쌍둥이들을 데리고 집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깜짝 놀랄 일이 벌어졌는데…
무대에서 봤던 슬래피가 질리언의 거실소파에 앉아있는 것이다.
도대체 어떻게 된 것일까?
정말 목각인형 슬래피가 스스로 움직이는 것일까?
제목은 [목각 인형의 신부] 이다.
목각 인형의 신부는 도대체 누구일까?
표지에서처럼 매리 엘런인가?
이런 저런 궁금증이 가득하다.
자세한 것이 알고 싶다면 얼른 책을 잡고 책장을 넘겨보길 바란다.
표지를 조금 무서운 생각이 들지만, 금세 이야기에 빠져들 것이다.
우리집 둘째처럼 말이다.
무섭다고 하던 아이가 뒷이야기가 너무 궁금해서 책을 잡고 스스로 읽고 있다.
슬래피가 얼마나 나쁜 행동을 하는지…
쌍둥이들에게 시달리는 질리언에게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책장만 넘겼다면 바로 덮어버리는 일은 없을 것이다.
한번에 쭉 읽어버릴테니까 말이다.
구스범스는 영화로도 만들어졌다고 한다.
2018년 11월에 개봉을 했다.
출처 – 다음 영화
벌써 2번째 영화이다.
우리나라에서만 시리즈가 33번째이다보니 앞으로도 더 많은 영화가 나올 것 같다.
몬스터의 역습 중심에 목각 인형 슬래피 가 있다.
그림으로만 본 슬래피가 정말 살아서 움직이는 것이다.
세상에나…
책을 보고 나서 용기가 생기는지, 영화도 궁금하다고 한다.
겨울방학동안 찾아서 봐야겠다.
무서워서 읽기도 싫다던 아이가
혼자서 다시 읽고는 가장 기억에 남는 슬래피를 그리고 있다.
관절까지 섬세하게 그리고 있다.
빨간색 볼펜에서 잉크를 꺼내서 피를 표현했다.
목이 돌아간 슬래피…
책속의 이미지와는 다르지만, 아이가 그린 슬래피가 더 무서운것 같다.
정말 저벅저벅 걸어서 움직일것 같은 모습이다.
구스범스 목각인형의 신부를 읽고 나니,
괜시리 집에 있는 인형들을 다시 보게 된다.
내가 안 볼때
내 등뒤에서 스르륵 움직일것 같아서 말이다.
무서워서 책장. 아니 표지를 보기도 껄끄럽지만
금세 이야기에 빠져드는 구스범스.
얼른 다음 이야기(머리없는 유령) 도 만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