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지님의 신작 <강이>를 만났습니다.
한 장 한 장 천천히 넘기며 눈과 마음에 담고, 책장을 덮고나니 가슴 한편이 시릿한 느낌이 드네요.
강이
이수지 그림책
따뜻하기만 한 이야기면 참 좋겠지만, 강이의 모습은 어딘지 모르게
쓸쓸하고 외로워 보입니다.
“나는 ‘산’이야.”
“나는 ‘강’이야.”
“그러니까 너는 ‘강’이야”
유기견 검은개는 어느 날 새로운 가족을 만났어요.
그리고 ‘강이’라는 멋진 이름도 얻게 되었지요.
이제 더이상 배고프지 않아요, 목마르지 않아요, 심심하지 않아요 .
아이들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강이.
검은 파스텔 하나로 그려진 장면 장면이 매우 인상적이에요.
색이 담겨 있지 않음에도, 모든 것이 표현되어 마음까지 전해진다는 것이 신기하네요.
이수지님 작품의 매력이죠~
아이들과 함께 눈위를 실컷 달리고, 썰매를 타는 모습이 마음에 들어요.
어릴적 제 모습이 그려지기도 하고요.
“잠시 멀리 다녀올거야.”
“오래 걸리지 않아”
하지만 어느 날 갑자기 산과 바다의 가족은 멀리 떠납니다.
강이에겐 더이상 배고픔과 목마름은 없지만, 채워지지 않는 무언가가 있어요.
보고 싶어요. 기다리고 기다려요.
눈이 내려요. 아이들과 함께 즐기던 눈이요.
<파노야 놀자>에서는 ‘바닷물’이 <강이>에서는 ‘눈’이 파랗게 표현됩니다.
파스텔톤의 파란색이 주는 느낌이 포근하게 느껴지네요.
아이들의 품에 안긴 강이가 있어요.
처음 읽을땐, ‘혹시 아이들이 방학이라 다시 돌아왔나?’ 생각했는데,
다시 보니 ‘강이’의 상상인 듯해요.
마지막 장을 늘려 바다와 산, 강이가 함께하는 행복한 이야기로 채워주고 싶네요.^^
그림책의 매력은, 펼칠 때마다 조금씩 다르게 다가온다는 것.
오늘 다시 펼친 ‘강이’에서는 아이들을 기다리는 외로운 강이의 뒷모습에서
‘부모’의 모습이 그려졌어요.
명절이 다가와서 일까요….^^
자식들이 오기를 기다리는 부모님의 모습이요.
아이들의 정서에 반려동물이 좋다고 해요.
아이들도 강아지를 기르고 싶어하고요.
하지만 선뜻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이유는,
단지 그 두 이유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어서에요.
‘반려동물=가족‘
새로운 가족을 들이는 것은 쉽게 생각하고,
쉽게 결정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버려지는 동물들이 날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우리는 무엇을 위해 동물을 곁에 두고 싶은 걸까요?
그리고 왜 그 손을 그리도 쉽게 놓아버리는 걸까요?
나 혼자만의 행복이 아닌 함께하는 행복으로 채워가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