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랑살랑 봄바람이 얼굴을 어루만지기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낮이 되면 조금 덥게 느껴지네요.
금세 다가올 여름을 준비하는 마음으로
<바닷가에 간 미피>의 하루를 따라가 보겠습니다.
어느 날, 아빠토끼가 묻습니다.
“아빠랑 바닷가에 가고 싶은 꼬마 토끼는 누구일까?
모래 언덕을 내려가 모래밭을 지나 바다를 보고 싶은 꼬마 토끼는 누구일까?”
누구일까요? 맞아요. 바로 미피!!
미피는 아빠가 끄는 수레를 타고 바닷가에 갑니다.
아빠가 미리 예고한 덕분에 미피는 가는 길이 멀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금세 바닷가에 도착한 아빠토끼와 미피.
미피는 아빠가 놀랄만큼 재빨리 수영복으로 갈아입고는
아주 높은 모래성도 쌓고, 예쁜 조가비도 찾고, 아빠토끼에게 헤엄치는 법도 배웁니다.
어느새 집에 돌아갈 시간이 되고, 미피는 아쉬워하며 수레에 타지요.
미피는 수레에 타자마자 스르르 두 눈을 감고 잠이 듭니다.
미피를 바닷가 여행에 초대하는 아빠토끼의
인상적인 질문으로 시작하는 <바닷가에 간 미피>
가게 될 곳을 더 자세히 상상하며 갈 수 있어
먼 길도 채근하지 않고 기분 좋게 따라갈 수 있게 해줍니다.
그리고도 모래성을 쌓기 전에 아빠토끼는 미피를 응원해주지요.
그 응원에 힘입어 미피는 힘든 흙푸기 과정을 거쳐
아주 커다란 모래성을 쌓는답니다.
아빠토끼가 미피에게 그런 것처럼 아이의 흥미를 끌어내 자발적으로 참여하게 만들고,
충분한 설명과 배려로 아이를 이해시키고, 할 수 있다는 용기와 자신감을 키워주는 엄마가 되고 싶네요.
아이에게는 즐거움을 부모님들에게는 부모됨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는 책입니다.
딕 브루너 작가님의 짧지만 그림처럼 선 굵은 이야기에는
정말 바다 같이 깊은 가르침이 들어 있네요.
아빠토끼 아니 딕 브루너 작가님은 진정한 육아빠 고수이시군요. ^^
<바닷가에 간 미피>를 한 장 한 장 넘기다 보면
아빠의 물음이 끝나기가 무섭게 대답하는 미피,
순식간에 수영복으로 갈아입은 미피,
피곤하지 않다더니 수레에 올라타자마자 잠이 든 미피의 모습이
너무 귀여워 미소를 짓게 만듭니다.
여름의 더위에 지친 마음을 달래주고,
여름 바닷가를 상상하며,
바닷가에서 즐길 수 있는 즐거움에 푹 빠져들게 하는
<바닷가에 간 미피>
미피가 바닷가에서 보낸 즐거운 하루를 함께 하며
잠자리에서 아이와 함께 보기 좋은 그림책이기도 합니다.
문득 옷장 구석 어딘가에 처박혀 있는 수영복을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미리 여름을 준비했다 여름이 오면 아이들과 함께
얼른 바닷가로 달려가게 말입니다.
여름과 바다라는 자연의 품에서 마음껏 헤엄치다가 보면
꿈이라는 바다에서도 자유롭고 자신있게 헤엄치는 아이들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