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10시다! 얼른 잠자
내일 안 깨워 준다
딸은….
알았어요.
근데 엄마 물 마실래
근데 엄마 화장실 갈래
근데 엄마 배 아파
근데 엄마 땀나 더운것 같애
어젯밤도 아이들과 이런 실랑이를 얼마나
했는지 몰라요.
분명 늦어도 밤 10시 전에는 재우고 싶었지만
오늘도 여전히 시계는 밤 10시 30분을 향해
줄기차게 달려가고 있어요.
왜 이렇게 잠자는 데 힘든걸까요?
괜찮았던 아이들은 잘려고 하면 아픈데가
늘어나는지
정말 이 엄마는 속상하고 답답할 뿐이네요.
엄마는 지금 당장이라도 누우면 잘 것 같은데
ㅋㅋ
제발 누가 자라고 했으면 좋겠는데
두 자매의 쫑알쫑알 거리는 소리도
들리지 않고 새삼 조용한 분위기에 고개를 들어
시간을 보니 열 한시 남짓 되었네요.
이제는 막내 꼬물이만 자면 육아끝입니다.
이 책은 아이들이 있는 집이라면
아이를 키우는 엄마라면 버선발로 뛰쳐나가
마중을 해야 할 듯 하더라구요.
케이트 그리너웨이 2회 수상 작가
에밀리 그래빗의 발칙하고 즐거운
잠자리 그림책
잠 들기 전 아이와의 실랑이를 접어두고
즐거운 그림책 한 권으로 잠자는 시간이 행복한
시간으로 탈바꿈될 수 있게 마법을 부렸어요.
그 귀엽고 작은 새빨간 용 덕분에
읽었던 책을 읽고 또 읽기를 원하는 아이
vs
새롭고 다양한 책을 읽어주고픈 엄마
아이와 엄마의 묘한 신경전에 대립하기도
하지만 어느새 엄마는 아이에게 항복을 하고
어제도 그 전날에도 읽었던 책을 또 꺼내서 다시
읽기 시작하네요.
왜 아이들은 한 번 꽂히면?
반해버리면?
그 매력에 빠져서 헤어나오지 못할까요
갑자기 궁금해진답니다.
이 책은 이런 묘한 신경전을 아주 재미있고
재치있게 그려주고 있어요.
알듯말듯한 엄마와 아이와의 눈치싸움같기도 하고
재우려는 엄마와 자지않으려는 아이
읽었던 책을 또 읽으려는 아이와
다른 책을 읽어주려는 엄마
근데 어쩌면 그 비밀을 굳이 몰라도 될 듯 해요.
책을 좋아하는 마음은 똑같으니까요.
근데 엄마도 어릴때 잠 들기 전 시간이
무섭고 싫었던 기억이 다시금 떠오르네요.
왠지 잠 자기 보다 더 놀고 싶고 말하고 싶고
그래서 잠자는 건 더 싫었던~~
엄마 용이 계속 똑같이 반복 돌림노래로
들려주는 책 속 이야기가 어지간히 재미가 없었나봅니다.
잠 자기 전 엄마 용은 아기 용에게
동화책을 읽어주고 또 읽어주는데 같은 책인데도
내용은 점점 줄어드는건 기분 탓은 아니겠죠
엄마 용은 눈꺼풀이 거의 붙었어요.
ㅋㅋ
졸린가봐요.
이런 엄마 용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아기 용은
계속 읽어달라고만 하네요.
이제는 아기 용이 참지 못했는지 불같이 화를
냈어요. 어떡하죠?
장난이 아닌데요.
책을 읽던 아이가 아기 용이 입에서 불을 뿜는
모습을 손으로 표현하네요.
드래곤볼이 떠오르기도 하고!!
앙증맞게 통통한 손의 모습에 눈길이 가기도
하구요.
오늘 밤에도 아기 용과 엄마 용처럼
멈추지 않은 전쟁이 시작되리라 확신하지만
어제와는 좀 더 즐거운 시간이 되지 않을까요?
우리집에도 이렇게 앙큼하고 귀엽고 무시무시한
아기 용이 세 마리 있지만
각자 저마다 사랑스러움으로 엄마만 졸졸
쫓아다니고 있네요.
귀여움을 넘어선 깜찍한 아이들이
딱 한 권씩만 읽고 자는거다.
약속하는거다.
또 읽어달라는 앙코르는 한 번씩만
하는거다.
쎄근쎄근 꿈나라로 떠나는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