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청소년문학 정말 재미있는 거 많다.
손원평 작가의 [아몬드], 황영미 작가의 [체리새우 : 비밀글입니다] 이희영 작가의 [페인트]도 재미있었다.
청소년문학이지만 결코 유치하거나 진부하지 않았다.
문제는 우리의 청소년들이 이걸 읽을 시간이 없다는 거지….
비룡소의 일공일삼 시리즈는 청소년문학으로 넘어가지 전,
초등 고학년 아이들이 읽으면 좋을 책들이다.
우리 어릴 때 읽었던 [호랑이 선생님] 같은 류의 책들이 많이 있다.
박상기 작가의 전작인 [바꿔]를 아이도 나도 재미있게 읽었던 터라
[오늘부터 티볼]도 기대가 컸었다.
게다가 한국에서는 잘 안나왔던 스포츠 소설이다.
청소년/아동문학에 과감하게 스포츠를 끌고 들어오다니!
작가의 용기에 박수를!
이걸 출판해준 비룡소에 기립박수를 보내는 바다.
소설은 호정초 아이들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전교생이 32명인 호정초 아이들 중 티볼 대회에 출전한 5,6학년 아이들이 주인공이다.
뭐든지 열심히 노력하는 침묵마녀 민지,
어쩌다보니 왕따를 당하는 예린이,
매사에 욱하는 중국집 청일각 아들 찬욱이,
부모가 별거 중인 세형, 재연 남매.
각자의 사연들만으로도 아이들은 사는 게 조금은 힘들다.
스포츠가 가진 힘 중 하나가 이걸 잘 하게 되면 자신감이 막 생기는 거다.
호정도 아이들도 그랬다.
매사에 노력만 하며 자기 안에 갇혀 있던 민지도,
왕따여서 장기 결석을 했던 예린이도,
아이들을 곧잘 괴롭히던 찬욱이도
티볼을 통해 조금씩 치유돼 간다.
그리고 각자 숨겨져 있던 재능들도 하나씩 드러나게 된다.
예린이는 팔씨름과 티볼 실력으로 왕따에서 벗어나고,
침묵마녀 민지도 입을 열게 되고,
부모님의 별거로 속앓이 했던 재연이네 가족도 회복의 기미가 보인다.
곧 폐교할지 모르는 작은 학교의 티볼 팀!
이 아이들이 큰 초등학교 티볼팀을 상대로 이길 확률은 무척 낮다.
하지만 아이들도 선생님들도 결코 포기하는 법이 없다.
일단 한번 해보자는 주의다.
그래, 일단 한 번 해보는데 돈 드는 것도 아니고,
해보고 지면 그때 접어도 늦지 않으니까!
작가가 티볼에 대해 많은 공부하고 쓴 책이란 게 잘 드러난다.
헌데 그 점이 또한 약점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티볼에 대한 애정이 없으면 경기에서 큰 재미를 못 느낄 수도 있어서다.
참고로 야구 돌아이인 나는 무척 신나게 읽었다.
전작 [바꿔]도 그렇고 [오늘부터 티볼] 역시
힘든 일이 있는 아이들이 그 고난을 이겨내는 모습을 잘 보여준다.
약하고 힘없는 아이들에 대한 작가의 애정이 잘 느껴져 고마운 작품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