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스범스의 새로운 시리즈다.
올해 들어 시리즈물을 즐겨보는 아홉 살 아이가 마침 해리포터를 방학에 끝낸 시점이라 이 다음은 구스범스를 봐야지, 생각하던 참이었다.(전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해리포터에 이은 베스트셀러 시리즈니 아이가 흥미로워할거라 생각했다!) 안타깝게도 준비한 1-10권을 훑어본 아이는 목각인형 등을 보고 무서웠던지 뒷걸음질을 치고 말았다. 그래서 먼저 내가 책들을 읽고 시리즈에 대해 알아봤다.
나에게는 영화와 TV 시리즈로 더 익숙한 구스범스는 1992년 첫 권이 출간된 이후 지금까지도 나오고 있다. 오리지널 시리즈는 62권, Tales to Give You Goosebumps 6권(완결), Give Yourself Goosebumps 50권(완결), Goosebumps Series 2000 25권, Goosebumps Horrorland 19권(완결), Goosebumps: Hall of Horrors 6권(완결), Goosebumps Most Wanted 12권이라고 한다. 이번에 출간된 38권은 Most wanted 시리즈의 3번째 책이다. 내용과 인물이 이어지지 않고 권별 다른 에피스드로 다른 배경에서 진행된다.
고릴라 박스의 시리즈들은 각각 다른 일러스트레이터들이 개성있는 이미지를 보여주는데 비해 원작에서는 tim jacobus라는 작가가 전담으로 일러스트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책의 이미지는 아래와 같다.
짧은 작가의 CNN 인터뷰가 흥미로워 첨부한다.
나무위키에는 이 시리즈의 클리셰를 7가지 유형으로 나누어 놓았는데, 아주 흥미로워 첨부한다. 1. 동물화 및 괴물화, 2. 사실 모든 것은 프로그램이었어!, 3: 이웃집 유령, 4. 해피엔딩 혹은 페이크, 5. 억울한 누명, 6.과유불급, 7.주인공 라이벌이다. 전문은 이곳에서 확인.
이번 책은 그 중 첫번째 유형에 해당한다.
주인공이 동물 내지는 괴물이 되는 것으로 이야기가 끝난다. 오리지널 시리즈에서 가장 많이 반복되는 패턴으로 어떤 마법, 유령과 같은 초자연 현상에 직면한 주인공이 이와 맞서 갖은 노력을 하다 결국 실패하고 동물 괴물로 변하는 것. 예쁜 흡혈귀에게 살짝 목을 물려 피를 빨려버린 주인공이 목의 이빨 구멍이 간지러워지고 손톱과 송곳니가 뾰족하게 돋아나며 몸이 붕떠오르는 느낌과 함께 정신이 몽롱해지고 목이 말라 피를 갈망하며 점점 흡혈 노예로 변한 끝에 완전히 흡혈귀가 되어 새로운 희생자를 찾기 위해 성 밖으로 나가면서 배드엔딩이란 식으로 흔히 마지막에는 주인공이 서서히 인간적인 사고를 잃어가면서 동물 괴물의 사고와 행동을 하기 시작하는 과정을 1인칭 독백으로 서술한다. 나름 아이들에게 충공깽을 줄 수 있는 방법으로 아이들을 겁주는게 직업이라는 저자의 모토(…)에 나름 효율적이다.
소심하고 자신감 없는 주인공이 자신을 둘러싼 평범한 일상에서 이상한 일들을 마주치며 벌어지는 에피소드다. 계속해서 사건이 벌어지며 영문을 모르고 겁에 질려가는 주인공을 따라 읽을수록 공포가 커진다. 아마도 가장 큰 공포는 엔딩에서 고조되는 듯하다. 주인공만 모르던 상황이 풀리며 해피 엔딩이라 해야할지 모른채 이야기가 끝나 책장을 덮고 나서 계속해서 찝찝한 기분이 남고 생각난다. 생각이 날때마다 무서운게 이 책의 매력이다. 마침 찾아온 무더위에 제격이다!
원작의 표지 속 일러스트와 우리 책의 일러스트를 함께 보니 재미있다. 괴물의 모습이 생생하다. 인물 일러스트는 동양적인 분위기가 나서 이질적이지 않아 좋았다.
아홉 살 아이에게는 엔딩을 읽고 권하기가 힘들었다. ‘고양이 학교’ 시리즈를 읽고도 밤에 악몽에 엉엉 울어 한동안 고생했던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소재보다 전개방식과 마무리가 정말 무서운 스타일이라 어른인 나도 읽으며 오싹한 기분이 들 정도다. 역시, 무릎을 치며, 한 여름 더위를 잠시 식혔다.